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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24부-현대판 사씨남정기는 무한도전이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6.09 10:28

깊은 상처를 입고 사라진 동이와 중전에 오른 장희빈. 관직에서 물러나게 된 서종사관과 천수. 일대 전환을 위한 마지막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상황입니다. 역사는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내용들을 <동이> 24부에서는 '사씨남정기'와 몇몇 대사들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현대판 사씨남정기는 무한도전이다

1. 사라진 동이를 찾아서

깊은 상처를 입고 생사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라진 동이를 찾기 위한 노력은 그녀를 해하려고 했던 이들이나 동이를 걱정하는 이들이나 동일했습니다. 물론 그녀를 해하려던 입장에서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행적이 묘연함이 곧 죽음으로 단정 지을 수 있었지요.

하지만 그녀가 살아있음과 꼭 찾아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이들에게 동이는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숙종은 어명을 내리며 은밀하게 동이의 행방을 찾는 작업을 서종사관에게 일임합니다. 임금이 부릴 수 있는 군사권인 발병부까지 건네며 숙종은 동이 찾기에 주력합니다.

   
 
폐위된 중전의 무고함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동이가 갑자기 사라진 연유도 궁금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동이에 대한 믿음 때문이지요. 그녀에 대한 믿음은 곧 폐위가 음모로 인한 잘못된 결정일 수도 있음을 숙종도 염려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증거를 가진 동이는 중요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죽음 직전에 평안도 의주의 행수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동이는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게 고맙고 민망하기만 합니다. 행수로서는 얼굴이 반반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렸지만 머리까지 영특해 장사에 도움이 될지는 몰랐습니다. 의외의 능력들은 행수에게 욕심으로 다가오고 동이가 그토록 바라던 궁으로 가는 길은 멀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동이가 사라진지 140여일이 지나며 변한 거라고는 포도대장이 되어 더욱 기고만장해진 희재 정도입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동이를 죽이라는 결정을 한 희빈은 악몽에 시달립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중전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드는 동이에 대한 두려움은 그녀를 힘겹게만 하지요.

그런 두려움으로 세자 고명을 간절히 원하는 희빈은 마음이 급합니다. 폐위당한 중전이 가꾸던 꽃을 바라보며 "눈에 잘 띠지 않지만 오랜 시간 피어있는 꽃이 아닌 쉽게 지더라도 하려한 꽃이 좋다"는 그녀의 말은 자신의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합니다.

숙종은 동이가 사라진 후 그녀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동이를 그리워하는지 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그리움으로 잠도 못 이룰 정도입니다. 그녀와 함께 나누던 시간들 거닐었던 공간들 속에서 그녀를 떠올리는 숙종은 전하지 못한 가죽신에 담긴 마음처럼 동이에 대한 사랑은 간절하고 애절하기만 합니다.

   
 
수소문하며 동이를 찾던 서종사관과 천수는 장사꾼들이 지니고 다니는 글 돌로 인해 동이가 평안도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곳에는 동이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던 장희재가 청나라에 세자 고명을 듣기 위해 가던 차에 동이가 머무는 행수의 집에서 대접을 받게 됩니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들은 동이를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고 흥미롭게 만들어낼지가 기대됩니다. 이미 지나간 역사의 진실을 다시 현대로 가져와 당시의 사회를 통해 현재를 이야기하는 <동이>는 회가 거듭될수록 매력적인 사극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 말 한마디 잘못하면 잡혀가는 세상

매 회 의미 있는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는 <동이>는 24부에서도 우리의 현실을 고민하게 하는 내용들이 담겨있었습니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려는 탐욕에 찌든 인간 군상과 그런 권력에 기생하려는 무리들을 역사극이라는 틀 속에서 이야기하며 현재를 바라보도록 <동이>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장희빈이 중전으로 책봉되며 세도가가 되어버린 그들은 힘은 막강하기만 합니다. 남인 세력의 우두머리이자 장희빈이 중전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도운 오태석마저도 압도하는 장희빈과 자신이 가진 권력에 취해 자신을 잊어가기 시작하는 장희재의 모습은 권력이 주는 마약과도 같은 중독 증세를 보여줍니다.

권력의 힘을 알 수 있게 하는 장희재의 거대한 집. 이삿짐을 나르던 영달과 주식은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집니다. 동이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그들은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권력을 휘어잡은 희재 집 짐을 나르고 있는 자신들을 탓하는 상황에서 주식은 한 마디 합니다.

"요즘 말 한마디 잘못하면 끌려가는 세상이야. 말조심해"

7, 80 년대 군사독재시절 횡횡하던 이야기가 떠올라 씁쓸하게 합니다. 그런 군사독재시절을 그리워하는 정권이 다시 들어서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입마저도 봉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주식의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권력의 습성은 백성들만 힘들게 할 뿐이지요.

   
 
자신들의 거대한 흠을 그저 티끌 정도로 생각하고 그런 티끌의 거대함을 지적하는 이들에게 교묘한 방법으로 권력의 힘을 보이고 있는 현재의 우리의 모습은 사극 속의 세상을 살아갈 뿐입니다.

오태풍 일가의 권력에 아부하고 기생해서 또 다른 권력자가 되고자 하는 인간 군상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모습들입니다. 권력을 탐하기 위해 비리를 만들어내고 그 비리를 통해 권력을 사는 썩은 권력 시스템은 여전히 우리사회를 좀먹고 있을 뿐입니다.

권력을 남용하고 그렇게 남용된 권력을 통해 권력을 살 수 있는 돈을 쌓아두는 현대 사회의 권력자들에게 오태풍은 중요한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오태풍을 보며 너무 닮아 뜨끔한 인간들도 많았을 듯합니다.

3. 현대판 사씨남정기는 무한도전이다

24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은 김만중의 <사씨남정기>였지요. 숙종의 중전 폐위와 장희빈에 대한 중전 책봉을 비판하는 목적 소설은 운명이 변할 수밖에 없음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었죠.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을 이야기하듯 꽃을 보며 잠깐 동안 화려하게 피었다가 지더라도 화려한 꽃이 좋다는 장희빈의 이야기와 <사씨남정기>에 대한 숙종의 고뇌들은 그들의 운명을 이야기하기 위해 제작진들이 24부에 설치한 의미 있는 장치들이었지요.

현대판 <사씨남정기>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 의문에 다양한 의견들을 가질 수 있겠지만 '목적소설'이라는 측면이 아닌 그 안에 담아낸 풍자의 미학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무한도전>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미 알고 계시듯 <무한도전>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그들만의 풍자로 이야기를 해주곤 했습니다.

그런 풍자로 인해 현 정권은 MBC에서 폐지되어야만 하는 세 가지 프로그램 중 하나로 <무한도전>을 지목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지적했다는 것은 <무한도전>의 풍자가 단순한 웃음이 아닌 현 정권의 문제를 잘 끄집어내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사회 약자와 부당함을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통해 이야기를 건네는 방식은 조선 시대 <사씨남정기>의 풍자와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사씨남정기>가 널리 퍼지고 읽혀지며 민심은 흔들립니다. 그런 흔들리는 민심은 곧 숙종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그런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장희빈은 <사씨남정기>를 그 누구도 읽지 못하도록 조처를 취합니다. 마치 현 정권이 <무한도전>을 폐지하겠다는 말처럼 말이지요.

잘못된 사회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저널리즘이 살아있는 <피디수첩>은 사실에 대한 냉철한 접근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웃음 속에 문제의식을 담아 이야기하는 <무한도전>의 풍자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프로그램입니다. 둘은 서로 너무 다르지만 그들의 지향점은 동일합니다.

권력으로 그들을 징벌하려 하여도 이미 돌아선 민심은 <무한도전>과 <피디수첩>의 편에 서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낙하산 사장을 사내 게시판에 멋진 풍자로 비판했다는 이유로 피디수첩의 오행운 피디는 해고를 당했습니다. 국어대사전에 나오는 단어들을 가지고 현재의 문제를 즐겁게 풍자한 그에게 내려진 부당한 해고만 봐도 경직된 독재정권이 얼마나 풍자에 민감한지를 알게 합니다.

흔들리는 민심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에는 없지요. 풍자마저도 두려워하는 그들은 모든 두려움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장희빈의 마음을 닮아 있나 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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