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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 흥행몰이의 주역들, 기대치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나[블로그와] 나루세의 不老句
나루세 | 승인 2018.04.03 13:42

역대 KBO리그 중 가장 빠른 일자에 개막한 2018 KBO리그는 미세먼지라는 외적인 변수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15만이 훌쩍 넘는 구름관중을 동원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흥행의 가장 큰 원동력은 눈에 띄게 많아진 볼거리 덕분이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대했던 여러 가지 변수들의 부합결과를 중간 점검해본다.

1. 기대이상 - 베이징키즈 (강백호, 한동희, 양창섭),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 좌완 파이어볼러 왕웨이중

올 시즌 입단한 고졸신인들은 대부분 1999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선수들로서 그들이 초등학생이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신화가 일구어졌다. 이른바 '베이징키즈'로 불리는 올 시즌 입단 신인들은 '베이징키즈'라는 고유명사의 격을 나날이 높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주전자리를 꿰차면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는 '베이징키즈'들은 강백호(외야수, kt), 한동희(내야수, 롯데), 양창섭(투수, 삼성) 등이다.

kt 강백호 [kt 위즈 제공=연합뉴스]

개막전 첫 타석에서 역대 고졸 신인 사상 처음으로 데뷔타석 홈런을 쳐낸 강백호의 활약은 만화(슬램덩크) 주인공으로 익숙한 본인의 이름보다 더 만화같이 전개되고 있다. 

시즌 8경기를 치르면서 홈런 4개(공동 1위), 타점 11개(2위), 장타율 0.800(3위) 등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의 활약상은 역대 신인들 중 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93년 양준혁(삼성), 96년 박재홍(현대), 2006년 류현진(한화)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름에서부터 잠재적인 스타성을 보유한 그는 타석에서 리그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자신감 넘치는 호쾌한 스윙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미 kt 구단 내에서 유니폼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그의 활약으로 인해 홈구장인 수원 kt위즈 파크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그의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한 관중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 자이언츠 3루수는 85년 한영준 (전 두산 코치, 고려대 감독) 이후 33년 만에 다시 한 씨 성을 가진 신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경남고를 졸업한 고졸 신인 한동희는 황재균 이후 무주공산이던 자이언츠의 3루 주전을 시즌 개막전부터 꿰차고 있다. 유연하고 안정적인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만만치 않은 화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특히 4월 1일 경기에서는 팀의 7연패를 끊는 데 결정적인 발판을 놓는 동점 3루타를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신인 1차지명에서 연고권이 서울 구단(두산, 넥센, LG)의 지명을 받지 못한 것이 미스터리로 여겨질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인정받았던 덕수정보고 출신의 투수 양창섭(삼성)은, 2차 1라운드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았는데 선발 투수진이 빈약한 팀 사정상 오히려 더 빨리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데뷔 첫 선발 등판한 양창섭은 그가 왜 '완성형 신인'인지를 여실히 입증하면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상대 타선을 6이닝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다양한 투구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팀 내 선배 윤성환의 대를 이을 에이스급으로 칭송받고 있다.

SK 선발투수 김광현 Ⓒ연합뉴스

1년의 긴 재활을 거쳐 마운드에 오른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은 복귀 무대에서 장발머리를 휘날리며 특유의 다이나믹한 투구를 선보였다. 첫 등판이었던 3월 25일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복귀에 성공한 김광현은, 두 번째 선발 등판경기였던 3월 31일 한화 전에서도 다시 5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2승에 성공했다. 여전히 그의 위력은 명불허전임을 단 두 경기 만에 입증시킨 김광현은 예전보다 훨씬 세밀해진 팀내 등판 관리일정에 맞춰 복귀의 강도를 차츰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부활은 올 시즌 SK 왕조 부활에 중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해커와 과감하게 이별을 택하고 그 자리에 대만 출신의 좌완 파이어볼러 왕웨이중을 영입하였다. KBO리그 역대 최초의 대만 외국인 투수로 시즌 전부터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왕웨이중의 실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더 많았다. 혹자는 왕웨이중을 두고 같은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으나 성장이 더딘 강윤구에 빗대기도 하였다.

NC 선발투수 왕웨이중 Ⓒ연합뉴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비록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왕웨이중은 왜 NC가 자신을 선택했는지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 평균 148km의 직구와 138km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왕웨이중은 선발 등판 두 경기에서 각각 7이닝, 6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도 과시하였다.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면서 NC는 제1선발에 대한 걱정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다시 한 번 NC 스카우트 팀의 신공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왕웨이중의 깜짝 활약은 대만에도 야구 한류 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 아직은 관망세 - 115억 FA 김현수, 88억 FA 황재균

LG 트윈스 김현수, kt 위즈 황재균 Ⓒ연합뉴스

A: 타율 0.250, 홈런 1, 타점 3, OPS 0.789
B: 타율 0.294, 홈런 2, 타점 5, OPS 0.903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올해 KBO리그로 유턴한 선수들 중 김현수와 황재균은 각각 원 소속팀인 두산, 롯데 유니폼 대신에 LG와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유니폼이 바뀌면서 그들은 각각 115억 원, 88억 원이라는 대박 계약을 체결하였다.

높은 몸값에 걸맞게 팀 내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줄 것으로 당연히 기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들의 성적은 그동안 보여준 활약이나 몸값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위에 보이는 성적의 주인공은 A는 김현수, B는 황재균이다. 이름만 지우고 보면 쉽사리 115억, 88억이란 몸값이 매칭이 되지 않는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두 선수의 활약을 미리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시즌 내내 그들에게는 높은 몸값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것도 그들의 몸값에 놓여 있는 기대치인 만큼 성적과 팀 기여도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

3. 기대이하 - 1기 에드먼턴 키즈의 수난

2000년, 2008년 18세 이하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쿠바, 미국, 일본 등의 강호를 넘어서며 정상에 올라섰다. 그 당시 대표팀들의 주역은 지금 프로야구 무대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2000년과 2008년 모두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개최된 관계로 이른바 '에드먼턴 키즈'로 불리는 이들은 1기 키즈가 82년생 동갑내기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이동현, 추신수, 오승환 등이다. 이들 중에 추신수와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고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이동현 등은 소속팀에서 여전히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이대호 (롯데), 김태균, 정근우 (이상 한화) 등은 팀의 부진과 맞물려 팬들의 비난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반 우승후보라는 예상이 무색할 정도로 7연패의 부진에 빠져 있었던 자이언츠는 지난 3월 31일 부경 라이벌 NC와의 경기에서 9회초 동점 상황에서 허망한 대량실점으로 패하면서 가뜩이나 홈구장인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3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이대호가 6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외야플라이를 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귀가하는 과정에서 이대호는 분노한 팬이 던진 치킨박스에 등을 맞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장면이었지만 올 시즌 들어 찬스에서 중심타자다운 클러치 능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팬들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고, 팀 성적도 바닥을 치면서 이대호의 시즌 초반은 힘겹게 흐르고 있다.

김태균과 정근우 또한 지난주 NC와의 3연전 주중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번갈아가며 범하면서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시즌 초반 한화가 박주홍, 박상원, 서균 등 모처럼 젊은 선수들이 분전하는 상황이었는데 정작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 선수들이 상식 이하의 플레이로 승부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팬들의 분노의 수위는 높아졌다.

대한민국 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82년 세계야구선수권 대회에 태어난 이들 1기 에드먼턴 황금세대들도 어느덧 37세의 노장대열에 합류하였다. 그동안 2006 WBC,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여준 그들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는 시간이 흘러도 늘 정점에 있다. 물론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의무는 있다. 

베이징 키즈와 에드먼턴 키즈가 오버랩 중인 올 시즌 KBO리그는 그동안 목말라하던 새로운 얼굴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 스타급 베테랑 선수들이 얼마나 분전해주는가도 지속적인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KBO리그의 열기는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대중문화와 스포츠는 늙지 않습니다(不老). 대중문화와 스포츠를 맛깔나게 버무린 이야기들(句), 언제나 끄집어내도 풋풋한 추억들(不老句)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나루세의 不老句 http://blog.naver.com/yhj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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