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감사결과로 안광한 전 사장 경영진 체제에서 카메라 기자, 아나운서 등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실행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당시 MBC가 제3노조인 'MBC 노동조합'을 지원해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2일 노보를 내어 "이번 감사에서는 적폐 경영진이 노조파괴를 위해 3노조를 지원하고, 3노조 간부들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제기했다.

안광한(가운데) 전 MBC사장 체제 MBC 경영진(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MBC본부는 "2015년 8월 21일 임원회의에서 보도본부장 김장겸은 '제3노조 공동위원장 김 모 기자가 소외되고 있다. 앵커 후보로 올려줄 수도 있다. 3노조의 세력 구축이 중요하므로 조용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며 "같은해 12월 안광한 사장도 임금협상과 관련해 '3노조와는 적절히 상황 공유하면서 상호 신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언론노조는 낙인이 필요하다'고 노골적인 차별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본부는 "2016년 10월 권재홍 부사장은 '김 모 3노조 위원장이 외롭지 않도록 회사가 챙겨줘야 한다'고 말했고, 김상철 감사는 한술 더 떠 '김 모 기자의 인터뷰 조작 의혹에 대한 방문진 감사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MBC본부가 지칭한 '김 모 기자'는 김세의 MBC 기자다. MBC 제3노조인 'MBC노동조합'은 2013년 3월 김세의 기자, 박상규 기자, 최대현 아나운서를 공동위원장으로 구성해 출범했다.

김세의 MBC 기자

MBC본부는 "적폐 경영진의 특혜 지원과 노조 차별에 호응하듯, 3노조 핵심 인사들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깊이 관여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최 모 당시 3노조 위원장은 아나운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에게 보고했고, 임 모 현3노조 위원장은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MBC본부가 언급한 '최 모 3노조 위원장'은 최대현 아나운서다. MBC본부는 "최 모 아나운서가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아나운서 성향 분석'이라는 파일이 첨부돼 있었다"고 밝혔다. MBC 감사결과로 드러난 '아나운서 블랙리스트'는 아나운서 32명을 강성·약강성·친회사 성향 등 3등급으로 분류한 문건이다.

'임 모 현 3노조 위원장'은 임정환 카메라 기자다. MBC본부는 "'카메라 기자 블랙리스트'작성 한 달 전인 2013년 6월 제3노조 간부인 임 모 카메라기자는 박용찬 센터장에게 '보도영상 관리 개선방안'이라는 문서를 보고했다"며 "문서는 '현 상황이 노조 영향력 하에 있는 인물들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비정상적 상황'이라면서 조직 개편을 제안했다. 한달 뒤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카메라 기자 블랙리스트'작성자인 권지호 카메라 기자, 박용찬 앵커, 임정환 MBC노동조합 위원장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MBC본부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이 기획한 'MBC 건전노조 지원 방침'은 장기간에 걸쳐 실제로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요구한다"고 사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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