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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 스태프는 언제나 맨 마지막"[토론회]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노동 실태와 지속가능한 대안 모색’
윤수현 기자 | 승인 2018.03.09 16:28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방송 스텝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외주 제작사의 부실화, 불충분한 제작비, 제작 현장에서의 인권 침해 등 문제적 노동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노동 실태와 지속가능한 대안 모색’ 대토론회(미디어스)

드라마제작환경개선TF(전국언론노동조합, 공익인권변호사모임‘희망을만드는법’, 다산인권센터, 청년유니온,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유성엽·홍영표·신경민 의원 주최로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노동 실태와 지속가능한 대안 모색’ 대토론회가 9일 국회에서 열렸다.

토론자로 ▲김영찬 한국방송학회 회장 ▲이종임 문화사회연구소 박사 ▲김동현 변호사 ▲최태호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 ▲오광혁 방송통신위원회 편성평가정책과장 ▲장경근 문화체육관광부 방송영상광고과장 ▲주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사무국장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 등이 참여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영사에서 “한국 드라마가 한류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나 그 뒤에는 많은 분이 저임금 고용불안 등 최악 조건 속에서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드라마 제작 분야가 등한시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젠 방송이나 드라마 제작 분야에서 나타나는 노동인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신경민 의원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새로운 방송지도부와 함께 우리가 노력하겠다. 어렵고 쉽지 않겠지만 같이 해 나가자”고 말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종임 박사는 방송제작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임 박사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는 제작 스태프의 사례는 너무 많다”며 “최근에는 TvN 혼술남녀의 고 이한빛 PD, EBS의 고 박환성 김광일PD가 있었다. 2008년에는 업무 스트레스로 SBS 보조작가가 SBS 본사에서 투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종임 박사는 “제작과정에서 노동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는 이유는 과도한 노동시간과 착취를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당연하고 자랑스러운 것’으로 이야기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사와 외주제작사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고용 주체로서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종임 박사는 “TF에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하루 기준 노동시간이 20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60.9%에 달했다. 부상을 당해도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는 60.6%였다”며 “(방송사와 외주제작사의) 윤리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현 공익인권변호사모임‘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미디어스)

김동현 공익인권변호사모임‘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주목했다. 김동현 변호사는 “드라마 제작 종사자 중 상당수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프리랜서 신분”이라며 “그러나 드라마 제작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하여 다수의 업체와 개인이 결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요소가 분리되어 위탁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업무지시가 있기에 프리랜서 신분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동현 변호사는 “근로시간 특례제도에서 방송업종이 제외되면서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를 할 수 없게 됐지만, 프리랜서 신분의 스태프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300인 이상의 기업은 7월부터 특례제도가 적용되지만 49인 미만 기업은 2021년, 30인 미만의 기업은 2022년에 적용이 된다”며 “드라마 종사자 근로시간 문제에 실효적으로 기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안전에 관한 문제도 지적했다. 김동현 변호사는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의 형태는 원시적”이라며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하지 않았다. 제보에 따르면 고소 작업 중 안전장치가 없고 무너질 것 같은 세트장에서 촬영이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부분의 세트장은 건축법이나 소방관계법령상 건축물에 적용되지 않는 가설건축물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변호사는 “많은 사람이 꿈과 열정을 가지고 드라마 제작에 종사하려고 하지만 실제 노동자들은 다치거나 심한 경우 목숨을 잃기까지 한다”며 “드라마가 보는 이에게 꿈과 희망, 즐거움을 주는 만큼 만드는 이도 행복하게 드라마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어에서도 제작환경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본인을 제작 스태프라 소개한 A씨는 “노동청에 근로 환경에 대해 신고를 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근로자가 아니니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였다”며 “우리가 왜 근로자가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A씨는 “방송 스태프도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 근로자의 의미는 뭔가”라고 말했다. 

A씨는 “제작과정에서 많은 사고 일어난다. 하지만 상해보험처리 해달라고 말하지 못한다. 갑자기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현장에 일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지적했다. A씨는 “회사에 돈이 없다고 임금이 늦게 들어올 때도 있다. 그럴 때 연기자는 노조가 있으므로 연기자부터 줘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스태프는 맨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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