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아파트 가격. 그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았을 듯하다. <PD수첩>은 아파트 가격을 인위적으로 인상하는 방식을 집중 취재했다. 아파트 부녀회에서 가격 담합을 하는 현장은 처량하게 다가왔다.

탐욕에 찌든 도시;
무엇을 위한 아파트 가격 담합인가?

광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일부 아파트 부녀회에서 일고 있다는 가격 담합이 사실로 드러났다. 공개적으로 담합을 주장하고 말도 안 되게 가격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된 그들로 인해 실제 아파트 시세가 상승하고 있음을 <PD수첩>은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 가격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떤 정부나 부동산 가격 안정을 꾀했지만 성공한 정부가 없다. 그만큼 부동산은 누구도 제어하지 못하는 금단의 물건이기도 했다.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 그리고 과밀한 대도시가 낳은 결과라는 것은 명확하다.

MBC ‘누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가’ 편

문제는 이제 그런 시대가 점점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절벽으로 부동산 시세가 붕괴한 일본. 다시 시세 끌어올리기에 여념이 없지만, 방치된 폐건물들이 늘어나며 골치를 썩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다를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인구 수 이상인 주택 보급률은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공실률 높은 건물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구 증가율이 참혹한 수준인 현실에서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비정상이다. 3, 40평 아파트가 20억을 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강남을 벗어나면 10억대 아파트가 주를 이룬다. 서민들은 평생 벌어도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살 수 없는 구조가 정상일 수 없다.

MBC ‘누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가’ 편

시세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라 믿어왔다. 수요와 공급 속에서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 시세다. 하지만 호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설마'라는 단어와 함께하고는 했었다. 그렇지만 현재 춤추는 아파트 가격 상승은 인위적으로 호가를 올리는 세력들이 만든 결과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부녀회를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에 거주자들이 가격을 담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로 다가온다. 아파트 시세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은 이런 조직적인 가격 조정 세력들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며칠 사이에 가격이 2억 가까이 상승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도 이런 담합이 만든 결과였다. 과거 '다운 계약서'가 논란이 되었다면, 현재는 '업 계약서'가 문제다. 은행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거짓으로 올린 가격이 시세가 되어 버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호가를 시세로 만드는 과정이 된다.

MBC ‘누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가’ 편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대가 아닌 매물을 내놓은 부동산업자에겐 무한 공격을 한다. 부녀회를 중심으로 허위 매물로 신고해버리면 정상가에 올려진 매물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을 만들어 한두 채라도 판매된다면 그게 곧 시세가 되어버린다.

이런 과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이들은 피해자가 되고 만다. 1, 2억 더 싸게 살 수도 있는 아파트를 높은 가격에 구매하게 되니 이는 범죄다. 이런 현상이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 전역과 위성 도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사는 집이 투자의 공간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무엇이 정답이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아파트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필요하다. 국가의 땅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지만 최근 청와대 개헌안에도 추가된 '토지공개념'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며 사회 전체를 광기로 몰아넣고 있는 이 현상을 막아야 한다.

MBC ‘누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가’ 편

탐욕에 사로잡혀 가격 담합을 정당한 권리로 인식하는 무리들은 단속 대상이 되어야 한다. 사유 재산을 넘어 시장을 교란시키는 이들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흔들린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는 너무 명확하니 말이다.

집에 대한 개념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 서구 사회에 정착된 장기 임대주택 보급을 높여 주택은 투기의 대상이 아닌 사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뿌리 내리게 해야 한다. 집이 투기의 대상이 되며 사회는 치르지 않아도 되는 엄청난 비용을 소비하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 투기만 막아도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무차별적으로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끌어올리는 그들의 탐욕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인구 절벽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아파트를 구매하라고 부추기는 일부 언론 역시 광기에 빠져 있는 듯 보인다. 근본적으로 주택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공멸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음을 <PD수첩>은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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