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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비례대표 3인 ‘출당’시켜야 한다[기자수첩] “정치인은 정치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다”던 원칙 지켜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3.16 15:06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이 ‘민주평화당의’ 이름으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를 향해 “국회운영의 ABC부터 배우고 오라”고 비판을 가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바른미래당이 민주평화당으로 향하고자 하는 의원들을 출당시켜주지 않으면서 생긴 일이다.

지난 14일 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민주평화당 대변인 자격으로 유승민 대표에게 비판을 가했다. 유 대표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민주당 2중대’라고 꼬집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장 의원은 유승민 대표를 향해 “명백한 색깔론이고 의회정치의 ABC도 모른 무지의 소치”라면서 “의회민주주의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색깔론을 들이대는 것은 스스로 보수대연합으로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의원. (연합뉴스)

자당 의원이 자당 당 대표를 다른 당의 이름으로 공격한 촌극의 이면에는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출당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 당시 국민의당은 통합 찬반이 갈려 반 토막 났다. 호남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합당 반대파는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이 민주평화당과 뜻을 함께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철수 전 의원은 이들의 출당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들은 결국 민주평화당으로 향하지 못한 채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남아있다.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 교섭단체 등록을 거부했고, 사실상 민주평화당과 행동을 함께하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평화당 정책연구위원장을 맡고 있고, 장 의원은 민주평화당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의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평화당에서 당직을 맡길 것이란 소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중 당적을 갖는 것은 안 되지만 다른 당의 당직을 맡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지난 12일 이들은 바른미래당을 향해 자신들을 출당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장정숙 의원은 “박주선,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에게 거듭 요청한다. 더는 내로남불식 입장은 안 된다”면서 “이미 공동대표는 합당, 분당 시 비례의원이 소속 정당을 선택도록 하는 법률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한 바 있다. 두 대표가 정치적 해법을 제시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묵묵부답이다. 특히 공동대표를 맡은 유승민 대표의 경우 바른정당 시절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출당 문제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신경전을 벌인 경험이 있어 아쉬움을 더한다. 유 대표는 국민의당과 합당 과정에서도 “비례대표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유승민 대표는 “저희들이 바른정당 만들 때 자유한국당의 김현아 의원이라고 계시는데, 비례대표셨다”면서 “그분이 저희들과 뜻을 같이했는데 자유한국당이 출당을 안 시켜줘서 지금 자유한국당에서 완전히 왕따를 당하고 계시다”고 전했다.

유승민 대표는 “저는 정치인은 정치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 억지로 이렇게 한집에 있어도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같은 경우에는 언제든지 본인 의사에 따라서 탈당이나 어떤 다른 당에 입당하거나 이런 게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래서 저는 같은 당을 하면 어떤 뜻과 가치,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 거냐, 어떤 정치할 거냐, 이런 데 대해서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똘똘 뭉치는 게 그 정당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사실상 유승민 대표가 비례대표 3인을 민주평화당으로 출당시켜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비례대표 3인을 출당시키지 않았고, 유 대표는 말을 바꿨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비례대표 출당에 반대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지난달 바른미래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유 대표가 말을 바꾼 것이 아니라 당의 의견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중론을 존중하도록 모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분당 과정에서 비례대표 출당을 극구 반대했던, 안철수 전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상황이 어찌 됐건 현재 바른미래당의 당 대표는 유승민 대표이고 비례대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유 대표는 보수를 표방하는 정치인이고, 보수에게 원칙이란 목숨과도 같다. 일본 보수정치의 원로 나카소네 야스히로는 ‘보수의 유언’에서 “진정한 보수는 원칙을 지키며 끊임없이 개혁한다”고 했다. 유 대표가 눈앞의 의석수에 매몰되기보다 “정치인은 정치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다”는 자신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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