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8일. 올스타전을 앞둔 마지막 일요일 프로야구,
경기 끝까지 던지는 감동과 가치가 넘쳐나는 하루를 보낸 듯 합니다.

퍼펙트게임과 노히트노런에 이은 영광, 한 경기를 완전히 던진다는 완투,-이기면 완투승이 되죠.- 그런 가운데 한 점도 안 내주면 완봉승이라 부르죠.
완투도 그렇습니다만.. 완봉의 경우는 시즌에 10번 이상 보기 힘든 기록이란 점에서 가치가 큰데요.
일요일, 데뷔 4년 만에 첫 완봉승을 거둔 차우찬과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첫 완투승을 기록한 히메네스가 야구팬들을 흥분시켰습니다.

심지어 잠실의 경우는 히메네스의 상대였던 롯데 송승준 역시 경기를 끝까지 책임져 완투패를 기록해 완투대결로 잠실벌을 달궜는데요.
뭐, 그것도 대단하지만.. 일단은 완봉승 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 삼성의 좌완 기대주 차우찬, 어제 완봉승은 주축 선발의 예고일지도?
사실, 프로야구에서 완봉이란 기록은 아주 귀합니다.
한경기를 끝까지 던지기도 힘든데, 그 경기 속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는다는 건 정말 한해 몇 번 보기 힘든 기록이란 거.
실재로 지난 5년간의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연간 나왔던 총 완봉승은 10번이 넘는 경우가 2006년 한번뿐이었습니다.
2005년 7번의 완봉승, 가장 많은 완봉승 투수는 SK 신승현, 2번을 기록했죠,
2006년에는 무려 10번이나 완봉승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 두산 랜들과 한화 문동환이 각각 2승씩을 0점으로 9회까지 책임졌다는.
2007년에는 9번이었으나, 두산 리오스가 시즌 동안 무려 4번의 완봉승을 기록했고, 2008년에는 8번 중 장원삼이 2번의 완봉승을 기록했습니다.
2009년에도 9번, 하지만 다양한 선수, 롯데 송승준이 3번, 롯데 조정훈과 한화 류현진이 2번씩을 기록했죠.

그리고 2010년. 벌써 8번, 류현진이 2번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한 번씩 차우찬 선수까지 모두 7명의 투수가 완봉승을 기록했습니다.

완봉은 본인의 능력만큼이나 야수들의 도움도 절실한 기록이라면, 완투는 투수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크게 들어나는 기록인데요.
한 시즌 최다 완투와 외국인 최다 완투 기록을 2005년부터 살펴볼까요?
2005년 최다완투는 김진우 선수가 6번을 기록했고, 외국인 투수 중엔 리오스가 3번의 완투를 기록했죠.
2006년부터 류현진과 리오스의 대결이 2년간 펼쳐지는데요, 2006년에는 류현진 6번, 리오스 4번. 2007년 류현진과 리오스가 6번씩 기록했습니다.
2008년에는 롯데 장원준 4번, 외국인은 롯데 매클레리와 옥스프링이 1번씩, 2009년에는 류현진과 로페즈가 4번씩 기록했죠.

그리고 2010년 류현진 선수는 벌써 4번의 완투를 기록했습니다.-2번의 완봉을 포함한 기록입니다.-
어제 히메네스 말고 외국인 투수 로페즈가 완투패를 기록한 적이 있다는 거. -위의 기록들도 모두 완투승이 아닌 완투에 대한 기록입니다.-

▲ 현역 투수 가운데 가장 완벽한 완투형 투수라 할 류현진 선수.
철저한 분업화란 이름으로 완투에 대한 기회 자체가 줄어든 최근 분위기에서 완투는 대단한 기록입니다.
-그 완투 속에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완봉은 더더욱 귀한 기록이라 하겠습니다만.-

1983년 삼미의 장명부 선수가 기록했던 36번의 완투나 1987년 빙그레 이상군 선수의 24번의 완투기록은 아마 다시 보기 힘든 기록일 겁니다.
사실 최다 완투 순위에서 3~6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동열 감독이나 윤학길 투수코치의 경우, 철저한 분업화를 추구하는 코칭스텝이기도 하다는 거.
아이러니한 현실 속에 완투나 완봉은 갈수록 보기 힘들고, 그렇기에 투수전의 가치, 완투와 완봉의 가치는 더더욱 높아지는 거 같습니다.

뭐, 시원하게 여름밤을 가르는 홈런과 호쾌한 타격전도 좋겠지만...
야구의 또 다른 맛은 숨막히는 긴장감 속의 투수전, 대기록을 향한 도전에 그 긴장감과 전율은 소름이 끼칠 정도니까 말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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