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정상화위원회'의 조사 결과, 대선을 앞둔 2012년 10월 'MBC 뉴스데스크'의 '안철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보도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 기사를 작성한 A기자는 조사 과정에서 표절 의혹을 제기한 취재원의 신원을 기억하지 못했고, 당시 MBC 정치부 기자들은 안철수의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이 아니라는 타 대학교수들과의 인터뷰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MBC의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회사 공식기구로 설립된 MBC 정상화위원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선을 앞둔 2012년 10월, 'MBC 뉴스데스크'와 'MBC 뉴스투데이'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안철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보도는 사실상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단독] 안철수, 의학박사 논문도 표절 의혹>. MBC뉴스데스크 2012년 10월 2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MBC 정상화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기사를 작성한 A기자는 2012년 9월 말 국회 복도에서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취재원을 만나 표절 의혹이 정리된 문건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기자는 취재원의 이름과 소속을 기억할 수 없으며 취재원을 소개해준 지인으로는 이미 사망한 인물을 언급했다고 MBC는 밝혔다.

A기자는 김장겸 전 MBC사장(2012년 당시 정치부장)이 관련 보도를 첫 보도부터 주도했고 자신은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MBC 정치부 기자들은 '안철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표절이 아니라는, 타 대학교수들의 인터뷰를 해놓고도 이를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화위원회는 "2012년 10월 MBC 정치부 기자들은 '안철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S대 H교수와 Y대 K교수를 인터뷰 했는데 이들은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이 두 교수의 인터뷰는 실제 보도에 사용되지 않은 채 사장됐고, 현재 MBC 영상자료 아카이브에 그대로 보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화위원회는 "반면 뉴스에는 해당 논문이 표절이라고 말한 인터뷰이 두 명만 등장했다. 모두 음성변조 상태로 방송됐다"며 "이들 인터뷰 내용은 MBC 영상자료 아카이브에 남아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담당 기자는 기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원뿐만 아니라 인터뷰이까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화위원회는 관련 보도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보도였다고 보고 있다. 정상화위원회는 MBC에 A기자를 회사 인사위 회부와 징계를 요청했다. 또한 정상화위원회는 당시 정치부장이었던 김장겸 전 사장에 대해 수사의뢰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성명을 내어 "표절이 아닌 것을 알고도 낸 악의적으로 오보"라며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를 오염시키고, 공영방송 MBC를 박근혜의 흑색선전 도구로 전락시킨 중대 범죄행위의 전모를 끝까지 밝혀낼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당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해당 보도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MBC에 중징계인 '경고'조치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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