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장홍이 새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선임됐다.

장홍은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 중 IOC 선수위원 선거에 참가해 4위를 기록, 선거에서는 떨어졌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일이었던 지난 25일 열린 제132차 IOC 총회에서 IOC 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의 추천을 받아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장홍은 동료 선수들의 투표로 당선된 핀란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인 엠마 테르호, 미국 여자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인 키칸 랜달과 함께 IOC 홈페이지 란에 있는 IOC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자도 평창 올림픽 파크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신임 IOC 선수위원 선거결과와 당선자들을 발표하는 장면을 모니터로 보고 있었지만 장홍이 따로 언급되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중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장훙이 지난 25일 평창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새 IOC 위원으로 선출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어쨌든 장홍의 IOC 선수위원 선임은 일견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IOC 선수위원 임기가 끝나는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의 양양 A의 자리를 채우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사실 어느 선수에게나 열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서볼 생각을 품었지만 유승민 현 IOC 선수위원이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중 선거에서 당선됨에 따라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연아도 이번 IOC 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의 추천으로 IOC 선수위원이 될 기회가 있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 스포츠 외교력 부재를 지적했다.

김연아가 선수들의 투표로 뽑는 IOC 선수위원이 아닌, IOC 위원장이 직권으로 임명 가능한 액티브 애슬리트(Active Athlete)로 IOC 선수위원 직을 받게 됐다면 유승민 위원과 함께 한국에 두 명의 IOC 위원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장홍이 양양A의 위원직을 승계 받는 모양새가 될 때까지 우리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지적이었다.

10일 오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연아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어쨌거나 선수위원은 국가별로 한 명을 원칙으로 한다는 IOC 선수위원 관련이 존재하는 한 ‘액티브 애슬릿트’에 대한 요건도 거기에 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자리가 꼭 김연아에게 열려 있던 자리로는 볼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살짝 아쉽기는 하나 김연아가 이런 상황으로 크게 상심하거나 할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대사이자 조직위원회 홍보대사로서 최선을 다했고, 이제 앞으로 패럴림픽까지 마무리 되면 어떤 방향으로 커리어를 쌓아 나갈지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을 내릴 시기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유력하게 전망해 볼 수 있는 진로는 역시 국제 스포츠 외교관으로서 커리어를 쌓아 나가는 것이다.

특히 현역 시절 두 차례 올림픽에서 아시아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고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유스올림픽의 홍보대사로서 IOC와 인연을 맺었고, 평창 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이자 성화 점화자로서 사실상 대회의 ‘얼굴’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충분한 토대와 발판을 마련한 만큼 크고 작은 국제 스포츠 기구나 행사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인 김연아가 성화대 앞에서 마지막 주자 남측의 박종아, 북측의 정수현 선수로부터 성화를 받은 뒤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으로는 이제 피겨 꿈나무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재단을 운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장미란(역도)이나 박지성(축구)이 그랬던 것처럼 김연아 역시 ‘김연아 재단’과 같은 재단을 통해 여자 싱글 선수만이 아닌 종목별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지원한다면 한국 피겨의 국제경쟁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김연아라는 브랜드라면 다양한 기업의 기부와 재산 출연을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일이다.

물론 현재 자신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의 이사로서 피겨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계스포츠 종목의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재단을 통해 지원하는 일은 공익적 목적의 사업으로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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