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중동을 포함한 언론사에서 돈을 대가로 광고를 기사화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조선일보의 경우, 본지를 비롯해 5개 계열사까지 광고형 기사 제작·게재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디어스는 한 홍보대행사의 '7월 기사 가격표'를 입수했다. 홍보대행사가 어느 언론사에 얼마를 지불하면 광고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지를 적어놓은 자료다. 언론이 돈을 받고 광고 기사를 게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해당 자료에 등장하는 언론은 약 90개로 이 가운데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비롯한 메이저 언론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조선일보의 경우 계열사인 IT조선, 조선비즈, 조선에듀, 베이비조선, 스포츠조선 등 5개 계열사가 기사 가격표에 이름을 올렸다.

자료에 따르면 조선일보에 기사를 게재하기 위해서는 24만 원의 돈을 홍보대행사에 지불해야 한다. 조선에듀는 21만 원, 조선비즈와 베이비조선은 각각 17만 원이고, 스포츠조선은 14만 원, IT조선은 13만 원이다.

이 홍보대행사는 조선에듀, 베이비조선이 포털에서는 '조선일보' 기사로 송출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베이비조선은 포털 제휴매체가 아니고, 조선에듀는 검색제휴만 돼 있어 아웃링크를 적용받고 있다. 반면 조선일보는 포털 콘텐츠 제휴로 인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접근성이 높다. 홍보대행사는 이를 빌미로 업체를 대상으로 광고기사를 낼 것을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주식/투자', '클라우드펀딩/P2P', '보험' 키워드 기사에 대해서는 1.5배의 돈을 받는다고 한다. 조선일보 광고기사 단가가 24만 원이므로 36만 원이 이 키워드 기사의 단가다. 조선일보에 '창업/프랜차이즈', '맛집' 기사를 내려면 1만 원, '장기렌트카', '휴대폰 판매', '상조서비스' 기사를 내려면 5만 원을 추가해야 한다.

조선일보에는 카드뉴스도 송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순 송출은 80만 원이며, 조선일보가 제작해 송출까지 할 경우에는 15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제작시에는 10장 이내를 기준으로 하고 10장을 초과하면 장당 별도 비용을 내야 한다.

광고기사 단가가 가장 비싼 곳은 중앙일보였다. 중앙일보는 건당 25만 원으로 조선일보보다 1만 원 비쌌다. 중앙일보의 경우 5만 원을 추가하면 특정인의 인터뷰 기사를 실을 수 있으며, 2배의 비용을 지불하면 칼럼도 실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밖에도 MBN, 국민일보, 뉴스1, 동아일보, 서울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연합뉴스, 이데일리, 전자신문,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언론사를 확인 가능하다. 이들 언론의 광고기사 단가는 4만5000원~25만 원 사이에 형성되는데, 유력언론일수록 광고기사 단가가 높았다.

이와 관련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언론의 기본을 잃어버리고 저널리즘을 파는 것"이라며 "아무리 경영이 어려워도 저널리즘까지 팔아먹은 것을 언론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하루이틀이 아니고 만연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정이 안 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이건 게 바로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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