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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4차 산업혁명 아이콘에서 토목개발론자로?"무릎팍도사 안철수 그대로" 강조하지만…"선거전략 전반, 방향을 상실한 느낌"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6.05 09:03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6·13 지방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후보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공약을 내세우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후보는 주요공약 중 하나로 57km에 달하는 국철을 지하화 하겠다고 공약해 관심이다. 그러나 안 후보의 공약을 두고 '변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철수 후보는 '국철 지하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내 14개 자치구를 지나는 6개 국철 지상구간 57km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숲길을 조성하는 '서울개벽'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서울개벽 프로젝트 6개 국철노선 지하화 총 57km 철길을 숲길로"라는 안 후보의 현수막이 서울시내 곳곳에 걸려있다.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의 현수막. 위에서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현수막. (연합뉴스)

안철수 후보는 "국철 지하화의 안전 문제는 이미 서울시에서 7, 8년 전 조사하고 타당성 계산을 한 적이 있다"며 "보통 철도를 지하화할 때 1km당 1000억 원이 드니까 전체적으로 7~8조 원 정도 예산이 소요된다. 주변 부지 개발과 연계한다면 국비나 시비를 들이지 않고 민간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약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공약을 두고 과거 안 후보가 내세웠던 강조점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차 산업혁명 전문가, 청년 사업가 등으로 대표되는 안 후보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공약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2009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청년사업가'로서의 이미지를 쌓았다. 20~30대 청년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안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했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가족의 반대로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박 시장은 현재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고 있는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안철수 후보는 대선주자로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안랩을 이끌었던 청년 사업가로서 IT전문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적임자로 안 후보가 주목받던 시기다. 하지만 안 후보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그리고 2013년 안철수 후보는 새정치연합을 창당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민주당과 합당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으며,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 체제로 당을 이끌었다.

2015년 안철수 후보는 '친문패권주의'에 반대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은 2016년 4·13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8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특히 당시 야권의 심장 호남에서만 지역구 23석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지금까지 주류로 한국사회를 이끌어온 보수를 대체할 인물을 찾기 시작했다. 당세가 강한 더불어민주당이 자연스럽게 대체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안철수 후보가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시기가 있었다. 갈곳을 잃은 보수층이 안 후보를 보수 대체제로 인식하면서부터다. 그러자 안 후보는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애매한 구호를 제기했다.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선회했으며, 대북제재 국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수층을 끌어안아 문재인 대 안철수 1대1 구도를 만드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선거전략은 실패했다. 오히려 세대기반인 청년과 지역기반인 호남이 안철수 후보로부터 등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상황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보수 대표주자로 떠오르면서 안 후보는 3위로 대선을 마쳤다.

안철수 후보는 다시 전당대회에서 국민의당 대표로 선출되고, 유승민 대표의 바른정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여러 행보에도 이미 떨어진 지지율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서 국철 지하화라는 공약을 들고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서울 지상에 다니는 철도를 지하화하고 원래 철로가 있던 곳을 숲길,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 주변 유휴부지들을 개발하는 그런 그림"이라며 "넓이가 거의 200만 평방미터, 여의도 공원 8배, 서울광장 150배 되는 엄청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 주변부지 개발을 통해 여러 가지 개발 이익들이 나올 수 있다"며 "그걸로 충분히 터널을 만든다든지 공원을 조성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 벌써 몇 년 전에 여러 개의 보고서까지 있다"고 밝혔다.

결국 국철 지하화로 건설을 통한 개발 이익을 만들어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거 4차 산업혁명과 혁신, 청년을 강조하던 안철수 후보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오히려 재건축을 강조하고 있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결이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는 "제 초심이나 능력은 변함이 없는데 그런 마타도어를 통해 이미지를 굉장히 많이 훼손시킨 거 아니냐"며 "사실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성추행을 했냐, 돈을 받아먹었냐, 어디 막말을 했냐. 저는 V3 개발해서 무료로 배포하고 1500억 기부하고 예전에 나왔던 무릎팍도사에서의 안철수 그대로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심은 달라졌다. 지난달 30일 K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7.4%, 30대 지지율은 8.6%에 그쳤다. 안 후보가 과거 자신을 지지하던 청년세대가 왜 떠나갔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트레이드 마크인 4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선거전략 전반이 누구를 어떻게 공략하겠다는 건지 방향을 상실한 느낌"이라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결집이 일어나면 2위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용된 KBS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5~26일까지 서울 거주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5.3%,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5%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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