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의 화려한 국내복귀에 따른 행보가 거침없다. 올 초 JYPe가 밝혔던 ‘치명적 사생활’은 여전히 안개 속에 감춰진 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아 불안감도 없지 않지만 이대로라면 재범은 2PM 탈퇴가 전화위복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용감한 형제들과 손잡고 내놓은 신곡도 좋은 반응을 보이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혀 생각지도 않은 데서 재범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재범 팬미팅 티켓가격이 지나치게 고가여서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재범의 팬미팅 티켓 가격은 77,000원으로 대체로 콘서트 티켓가격 수준이다. 보통의 팬미팅 티켓가격은 1,2만 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 재범의 소속사는 해외 게스트 출연에 따른 불가피한 책정이라는 해명을 했지만 충분한 설득력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스트가 화려한 것이야 나쁠 것 없지만 그것을 위해 대부분 어린 학생들인 팬에게 그 부담을 모두 지우는 것이 옳지는 않기 때문이다. 재범의 팬은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거의 1년간 헌신적으로 그의 복귀를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아니라면 재범의 소속사는 해명은 어설픈 변명처럼 들린다.

그런 것들을 감안치 않더라도 재범의 팬미팅은 재범을 보기 위한 것이지 아직 발표도 안 된 해외 게스트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재범이 아닌 다른 게스트를 데려오기 위해서 티켓가격이 고가로 책정된다면 이것이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커져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러나 재범을 보고 싶어 하는 팬이라면 현재 가격보다 더 비싸더라도 꼭 보려고 할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팬의 선택이니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팬미팅 티켓가격을 통해서 걱정되는 것은 재범의 소속사에 대한 것이다. 해명이야 했고, 다음 주가 되어 해외 게스트가 발표되면 고가의 티켓가격이 납득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티켓 가격 산정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그 게스트의 존재도 모른 채 가격이 책정되고, 1차 티켓오픈이 20분만에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을 봐도 재범의 팬에게 게스트의 존재가 중요치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지나친 끼워팔기인 셈이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재범의 소속사가 이번 팬미팅 더 나아가 재범을 통해서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기업이니 당연히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지만 이런 식은 재범이라는 매우 예민한 연예계 코드를 대하는 자세로는 합당치 않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재범은 “신과 가족에게 결백하면 만족한다”는 고백을 했지만 막상 재범의 ‘치명적 사생활’이 또 다시 누군가에 의해서 불거진다면 과연 이 소속사가 가족 같은 자세로 재범을 돌봐줄 것이라는 신뢰도 가지 않는다.

재범은 이슈로 인해 부활한 스타이다. 아직 노래건 영화건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스타성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것은 앞으로 재범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지금까지 재범에게는 마녀사냥, 배신당한 스타 등의 연예 활동 외의 이미지가 강하게 입혀져 있다. 물론 2PM 시절 리더로서 뛰어난 퍼포먼스로 인기를 한 몸에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룹 내 재범과 솔로로서의 재범은 또 다른 것이다.

재범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온몸에 두르고 불길을 지나는 것처럼 조심스러운 발길을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아직은 인기를 과시하기보다는 더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팬미팅을 보면 소속사의 태도가 경솔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래서야 재범이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팬이 아니더라도 그에게 더 이상의 불운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 응원을 생각해서라도 성급하게 재범을 통해서 돈벌이나 하겠다는 생각은 빨리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많은 상처를 가진 재범이 아니던가.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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