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가 목숨을 걸고 지켜온 내수사 증거가 씨앗이 되어 인현왕후의 무고를 밝히기 위한 대대적인 궐내 수사가 진행됐다. 그런데 보자마자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아는 동숙커플은 그것이 무슨 뜻이며, 이제 뭘 해야 하는지를 여전히 모르고 있다. 쑥맥도 이런 쑥맥이 없는데, 그런 와중에 천수는 전하의 마음을 읽고 이름도 비슷한 이산의 대수처럼 속으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그런 쑥맥임에도 불구하고 숙종은 뭇 여성들의 마음을 휘저어놓을 대사를 쏟아냈다. “너 없는 세월을 견디게 하지 마라”라며 동이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30회 예고를 보면 그러고도 숙종은 동이에 대한 자기 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 같은 상선과의 대화가 나오는데, 좀 지나친 쑥맥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역시 예고 속에 동이를 승은상궁으로 만들어 남인들의 공세 속에서 지켜주려는 듯 한 말을 한다.

그 말과 함께 당의를 입은 동의 모습이 예고의 마지막이다. 워낙 낚시성이 강한 것이 예고인 것이 요즘 추세인지라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 쑥맥 숙종이 동이와 상렬지사를 하기도 전에 순전히 보호할 목적으로 승은을 입힌 척 하는 것 같다. 물론, 그런 발상 자체에 무의식적인 의도 혹은 찜하기가 없다고는 못할 것이다. 임금은 무치라 했는데 숙종은 직접 연애가 무척이나 쑥스러운 모양이다.

요즘같이 막장이 유행하는 때에 28회의 숙종,동이의 포옹이 가장 야한 씬이라고 할 정도로 음전한 드라마 동이이기에 동이의 승은 장면을 좀 더 아끼려는 의도일 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예고대로 진행된다면 동이는 실제 승은은 추후로 미뤄지거나 직접적인 합방씬 없이 스토리가 진행될 아쉬운 예상도 가능하다.

한편 숙종과 뜨겁게 재회한 동이는 장희빈의 자작극을 밝히기 위해 독약을 실험한 것이 아니라 단지 기력이 쇠약해져서 자리에 눕게 된다. 그처럼 앓아누운 동이로 인해 숙종의 마음은 더욱 간절해지는 듯하다. 동이는 본의 아니게 떠나고, 또 아프면서 숙종의 마음을 남자로 바꾸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장희빈과 남인의 음모를 밝혀내기 위한 숙종과 내금위장으로 복직된 서용기의 치밀한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 파직된 서용기의 복직만도 장희빈 남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데, 왕의 호위를 맡은 그러니까 왕과 가장 가까운 위치라는 점만으로도 많은 힘을 느낄 수 있는 직책이라는 점에서 남인세력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흥미로운 것은 숙종 지진희가 대장금에서 맡았던 역할이 내금위 종사관이기도 했다.

아무튼 상황은 갑술옥사로 치닫고 있고, 그동안 권력을 독점했던 장희빈과 남인 세력은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점차 인현왕후도 복위될 것이고 동이 또한 승은상궁으로 시작해서 후궁의 첩지까지 받게 된다. 이제 신데렐라로 변모한 동이의 최고 신분상승으로 인해 드라마의 진행은 마지막 한 번의 고비를 향하게 된다.

바로 숙종이 동이를 외면하는 몇 년의 기간인데, 소박이라고는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동이에 대해서 숙종이 결정적으로 실망하게 되는 어떤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현재 동이가 애초에 장악원 노비로 궐에 들어올 때의 천가로 첩지를 받게 되는데, 후일 어떤 경위를 통해서건 자신의 본래 성씨를 찾고자 할 것이고 그 과정에 아비가 검계의 수장이었다는 일로 인해 숙종의 오해를 사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동이에 대해서는 매사 쿨했던 숙종이지만 검계가 왕에게 도전했던 조직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편할 수가 없고, 동이에 대해 서운함과 속은 느낌도 가질 수 있다. 연장이 없다는 전제에서 아직 20회나 남은 동이가 앞으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동이의 고난은 필연적인데 이후 상황 속에서 서용기와 배수빈의 좀 더 역할 증가를 기대할 수 있으며, 후궁이 될 동이의 상궁과 나인으로 정상궁과 정임이가 등용될 것을 기대할 수 있어서 동이의 후궁생활의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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