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아래 뜨형)의 거침없는 행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가 궁금하다. 이번 주 뜨형은 가상엠티 상황 속에서 진행됐다. 우선 가상엠티라는 역 리얼적 발상은 무척이나 신선했다. 다만 멤버들의 마인드 컨트롤이 제작진의 의도만큼 따라주지 않아서 리얼에 대한 역설 구도가 줄 수 있는 고급 코미디 요소를 잘 살려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그것을 살리기 위해서는 더 치밀한 사전 리허설이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일단 이 역 리얼의 발상은 뜨형이 개발한 아바타 아이템만큼 잘만 숙성시키면 앞으로 예능의 판세를 이끌 유레카가 될 가능성까지 보였다.
그러나 방 안으로 들어가서는 여전히 어색하고 밋밋한 내용들로 흥미를 주지 못했다. 특히 이기광을 아바타 조정역으로 빼내서 쌈디를 조정하게 한 것은 지나친 아바타 우려먹기였다. 그렇게 해서 결과라도 좋았으면 모르겠지만 어설픈 조정자에 어색한 아바타의 조합으로 식상한 결과를 가져왔다. 매번 터질 수는 없겠지만 뜨형의 효자 아이템 아바타에 너무 기대는 것은 아직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현명치 못한 소모였다.
재미란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뜨거운 형제들에서 아직 뜨지 못한 2인 한상진과 노유민이 합작해서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를 웃기는 미션은 적어도 한상진을 칭찬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의 젠틀한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원초적인 코미디 연기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애쓴 점만은 높이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주 뜨형의 핵심은 아바타 심부름가기에 있었다. 이것은 멤버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스튜디오 밖에 나가 간식거리를 사오는 미션이었는데, 김구라, 쌈디가 나갈 때 스머프들과 탁재훈, 이기광에게 유도부가 등장해서 아바타 심부름이라는 이름을 괜히 붙인 것이 아님을 입증했고 사실 재미도 있었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밖으로 나가서는 어설픈 상황극으로 아바타 환경이 주었던 재미마저 깎아먹었다.
뜨형을 유심히 보면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많이 고심하고 노력한다는 점을 알 수 있고, 거기다가 공개 코미디 프로가 사라진 MBC 개그맨들을 위해서 작은 일자리까지 마련해주고 있는 훈훈한 배려 역시도 느낄 수 있다. 아직 6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점들을 생각하면 분명 뜨형은 일요예능의 블루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서 앞서 말한 대로 상황에 대한 제작진과 출연진의 충분한 소통과 사전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다음 주는 아바타 데이트를 한다고 예고했다. 아바타 소개팅을 두 번이나 했으니 데이트는 당연한 수순이며, 이미 소개팅으로 일약 화제인물이 된 정모레, 정현주, 주보비 등의 여성 출연자들을 다시 보고픈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도 있다. 분명 아바타는 뜨형의 효자 아이템이다. 그렇다고 뜨거운 형제들을 아바타 형제들로 개명할 기세로 보여서는 곤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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