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다가 15일부터 정세진, 김윤지 등 아나운서들도 파업에 가담키로 했다는 소식까지 연이어 들리고 있다. 이토록 말 잘 듣는 KBS가 아니라 저항하고 싸우는 KBS 모습은 참 드문 모습이라 한편으로는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난 어느 파업 때에도 가담치 않았던 예능PD들까지도 일을 포기하고 나선 데서 KBS 구성원들이 느끼는 방송의 위기감의 정도를 감지할 수 있다.
많은 국민이 즐겨 시청하는 1박2일, 남자의 자격 제작PD들이 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음은 매우 중요한 변화로 보인다. 담당PD들이 현장을 떠나기 전에 촬영해놓은 것들을 불법으로 편집해서 지난 주 방송을 정상(?)적으로 방송한 KBS는 계속해서 외부 인력을 투입해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보통은 파업현장에 외부인이 가담하면 안 된다. 그러나 문화제라면 얼마든지 구경 가도 문제될 일이 없다. 지난 7일 1차 개념탑재의 밤을 다녀온 사람의 말에 의하면 이 문화제는 시종 웃다 볼 일 못 봤다고 한다. 파업이니 뭔가 투쟁적이고 살벌한 분위기일 것 같지만 사실은 개콘보다 웃긴 그러나 제한 없는 풍자와 해학이 넘쳐난다고 한다. 비록 예능인은 아니지만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예능감도 무시 못 할 듯하다.
KBS노조는 파업이니 웃어도 웃는 게 아닐 수 있겠지만 노조원이 아닌 당신이라면 그저 웃기만 해도 된다. 그 웃음이 단지 웃는 게 아니고 침해받고 있는 버라이어티 정신을 지키는 힘이 되어준다고 한다. 1박2일을 보고 많이 웃었던 한 사람으로서 가서 한번 웃고 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