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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보라카이 폐쇄 사건을 다루는 방법선정적 제목으로 클릭수 유도…MBN·전자신문·데일리안 등 유명매체도 참여
윤수현 기자 | 승인 2018.04.05 17:04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필리핀의 보라카이 섬이 환경정화를 위해 26일부터 6개월간 폐쇄된다. 한국인 연간 방문객이 35만 명에 이르는 유명 관광지인 만큼 많은 언론에서 관련 내용이 보도됐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보라카이와 특정 연예인을 언급하는 기사도 등장하고 있다. 바로 클릭 수를 유도하기 위한 어뷰징 기사다.

보라카이를 주제로 쓴 어뷰징 기사들의 일부(사진 출처=각 언론사 화면 캡쳐)

어뷰징 기사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젊은 연예인이 등장하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라카이 폐쇄로 ‘새삼’ 재조명됐다고 말하며 ▲자극적인 사진이 있으며 ▲보라카이 폐쇄 내용은 1~2줄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 중에는 MBN, 전자신문, 데일리안 등의 유명 언론사도 포함돼있다.

어뷰징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사들이 언급하는 연예인은 이수정, 소녀시대 유리, 비비안, 박서준 등이다. 소녀시대 유리와 그의 사촌 동생인 비비안은 과거 보라카이에서 스포츠 브랜드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이수정은 보라카이에서 스타 화보를 촬영했고 박서준은 보라카이로 여행을 간 바 있다. 모두 보라카이 폐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사의 제목도 선정적이다. <‘보라카이 폐쇄’ 이수정, ‘섹시 엔젤’ 男心 사로 잡은 그곳…비키니 자태 눈길>(MBN) <‘보라카이 폐쇄’ 유리 비비안, 환상적인 보륨감 과시 ‘몸매가 예술이네’>(KNS뉴스통신) <박서준, 일시 폐쇄 추진 보라카이섬에서 훈훈 외모 자랑 "흔한 관광객 포즈">(전자신문) 등이다. ‘보라카이 폐쇄’라는 단어를 내세워 포털에서 보라카이를 검색할 시 기사가 노출되게 하고 자극적인 단어를 통해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다.

한 예로 MBN의 경우 보라카이 폐쇄 소식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러한 보라카이 폐쇄 소식에 레이싱 모델 겸 방송인 이수정이 재조명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이수정이 과거 '섹시 엔젤(Sexy Angel)'을 주제로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스타화보를 촬영해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라며 “당시 이수정은 보라카이의 고급 리조트, 해변 등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몸매를 뽐내 눈길을 끌었다”고 적었다. 전형적인 어뷰징 기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MBN 기사에 대한 누리꾼의 반응 (사진 출처=네이버 뉴스 화면 캡쳐)

누리꾼들도 이 같은 어뷰징 기사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뷰징 기사들의 댓글란에는 ‘이게 기사거리인가....?’ ‘아 기자 진짜 웃겼다ㅋㅋ왜 그렇게 사실까’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려있다. 기사를 읽은 누리꾼들도 어뷰징 기사에 대한 문제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MBN은 "MBN 이름으로 나갔지만 MBN 스타에서 작성한 기사”라고 해명했다. MBN스타는 MBN의 자회사다. 현재 MBN의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해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어뷰징 기사는 전체 언론의 신뢰도를 하락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연우 교수는 “보라카이 폐쇄는 뉴스의 가치가 있다”며 “하지만 제목 장사를 하기 위해서 내는 기사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 이름이 기사에 등장하면 클릭 장사가 될 것”이라며 “해당 기사를 내는 언론사 뿐만 아니라 전체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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