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내일입니다.
유럽 클럽의 강팀, FC바르셀로나와 우리 K리그 올스타전이 펼쳐지죠.

따지고 보면 K리그 올스타전은 공중파에게 인기 있던 존재였기도 합니다. 뭐, 당장 지난해의 한일올스타전도 생중계가 공중파로 이뤄졌죠.
공교롭게도 지난해 올스타전도 SBS께서 하셨더군요.
뭐, 지난해도 비슷한 문제들이 있었고, 유럽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비슷한 시점에 있어 좋은 비교가 되기도 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축구티켓의 가치를 보셔도 좋을 듯.-

좋습니다.
대회에 대한 비난은 너무 질릴 만큼 많이 했고, 나름 대회를 기대하고 응원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하지만, 이 대회의 중계방송을 보면 한편으로 먹먹한 아쉬움이나 답답한 안타까움 같은 것들이 겹쳐졌다는 거!

"내일을 봅니다", SBS의 캠페인 문구처럼, 내일 편성표를 보니 S본부는 간판 8시뉴스까지 7시에 하시며 생중계를 위해 많은 배려를 했습니다.
듣기로는 단일경기임에도 상당한 중계권료가 지불된 것으로 알고 있고, 시청률도 어느 정도는 기대될 듯 합니다.
최근 우리 축구의 분위기는 분명 무르익었고, 그런 분위기에 SBS가 여러 부분 힘을 쓴 것도 많죠.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러셔도 좋습니다.
꼭 바르샤가 아니더라도 K리그 올스타전이라도 중계를 하셨을 듯 합니다.
짝짝, 박수도 보내고, 응원도 보냅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을 떠올리면 아무래도 아쉽고, 또 답답합니다.

바로 FIFA U-20여자월드컵 2010, 3-4위전이 떠올라서 입니다.

물론, 월드컵이나 여타의 대회에서 3-4위전은 조금 긴장감이 떨어지는 맛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승을 최고로 여기는 세상에서 결승전의 패자인 2위보다 못한 3위를 위해 싸운다는 거, 조금은 긴장감도 떨어지고 관심도 덜 갈 수 있죠.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고 그 경기를 녹화중계로 돌려버리는 건, 아무래도 옳지 못하고 정당치 못하단 생각이 듭니다.

올림픽을 생각해 보죠.
동메달이라도 따기 위해 엄청난 피땀을 쏟는 선수들, 그 경기들에 우리 선수가 출전하면 우리는 분명 응원하며 지켜봅니다.
한편에선 지고 차지하는 은메달이나 2위보다, 이기고 차지하는 3위나 동메달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거기다, 이번 여자월드컵의 3위란 자리는 "우리 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3위에 오른 정말 엄청난 기록이자 기염이란 겁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가치와 감동을 느끼고 맛보신 분들은 그리 많습니다.
뭐 SBS의 스포츠 채널인 SBS스포츠가 생중계를 했고, SBS도 녹화중계 및 하이라이트 방송까지 했으니 기본적 의무는 다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축구와 같이 사람들이 쉬이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들의 성과와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공중파의 주요한 역할, 아닐까요?
정말 찾아서보는 시청자들을 위한 스포츠채널보다 공중파에서 한번쯤 더 보여줬다면 참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단 겁니다.

생방송을 대신한 녹화중계도 그렇습니다.
결과를 알고 보는 스포츠중계는 상당히 맛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만.. 그것까진 이해하겠습니다.
출근을 6~7시간 앞둔 월요일 새벽 1시의 녹화중계-일요일의 끝자락은 아쉬움 속에 일찍들 주무시려 하시지 않나요?-,

누구도 TV앞에 있기 참 힘든 시간인 월요일 오후 3시의 하이라이트 방송, 그렇게 여자축구 3위의 업적은 전달되고 끝이었습니다.
-독일과의 준결승은 TV로, 공중파로 봤기에 더욱 더 차이가 크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공중파의 편성에 무수한 어려움들이 많다는 건, 저 역시 실감하고 느끼며 삽니다.
하지만. K리그 올스타전을 편성하듯, 우리 여자축구를 편성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깊게 남습니다.

독점중계가 이어지는 상황, FIFA 조항에 의무 중계 규정이 있고. U-20 월드컵 경기는 의무중계 경기지만...
그 의무중계가 꼭 생중계는 아니기에, 딜레이중계를 했다는 점, 또 독일과의 준결승은 평일 드라마를 하루 앞서 방송까지 하며 생중계했던 것까지...
여러 가지가 떠오릅니다. 축구만을 위해 방송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기대나 바람 자체가 어찌 보면 무의미한 것 일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쉽고 또 답답하군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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