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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문제점, 10년 전과 변한 게 없다"[토론회] "이용자 입장에서 효용성 적어"…"공공재로 바라봐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4.16 21:00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유료방송 산업의 현황과 쟁점을 진단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공적 책무 강화를 기반으로 발전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유료방송 산업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공동주최했으며,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이 사회를 맡았다.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유료방송 산업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토론회 모습. ⓒ미디어스

유료방송 시장,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어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과거와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전문위원은 "방송연구를 한지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10년 전에 쓴 보고서와 지금이 다르지 않다"면서 "대두됐던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적 문제든, 정책적 문제든 바뀐 게 없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유료방송 시장이 변화하지 않은 이유로 케이블방송 시장과 IPTV시장의 태생적 한계를 꼽았다. 이 전문위원은 "케이블TV는 1950년대부터 지상파의 보완역할과 공보수단의 측면에서 발달했다"면서 "콘텐츠 의존도나 지상파에 대한 공적 책무 의존도, 보완성에서의 도달률 면에서 보면 유료방송 고유 발전 모델이 없다보니, 단순히 저가경쟁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그러다보니 매체 간 차별화가 없고, 과거 융추위부터 IPTV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냐 유료방송이냐 논쟁이 있었지만, 종국적으로는 케이블TV나 IPTV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공적 책무의 보완기능만 부여되니 가격경쟁만 남았다. 저가경쟁 기반이 그렇게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케이블TV의 경우)권역별로 독점을 부여하고 자체적 서비스 모델도 없다"면서 "좋게 말하면 공적 책무를 위한 적절한 재원 보장의 취지인데, 당연히 혁신적, 내생적 성장동력이 결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을 많이 제한하다보니 투자유인이 결여되고, 영업이익은 높은데 투자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유료방송 산업의 이윤이 투자가 아닌 곳에 쓰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전문위원은 "전체 방송시장에서 누적점유율을 보면 케이블TV가 가져가는 게 50% 이상인데, 그 얘기는 추가이윤이라고 불리는 부분의 상당부분이 케이블TV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그 이윤을 설비나 서비스가 아니라 권역확장을 위한 M&A에 사용했다. 방송산업보다는 사업확장 등에 방송재원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유료방송의 정치의존적 성장구조도 지적했다. 이 전문위원은 "산업 자체가 강력히 자발적 드라이브를 거는 경우가 없고 정책에 의존을 하고 있다"면서 "가장 대표적인 게 합산규제 일몰 찬반 요구, 채널 편성 규제 재허가 조건 완화 요구, 광고규제 풀어달라는 PP의 요구 등이다. 유료방송 시장 전반이 정책의존적 성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위원은 "이런 식이면 정부는 재허가 등의 재량권을 가지고 정책지대를 추구하는 수단이 된다"면서 "유료방송이 갖고 있는 고질적 문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이러한 문제점이 저비용 저효용 구조의 유료방송 시장을 조성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위원은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의 본질은 저비용, 저효용 구조다. 지상파의 보완적 기능을 해야 한다고 강력한 요금통제를 했고, 서비스가 비차별화되니 요금경쟁만 나오고, 사업자의 입장에서도 투자를 많이 할 이유도 없다"면서 "이용자 입장에서도 효용이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저비용, 저효용 구조의 유료방송 시장이 결국 한국 미디어를 '올드미디어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문위원은 "우리나라 유료방송 시장이 혁신성이나 미디어로 대표되는 게 아니라 전체가 올드미디어화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면서 "시장 상황이나 시대적 변화에도 결국 산업 자체가 올드미디어, 과거의 행태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앞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사업자 간 M&A는 IPTV가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변수가 크다고 봤다. 이 전문위원은 "유료방송 경쟁상황에 관련해서는 합산규제, 권역규제가 어떻게 전제되느냐에 따라 변수가 크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플랫폼 시장이 방송시장의 규모나 GDP의 규모 등으로 따져봤을 때 지나치게 파편화 돼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위원은 "지나치게 억압적인 사전규제는 풀어주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는데, 경쟁 상황 관련된 부분은 IPTV 사업자가 주도하는 건 명확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유료방송 공적 책무 강화해야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자유언론실천재단연구원 김춘효 박사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정부 감시의 강화를 강조했다. 김 박사는 "M&A를 통해 누군가 커지는 건 괜찮다. 지속적으로 세컨, 서드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지속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PP들이 생존하는 구조가 됐다면 시장 독과점이 됐다해도 볼 것이 많았을 것이다. 미디어산업 노동의 자원배분 이슈가 등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재벌들의 착취적인 중소기업 노동자 갑질 행보를 정부가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대로 시장이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김춘효 박사는 "꾸준히 기업 자금이 들어가고 미디어 시장을 키워놨더니, 결국 그 이익은 외국인과 나누고 대기업에 지분을 줬다"면서 "현장 노동자와 시청자의 애정으로 큰 유료방송이 특정 누군가의 이익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2012년까지 국가 산업 통계를 보면 미디어 산업이 우리나라 GDP의 10%까지 기여했다"면서 "국가가 미디어를 산업으로 육성한 건 성공했는데 배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이 좀 더 시장실패와 조사에 대한 연구를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국장은 공공성 보장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국장은 "(유료방송 시장은)정부 주도로 양적성장과 시장화, 자본화됐다"면서 "한 예로 세월호가 침몰된 구조적, 환경적 요인에도 신자유적인 정책이 있다"고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뒀다.

김진억 국장은 "공공성의 강화 없이 규제를 완화하고, 사업자 간 인수합병에는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국장은 "통신재벌이 케이블TV를 M&A하려고 한다. 2016년에 SKT와 CJ헬로비전의 인수 논쟁이 벌어졌는데, 당시 반대의 주요 내용이 재벌이 독과점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통신 대기업이 방송을 장악하는 건 아니란 얘기도 나왔다"면서 "당시 인수합병시 어떤 고용 보장의 약속도 없었다"고 전했다.

김진억 국장은 "하나의 지역에 IPTV와 케이블TV 서비스가 두 개 존재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면서 "합병됐다면 대규모 구조조정을 불보듯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규제 완화의 문제"라면서 합산규제 일몰 규제, 권역 규제, 인수합병 등을 거론했다. 

김진억 국장은 "통신·미디어, 유료방송을 자본의 이윤 추구가 아닌 공공재의 성격과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많은 것들이 해소될 수 있다"면서 "지역에 기반한 다양한 콘텐츠 제공,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서민경제와 지역경제에 기여 등으로 사회적 책임, 공적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억 국장은 유료방송 시장의 공적 책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유집중과 다른 방향의 서비스 다양화 ▲지역 기반 노동권 보호를 통한 이용자 권리와 지역성 강화 ▲공정경쟁을 통한 통신비 인하, 이용자 권리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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