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방송 진출이라는 종합편성채널은 법의 테두리에 진입하며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심이 돼 종편 도입을 위한 세부 사항을 정리, 정할 태세다. 법 개정 이후 시행령 또는 고시를 통해 종편은 미디어 환경 전반에 안착하는 과정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법 개정 이후에도 종편은 현재 진행형이며 미디어 전반 미칠 영향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미디어스는 네 차례에 걸쳐 법 개정 이후의 종편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⑴신문구독률 환산기준, '광고비' 맞아?
⑵종편 광고, 미디어광고의 현재와 수신료
⑶경쟁은 공정할 것인가?
⑷지역MBC통합과 종편의 함수관계는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18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를 마치고 나서 기자실에서 "올해 안에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라며 미디어랩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신규 미디어매체의 시장 진입은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 광고를 매출기반으로 하는 종합편성채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편이 미디어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상황이 받쳐줘야 하지만 각종 경제적 지표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따라서 한편에서 수신료 인상과 더불어 ‘KBS2TV 광고 0원’등의 종편 광고 몰아주기식의 안이 검토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KBS2TV 광고 0원은 현실가능성을 떠나 종편의 안정적인 재원 기반 마련과 상관관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의 세계 주요국 광고비 지출 현황을 살펴보면 1998년 한국은 상위 20위 광고비 지출 국가 중 15위를 차지했다. 2008년 13위를 기록했으며 2011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ZenithOptimedia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광고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에서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세에 있다. 2007년 0.89%에서 2008년 0.76%를 기록했으며 2009년 GDP 1,050조원 중 광고비는 7.2조원으로 점유율 0.69%를 나타냈다. GDP 대비 총광고비의 적정 비율은 1%로 알려졌으며 2006년 OECD국가의 평균은 0.95% 세계 평균은 0.94%였다.

우리나라는 GDP에서 차지하는 광고비 비중이 하락한다는 점이 광고비 상승의 요인으로 꼽히지 않는 산업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광고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내수시장과 직접 관련 있는 비교역재 대비 광고비 비중은 높은 편이다. 2007년 한국의 GDP 대비 광고비 비중은 0.89%이며 비교역재 대비 광고비 비중은 3.56%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미국의 비교역재 대비 광고비 비중은 1.68%, 프랑스 0.98%, 독일 2.96%, 영국 1.94%, 일본은 1.31%를 기록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광고활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에너지 등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체 소비재 시장 대비 광고비 비중이 높다”며 “높은 무역의존도와 원자재 수입 비중을 바꾼다면 몰라도 현재로선 전체 광고비 상승을 이끌어낼 요인은 없다”고 밝혔다. 소비재를 중심으로 하는 광고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라는 것으로 이는 신규 미디어매체인 종편의 광고 전망과 무관치 않다.

전체 광고비 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종편의 경우, 기존 방송광고매체와의 경쟁에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바로 ‘KBS2TV의 광고 0원’이다. 즉 수신료 인상과 동시에 KBS2TV의 광고를 빼 종편의 광고기반을 만들어주자는 것인데 실제 효과에선 의문이 많다.

2005년 한국 지상파방송의 CPM은 4.5달러를 기록했다. CPM이란 코스트 퍼 밀(Cost per mille)의 약자로 인구 천 명 당 광고비로 지출되는 비용을 말한다. 즉 대중매체에 의해 전파되는 광고의 상대적인 가격을 가리킨다. 한국의 지상파방송의 CPM은 비교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OECD국가의 경우, 9.6달러, 국가평균은 8.5달러에 달한다. 2005년 우리나라 신문의 CPM은 9.8달러로 OECD국가 평균은 14.6달러다.

이처럼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지상파TV광고를 종편이 당장에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KBS2TV의 광고 0원’도 종편 방송광고 시장을 열어주자는 차원으로 해석되지만 확인된 CPM을 고려해본다면 광고주들이 종편보다는 MBC나 SBS로 갈아탈 공산이 크다. 공공미디어연구소의 도형래 연구원은 “종편이 지상파방송의 광고를 잠식할 가능성보다는 케이블TV, 뉴미디어, 신문 등 인쇄매체의 광고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역MBC통폐합 움직임도 방송사 숫자를 줄여 종편에 방송광고를 몰아주자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현재로선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을 희망하는 신문사업자에게 재정 기반 마련 차원에서 확실한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각종 특혜 정책과 여론형성 능력을 무기로 하는 기업에 대한 주주몰아세우기 밖에 없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사업자 선정 이후 종편 및 보도채널의 여론 형성 능력이 광고 수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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