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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2 3회- 제주의 거센 눈발과 사람 그리고 윤아의 눈물슬기로운 제주 겨울민박
장영 기자 | 승인 2018.02.19 12:08

제주에 폭설이 내렸다. 변화무쌍한 섬의 날씨는 언제나 예측불가능하다. 큰 눈이 오면 고립된다던 <효리네 민박>이 실제 그 상황에 처하게 되는 모양새다. 거센 바람과 폭설, 그리고 밀려드는 방문객들로 인해 어수선해 보이기까지 하는 민박집에 여전히 감성은 존재했다. 

여름보다 번잡해진 겨울 제주;
여유가 가득했던 여름 민박과 달리, 자연환경이 지배하는 효리네 민박

대학 4학년 유도선수들로 시작된 <효리네 민박2>엔 새로운 변화도 함께했다. 윤아가 새로운 알바생이 되었고, 노천탕과 게르로 대표되는 환경적 변화가 크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손님이 찾아와도 존재했던 여유는 새로운 손님들이 한꺼번에 찾으며 조금씩 무너졌다. 

7살 차이 자매와 겨울 서핑을 하기 위해 찾은 남자 3인방, 민박집에는 손님만 10명이 되었다. 이런 날 효리는 아프기까지 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는 없는 조건이었다. 모든 것은 그렇게 한꺼번에 겹치며 상황을 극대화하고는 한다. 

자매의 도착 연락을 받자마자 청소부터 시작한 민박집 사람들. 점심을 못 먹은 그들을 위해 전복죽까지 다시 준비하는 상황에서 자매만이 아니라 거대한 짐을 한가득 든 서퍼 3인방까지 함께 들이닥치며 민박집은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

한겨울 서핑을 하기 위해 찾은 이 남자들에게 제주는 쉽게 바다를 내주지 않았다. 엄청난 강풍과 함께 몰아치는 눈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되었으니 말이다. 갑작스럽게 두 팀의 입성이 확정되며 효리의 고민은 숙박이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이들을 만족스럽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니 말이다. 

잠시 해가 들어온 민박집, 햇살을 받으며 윤아에게 소소함을 바라보도록 권하는 효리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궂은 날씨 속 갑작스럽게 나온 햇살은 그렇게 추위를 날려 버리는 듯했다. 그 짧은 시간 모든 이들이 행복한 느낌을 공유할 수 있었던 그들을 깨운 것은 초인종 소리였다. 

소개가 끝나기 무섭게 추가된 서퍼 3인방까지 북적거리는 민박집은 말 그대로 진짜 민박집이 되어버렸다. 사람들로 북적거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곧 민박집, 여유도 없이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는 것 자체가 곧 행복이고 재미이다. 북적거림과 여유가 공존하는 <효리네 민박> 특유의 재미는 그렇게 북적거림이 채워지며 시작되었다. 

여행지에서 사람들은 쉽게 친해진다. 서로 다른 곳에서 오직 하나의 목적으로 민박집을 찾은 그들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쉽게 친해진다. 그런 자연스러운 어울림은 민박집을 더욱 든든하게 만들어주었다. 쉽게 친해지는 여행객들을 보며 재미있어 하는 효리의 모습은 전복죽에 이은 불고기 만들기로 더해졌다.

한바탕 소동 아닌 소동이 끝난 후 모두가 밖으로 나가 한적해진 민박집은 다시 여유를 찾았다. 거세지는 눈보라로 인해 여행객들의 여정은 쉽지 않고, 이미 아픈 효리 때문에 민박집의 분위기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큰 기류처럼 흐름을 잡아가기도 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

잠깐의 휴식을 마친 후 강아지들 산책을 시킨 후 따뜻한 차와 함께 음악을 듣는 시간은 그 자체가 힐링이다. 그들에게도 그렇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 모든 과정과 상황이 힐링을 불러오니 말이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음악 이야기는 윤아가 직접 가사를 쓰고 불렀던 '바람이 불면'으로 이어졌다. 

윤아의 노래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애 이야기와 효리와 상순의 결혼 이야기는 여전했다. 그런 윤아를 뜨겁게 눈물 흘리게 만든 것은 손성제의 노래 '굿바이'와 함께였다. 이미 충분히 감성적인 상태가 된 윤아에게 이 노래는 그 감성의 끝을 건드렸으니 말이다. 

29살 윤아에게도 이번 여정은 나름의 의미를 품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완전체 소녀시대가 무너지고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상황에서 윤아에게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은 어쩔 수 없다. 한 시대를 풍미한 절대가치였던 그녀에게도 나름의 위기가 찾아오고는 했다. 

연기자로 걸그룹 멤버 윤아로 살아왔던 그녀에게 서른을 앞둔 이 시점 찾은 제주의 감성은 그 모든 것을 끄집어내도록 요구했을 수도 있다.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 데뷔해 숨 가쁘게 달려왔던 시간들. 수많은 것들을 성취하고 얻었지만 그만큼을 내줘야만 했던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할 수밖에 없다.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는 윤아도 그렇게 나름의 깊은 고민을 품고 살 수밖에 없었다.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는 성악 전공자에게 '최고'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은 윤아가 경험으로 얻은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효리 역시 한 번도 최고인 적이 없다는 말로 위로를 건넸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

상대적인 평가가 될 수밖에 없는 그 ‘최고’라는 허울은 언제나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성악을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신이 더욱 초라해져 보인다는 그 학생에게 대선배인 효리와 윤아의 경험담은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 위로가 곧 방향을 전환하게 하는 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아무리 경험에서 우러난 발언이라고 해도 스스로 깨지며 배우지 않는 한 자신의 것으로 체득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순위경쟁을 하며 살아왔던 이들이 건네는 한 마디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특별한 그 무엇이 없어 고민이라는 윤아의 속내는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하고 깊어 보였으니 말이다. 

민박객들이 다 모인 효리네 집은 명절 큰집에 모두 모인 대가족의 모습처럼 다가올 정도였다. 열심히 준비했던 게르가 첫 쓰임을 다한 그날 저녁은 폭설과 함께했다. 뜨거운 난로와 그 안에 구워지는 고구마, 그리고 효리네 민박집에 왔다는 공통점 하나로 하나가 된 그들은 늦은 시간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 

관광지 제주에는 아픈 역사가 존재한다. 4.3 항쟁을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는 것도 참 반가운 일이다. 폭설로 고립이 예상되는 <효리네 민박2>는 겨울 제주 특유의 재미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에너지 넘치는 효리가 지치며 전체 분위기가 다운되었지만, 활기 넘치는 민박객들과 펼칠 민박집의 내일은 그래서 더 기대된다. 겨울 제주를 슬기롭게 지내는 그들의 모습은 여름과 다른 색다름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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