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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국회를 바꿀 수 있는 힘"국회 여성정책연구회 보좌진, "정치권 성차별 구조 시정될 때까지 #MeToo 그치지 않을 것"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3.19 12:0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여성정책연구회 소속 보좌진 일동이 각 당 보좌진협의회 소속 성희롱·성폭력 피해 신고·상담 기구를 신설하고, 성평등 의정활동지원센터 설립 등 정치권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점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치영역에서의 성차별 구조가 시정될 때까지 '미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국회 앞에서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정치권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국회 여성정책연구회 보좌진들은 성명을 내고 "최근 사회 각 영역에서 #MeToo 운동이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면서 "정치영역에서도 예외없이 오랫동안 묵혀 왔던 폐해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극도의 남초공간에서 비대칭적인 성별 권력관계에 의한 차별과 폭력이 상존하는 곳이 이곳 국회를 포함한 정치계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정책연구회 보좌진들은 "국회에서 남성의원은 83%, 남성보좌관은 93%가 넘는다. 이에 반해 여성 보좌진은 전체의 26%이나 70% 이상이 하급직에 있어 기형적인 피라미드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공채보다는 상급자의 평판이 채용으로 직결되는 시스템이므로 남성이 여성 보좌직원의 생사여탈권을 갖게 된다. 이에 여성보좌직원들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빈번히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때문에 성폭력 피해가 발생해도 가해행위의 축소·은폐뿐만 아니라 피해사실의 묵인·방조·동조가 일상화 돼 있다"면서 "피감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성희롱 고충처리 실태, 여성 임원비율 확대 등의 시정요구는 잘 하지만 정작 국회 자체는 내부를 정화할 시스템이 전혀 없다. 말 그대로 치외법권지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는사이 가해자들은 아무 탈 없이 승승장구하고, 피해자들은 소리없이 사라져갔다"고 덧붙였다.

여성정책연구회 보좌진들은 "국회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보호하는 구조는 전무하다"면서 "때문에 전적으로 피해자들의 직을 걸고, 삶을 건 용기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정치계에서의 #MeToo 이후로 '여자들 무서워서 보좌관 못쓰겠다'거나 '여기자들과 약속 다 취소했다'는 남성의원·보좌관들의 비아냥, 조롱성의 발언으로 여성보좌진들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면서 "한편 기자들은 자극적인 소재 찾기에 혈안이 되어 취재라는 이름의 무례한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명백한 2차, 3차 가해행위"라면서 "우리는 성희롱·성폭력 피해 사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간접적인 폭력 행위와 발언들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여성정책연구회 보좌진들은 "국회는 국민들의 대의기관이니만큼 앞서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야 국민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국회 내부조직은 사회를 이끌기는커녕 최소한의 변화도 따라가지 못하는 도태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일을 계기로 우리는 뿌리깊은 정치계의 성차별적 구조 개선을 위해 우리부터 노력하고 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정책연구회 보좌진들은 "먼저 현재 발생한 피해사실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징계요구할 수 있는 대책위가 필요하다"면서 "국회 내 인권센터 등 전담기구가 만들어진다고 하나 보좌진들이 가장 가깝게 피해 신고 및 상담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각 당 보좌진협의회를 통해 이러한 구조를 현실화 할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 의원 비율은 할당제 등으로 미약하게나마 높아지고 있으나, 여성 보좌관 비율은 20년간 한 자리수에 불과하다"면서 "남성들이 집중된 조직에서의 법안, 정책, 예산은 젠더불평등한 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국회사무처는 의원별 보좌진 채용현황에 대한 성별 분리통계를 작성하여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할 것이다. 또 원내 교섭단체들은 20대 후반기 국회 구성시 보좌진 성비 불균형 구조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성희롱·성폭력 피해사실이 피해자의 희생과 증언에만 의존하며 반짝 관심에 그치게 될 상황이 우려된다"면서 "성평등 의정활동지원센터 설립을 통해 일회적인 성폭력예방교육이나 현안대응 수준이 아닌, 성평등 국회를 구현하기 위한 장기·지속적인 계획 마련 및 점검의 상시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정책연구회 보좌진들은 "#MeToo는 조직 내 인권과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이라면서 "우리의 #MeToo가 변화에 뒤쳐진 국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정치영역에서의 성차별적 구조가 시정될 때까지, 우리는 #MeToo의 이어 말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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