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9.9.18 수 12:12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제빵왕 김탁구 1회-남자의 불륜은 운명, 여자의 불륜은 범죄?[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6.10 11:21

30부 작이라는 의외로 긴 드라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시대극에 들어가는 기본비용이 많아서 인지 <자이언트>도 그렇지만 <제빵왕 김탁구>도 일반 드라마의 두 배가 되는 양으로 승부를 시작했습니다. 시대극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즐거움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첫 회는 채널을 돌릴 수밖에 없도록 만든 듯합니다.

식상한 80년대 불륜 드라마?

1. 탁구와 마준, 불륜이 만들어낸 운명

거성식품이라는 굴지의 기업을 가진 남자. 그러나 자신의 대를 이을 아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내가 아이를 낳았지만 또 다시 딸을 낳자 산모가 있는 병원이 아닌 술집을 찾는 그는 무척이나 냉철한 인간입니다. 대를 이을 아들을 낳지 못하는 며느리가 못마땅한 시어머니는 다른 방법이라도 강구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아들을 낳아 거성식품의 안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살고 싶은 그녀는 신기가 있는 노인을 찾아 아들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묻지만 자신과 남편에게서 아이를 얻을 수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다만 다른 곳에서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그 노인의 말은 그녀를 혼란스럽게만 하지요.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 술에 취해 들어온 남자는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를 탐합니다. 항상 자신과 잠을 자던 보모가 보이지 않아 1층으로 내려온 큰딸은 아버지와 보모가 키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상황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 모르는 그녀의 손을 이끈 것은 할머니였죠.

어떻게든 대를 이을 아들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할머니는 아들이 불륜을 저질러서라도 아들만 낳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며느리가 사실을 알고 보모를 다그쳐도 그녀는 아이를 가진 보모를 위해 고기를 사올 정도이지요.

자신도 낳지 못한 아들을 낳을지도 모를 보모를 그대로 놔 둘리 없는 그녀는 비서를 시켜 낙태를 하도록 합니다. 병원에 들어선 보모는 낙태대신 도망을 선택하고 그렇게 사라져 버립니다. 종적을 감춘 보모와 그녀가 잉태하고 있는 남편의 아이가 거슬리던 그녀는 과거 자신을 사랑했지만 지금은 남편의 비서로 있는 남자와 불륜을 저지릅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보모는 남자 아이를 낳고 숨어사는 조건으로 탁구를 데리고 시골로 들어갑니다. 과거 남자와의 불륜으로 임신한 그녀도 남자 아이를 순산하고 돌이킬 수 없는 욕망과 탐욕의 씨앗은 그들을 지배합니다.

남편의 아들 탁구와 부인의 아들 마준은 아버지의 공장에서 처음 마주합니다. 가난한 탁구는 주인집 아들과 함께 빵공장에 들어가 빵을 훔쳐 나오다 걸리게 되고 마침 공장에 도착한 사장에 의해 경찰에 넘겨지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강렬한 인상으로 아버지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된 탁구의 인생은 마준을 넘어 설 수 있을까요?

2. 불륜과 막장 드라마를 들고 나온 KBS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보모를 범하고 남편의 비서로 일하는 남자와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낳는 드라마가 건전한 드라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요. 그런 불륜이 잉태한 이야기가 어떤 내용을 담아낼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의 욕망과 탐욕만이 가득한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물질보다는 인의지정을 지키며, 사필귀정을 믿고,
자신의 꿈을 소중히 하며 내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결국 내일의 행복도 얻을 수 있다는...그런 진정성이 있는 결말을 꿈꾼다
.

기획의도에서 밝힌 내용들을 보면, 인의지정, 사필귀정, 꿈, 행복, 진정성 등 누가 봐도 그럴 듯한 낱말들로 가득합니다. 정과 사랑 그리고 행복으로 이어지는 드라마라고 보기에 그들의 시작은 진흙탕에 마음껏 뒹굴며 고귀함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당혹스럽습니다.

   
 
누구를 위한 사필귀정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남자와 여자의 불륜과 그 불륜의 결과로 나온 두 남자 아이의 대결이 누군가에게는 사필귀정이 된다면 이 역시 우스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요.

가정을 파괴할 수도 있는 불륜을 정당화하고 그런 불륜을 저지르고도 당당한 보모가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낙태를 강요한 안주인 서인숙이 과연 착하고 선한 보모를 괴롭히는 악녀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최소한 이 드라마에서 사필귀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아닌 주변인들의 성공이 답일 것입니다.

탁구와 마준이 마치 선과 악의 대립으로 그려진다면, 이는 남자의 불륜은 정당한 로맨스이고 여자의 불륜은 있어서는 안되는 파렴치한 짓이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으니 말이죠. 남자나 여자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불륜은 동일하게 나쁜 짓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남과 여로 가르고 누군가는 악인이 되고 억압받고 있다고 선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집을 지키려는 여자가 남자의 불륜에 맞바람을 피운 것은 그녀로서는 복수입니다. 그렇다고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겠지만 말이죠. 원죄를 가지고 시작한 그들은 꼬이고 꼬인 불륜의 씨앗들로 싸우고 저주하는 그들만의 진부한 논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합니다.

사장인 구일중의 피를 이은 탁구는 타고난 후각과 빵에 대한 집착으로 캐릭터를 잡아가고 비서인 한승재의 피를 받은 구마준은 빵과는 상관없고 불만만 가득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단순 무식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이든 한다는 탁구가 후에 제빵업계 일인자가 되는 것이 이 드라마의 목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건네고 싶은지는 너무 막가는 불륜으로 모호하기만 합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신의 꿈을 실현해 최고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가 왜 이렇게 불륜과 막장으로 시작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재벌과 불륜, 친자 논란과 엇갈리는 사랑들을 통해 어떤 의미를 찾아내고자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진부하기 그지없는 막장은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더욱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윤시윤으로서는 무척이나 부담을 가질 수도 있는 시작이 될 듯합니다. 여느 시대극이 그러하듯 거칠게 자라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성공할 수도 있지만 마음먹고 자신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원시시대부터 내려오던 식상한 내용으로 그를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말이지요.

그러나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수의 시청자들이 불륜과 막장으로 버무린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콩가루 집안의 막가는 이야기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막장으로 시작한 <제빵왕 김탁구>는 주인공들인 성인 연기자들에 대한 팬덤과 막장의 흥겨움에 취한 이들에게는 즐거운 드라마일지도 모르겠네요.

빵을 만들며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맞바람에 서로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막장의 시작은 그들의 노력마저도 머쓱하게 만들 듯합니다. 거성식품에 박명수가 등장하지 않으니 찐빵에 내용물이 없는 것처럼 밋밋하기만 하군요. '박명수=거성'이라는 등식으로 인해 방송 내내 명수 옹 생각만 나는 드라마가 되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이유나 2010-08-31 19:57: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19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