오늘은 대표팀의 평가전이 있는 날, 아무래도 "축구"와 관련된 기사들은 모두가 "나이지리아전"에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축구팬들도 오늘만큼은 대표팀 경기를 지켜보는 재미가 가득하기에 관련 기사로 기대감을 높일만한데요.
유독, K리그와 관련한 기사가, 그것도 대구FC와 관련한 기사가 주요기사 목록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는 거!!!

기사제목은 "땡볕축구 논란 대구, 결국 시간변경" 흠, 뭐 내용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법한 이야기들이죠.
이미 대구FC는 오후 4시 경기로 한차례 뜨거운 언론의 포화를 맞았기에 이번엔 조금이나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지난달 18일 대구시민운동장, 오후 4시 경기라는 어정쩡한 시간대의 축구라는 건, K리그팬들에게 놀라움(?)과 더위의 무서움(?)을 안겨줬습니다.
뭐, 더위에 더 익숙할 거 같은 대구FC는 경기에서 1대 3으로 무너졌습니다만..
상대팀도, 팬들도, 모두가 지쳐 버릴만한 날씨에 지쳐 버릴만한 경기를 펼친, 그런 오후 4시경기였다는 거.

그런 가운데 이번 경기는 오후 5시로 무려, 한시간이나 뒤로 미루는 용단을 내렸는데요.
뭐 정전에 위험성(?)을 감안한 대단한 결정, 포항과의 경기는 조금이나마 시원한 시간대여서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사안은 "더위"가 문제가 아닙니다.
대구FC의 엄연한 홈 경기장은 월드컵때 쓰였던 '대구스타디움".
하지만 세계육상선수권 개최 문제로 내년까지 기존의 홈구장인 대구스타디움 대신 대구시민운동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된 것부터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이 시민운동장은 1948년에 개장한 오래된 경기장,
삼성라이온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바로 옆 야구장과 동시에 조명을 사용할 경우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건데요.
도대체 대구시는 뭘 하는 겁니까? 육상대회 때문에 스타디움도 못쓰고, 전력 때문에 저녁에도 쓰면 안 되는 경기장을 K리그에 내주는 그런 발상,
대구시가 야심차게 최초의 시민구단이라고 만든 대구FC가 과연 그들에겐 어떤 존재이기에 이런 푸대접을 쉬이 할 수 있는 걸까요?

통상 국제대회가 펼쳐지는 기간이나 국제대회를 앞둔 직전에 경기장을 내주는 경우야 어떻게 이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회를 1년도 넘게 남긴 상황에서도 그 시설을 결코 쓸 수 없다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뭐 잔디의 손상이나 시설의 관리란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그렇게 통제를 위해 적절한 대안을 만들고 통제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단순하게 4시 경기를 결정한 것의 문제가 더위나 힘겨움을 말하는데 그칠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일단 4시나 5시 경기는 어디서도 중계하기 힘든 시간이란 점도 있습니다만.. 이건 뭐 원래 힘든 부분이니 시간 탓만을 하진 않겠습니다.

대구시민운동장, 여름철이면 잦은 장마와 집중호우 속에 비를 피할 공간도 없습니다.
시설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트랙이 있는 경기장이라 전용경기장과 같은 이점도 없습니다.
-그나마 잔디 상태가 양호하고 작은 크기 덕에 전용구장 느낌이 나는 장점이 있다는 걸로 위로해야 할까요?-

야구경기만으로도 주차공간이나 시설의 열악함을 토로하는 시민운동장에 축구와 야구가 겹치는 것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걸 몰랐을까요?
더위로만 이 문제를 단순하게 여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더위속의 경기가 어쩔 수 없이 펼쳐 진다해도 그 이유가 합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과 지금의 이유들은 결코 합당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게 더 문제라는 겁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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