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이슈 창간호 표지ⓒ빅이슈 코리아
노숙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잡지 <빅이슈>가 한국에서도 창간됐다. 1991년 영국에서 첫 창간된 대중문화 주간지 <빅이슈>는 노숙인에 의해 판매되고 수익 또한 노숙인 자립을 위해 사용된다. 이미 전 세계 37개국 107개 도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빅이슈> 한국 창간을 주도한 빅이슈 코리아의 진무두 판매국장은 21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전화연결에서 “13년간 ‘거리의 천사들’에서 노숙인 자립을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노숙인이 일반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가 따랐다”며 “노숙인들이 사회적응 기간을 거치면서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빅이슈> 사업을 알게 됐다”고 창간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빅이슈 코리아는 단순한 잡지사가 아닌 노숙인의 가능성을 세상에 제공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노숙인만이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무두 판매국장은 “<빅이슈>는 37개국 107개 로컬 지사가 콘텐츠를 공유하기 때문에 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세계적 이슈들에 대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국에서만 5000명의 노숙인이 <빅이슈>를 통해 자립에 성공했고 절대 빈곤층의 생계형 범죄와 성매매를 예방하는 데 큰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고 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그는 “<빅이슈>를 판매한다는 것만으로 세상에 ‘내가 노숙인’이라는 것을 드러나기 때문에 어려움을 가지기도 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노숙인들이) 자신감 있게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활동하시는 분 중 단순히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보조비를 요구한다든지 500원, 1000원씩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같다는 노숙인도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빅이슈>는 현재 20여 명의 노숙인들이 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며 강남역, 홍대역, 서울대입구, 광화문, 여의도, 신촌 등 지하철 역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노숙인들이 파는 잡지 누가 사보겠나’라는 의구심에 대해서 진무두 판매국장은 “<빅이슈>를 판매하면서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고, 외모를 깨끗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구매하시는 분들 중에는 노숙인이 아니지 않냐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무두 판매국장은 노숙인에 대한 정부 지원이 겨울에 집중되는 것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겨울에 집중되는 구호 정책은 결국 반복만을 되풀이 한다”며 “오히려 여름에 자립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워졌다. (거리의 노숙인들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거리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인들을 보신다면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자립 가능성을 보고 구입해주시기 바란다. 당당한 자립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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