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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참사 정쟁은 세월호가 낳은 희·비극"조선일보·홍준표의 이구동성 "문재인 정부, 세월호 정치에 이용해 집권"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01.29 14:3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가 29일 기사와 사설을 통해 밀양 화재 참사와 관련된 논란을 정쟁으로 몰고, 그 원인이 세월호 참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불난 집에 정치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밀양 참사를 두고 여·야간 진흙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책임 공방이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여야의 모습에 밀양 주민들은 '불난 집에 와서 정치질 하고 있다', '정치권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불난 집에 정치질> 조선일보 1월 29일. 정치 06면

같은 날 사설 '한국의 사고 정쟁, '세월호'가 낳은 희·비극'에서는 "여야 정치권이 사고 뒷수습으로 정신이 없는 현장에 경쟁적으로 몰려와 본질적인 원인 규명이나 대책 마련과는 아무 관련 없는 정쟁이나 벌이니 밀양 시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세월호 사고 당시 야당이었던 지금의 집권 여당 측은 그 사고가 마치 대통령과 정부 때문인 것처럼 몰아가는 무책임한 정치 공세를 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세월호 사고 덕분에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 사람들의 이런 자세가 재난 사고를 정치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집권 후에는 스스로 그 트라우마의 포로가 됐다"고 분석했다. 참사 정쟁의 원인이 세월호 참사와 지금의 정부여당에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事故 정쟁, '세월호'가 낳은 희·비극>조선일보 1월 29일 사설. 칼럼 35면

조선일보의 사설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과 상통한다. 27일 홍 대표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해 정권을 잡고서 정권 출범 이후 재난사고로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아무도 정치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정부가 아마추어라 예방행정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다. 오늘이라도 당장 대통령이 전국에 소방점검 특별지시를 내려야 한다"며 "내가 경남도지사를 맡은 4년 4개월 동안은 항상 특별 소방점검을 했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고발생은 막기 어렵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정치의 몫이다. "밀양 현장에 경남도지사가 없는 것은 홍 대표가 대선 출마하면서 후임 지사를 뽑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민주당 측 입장은 정쟁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으나 책임소지를 따지자면 사실에서 어긋나지 않는다. 

소방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있다. 그러나 밀양·제천 등 지방 소방서는 해당 권역의 지자체장 지시를 받는다. 홍준표 대표의 대선 출마로 현재 화재시 지시를 내려야 할 경남도지사의 자리는 공석이다. 홍 대표가 도지사에서 물러나기 전 1년간 경남 지역에서는 총 3820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인명피해는 104건으로 30명이 숨지고 74명이 다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번 밀양 화재와 지난해 제천 화재 현장에서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는 '불난 집에 정치하러 왔느냐'가 전부는 아니다. 자유한국당의 소방법·소방관 증원 반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나왔다. 홍준표 대표는 밀양 분향소에서 화재 유족이 "소방법 반대한 사람이 여기 왜 와!"라고 항의하자 "민주당 애들이 여기도 있네"라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제천 화재현장에서 소방관 증원 문제를 묻는 제천 시민에게 "특정 정당 지지자"라고 몰아세웠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참사 정쟁의 원인을 '세월호 참사'로 돌렸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논란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이라는 자연스러운 요구와 이를 반대하는 세력들 간 충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당시 야당, 현 집권여당의 무책임한 정쟁 유발로 봤다. 그리고 당시 정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봤고, 이로부터 시작된 '참사 정쟁'이 현재까지 이어져 시민들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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