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스포츠칸> 등 주로 지하철 역이나 버스정류소 가판에서 돈을 주고 사서 읽던 전통적인 종이 스포츠매체들이 1990년대 초중반 PC통신의 등장으로 서서히 힘을 잃어가더니 인터넷 활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말부터는 인터넷을 통한 뉴스 읽기로 인해 판매부수나 영향력 면에서 급격히 힘을 잃어간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더 가속화 됐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롭고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 매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스포츠 매체들은 사실상 '이름값'을 제외하고 그 영향력 면에서 다른 신생 스포츠 매체들에게 오히려 밀려나는 양상을 보여 왔다.

물론 그동안 쌓아온 관록을 기반으로 하는 '특종' 보도에 있어서만큼은 전통적인 매체들이 지금도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 마저도 발행된 지 수 분이면 다른 매체들을 통해 발행되고 그 후속보도들 때문에 독자들은 원래 특종을 한 매체가 어디였는지 관심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종 하나면 하루 가판 판매부수 경쟁에서 다른 경쟁매체들을 간단히 제쳐버렸던 과거의 예를 돌이켜 보자면 '아 옛날이여' 소리가 절로 나올 만한 현재의 상황이다.

전통적인 스포츠매체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 매체들에게 결정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속보성이었다. 이른바 '마감'이라는게 존재하고 윤전기를 돌려 종이에 활자와 사진이 찍혀서 독자의 손에 들어가기 까지 종이 신문들은 무척이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인터넷 매체들은 팩트를 확보하는 즉시 써내고 발행하고 독자들과 기사로 만난다. 어제 오후에 발생한 이슈를 오늘 아침 종이 신문으로 만나보고자 하는 독자는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등장은 전통적인 매체나 인터넷 매체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크나큰 타격을 입힐 것이 분명하다.

그 핵심은 뉴스의 소재가 되는 주체와 독자들이 직접 만나서 서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더 나아가 친교를 이루는 일이 가능해 졌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스포츠 스타들이 미니홈피를 통해 팬들과 만났던 일보다도 그 파급력 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스타가 집에서 나와 경기장으로 가는 과정에 트위터를 통해 선수와 대화를 주고받을 수도 있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일단을 읽어볼 수도 있게 됐다. 선수 역시 언론 인터뷰를 함에 있어 우려되는 진의 왜곡이나 여타 언론 보도를 통한 피해를 겪느니 직접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좀 더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온전히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이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와 연결이 되어 있는 팬들은 그 선수의 이적 소식이나 결혼, 경기 직후의 소감에 대해 인터넷 뉴스보다 훨씬 빨리 트위터를 통해 들을 수도 있게 됐고, 자신이 들은 소식을 '리트윗'을 통해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전파된 그 소식은 삽시간에 퍼져 불과 수 분 만에 수십만명에게 알려지게 된다.

한편으로 보면 유명 스포츠 캐스터, 스포츠 해설자들도 SNS를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일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과거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보며 자신의 중계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던 것과 비교할 때 그 반응 속도 면에서 분명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상황변화는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점점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들이 심혈을 기울여 쓴 기사가 한낱 '뒷북'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어떤 기자가 특정 스포츠 스타의 이적 여부를 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동원한 전망 기사를 발행한 순간 이미 그 스포츠 스타가 불과 2-3분 전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밝힌 경우 그 트위터 문자는 그 자체가 속보가 되고 그 스포츠 스타와 연결된 팔로워들의 리트윗으로 삽시간에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게 되는 반면 거의 동시간에 발행된 그 전망 기사는 발행되자마자 쓰레기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만약 그 전망기사 내용이 실제 결과와 판이하게 다를 경우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그야말로 바보취급을 당할 수도 있고, 무능한 기자 내지 소설가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한다.

이게 현실이고 스포츠가 트위터 등 SNS를 만남으로써 기존 스포츠 매체에 가하고 있는 엄청난 파괴력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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