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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4강 신화’ 정현의 지난 1년을 돌아보다[블로그와] 임재훈의 스포토픽
스포토픽 | 승인 2018.01.25 08:48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 4강에 진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랭킹 2위)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세계랭킹 58위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 호주오픈 테니스(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을 세트 스코어 3-0(6-4 7-6<7-5> 6-3)으로 완파하고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22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30위 안쪽으로 진입, 이형택(42)이 보유한 한국인 역대 최고 순위 36위도 경신했다.

그랜드슬램 4강. 한국 테니스가 언젠가는 이뤄낼 일이지만 그 시점이 지금이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국 축구가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쓸 때 많은 사람들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듯 정현의 그랜드슬램 대회 4강 진출 역시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의 성과가 그만큼 대단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이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97위)을 꺾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멜버른 EPA=연합뉴스)

물론 정현이라는 선수가 한국 테니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 테니스의 존재감을 드러내 온 선수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21세라는 그의 나이와 경험을 감안할 때 그랜드슬램 3회전 진출 정도가 현 시점에서 그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 대다수 국내 팬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현은 그와 같은 막연한 생각을 한순간에 깨버리며 단숨에 세계 톱랭커들의 무대인 그랜드슬램 대회 4강이라는 자리에 서게 됐다. 

사실 지난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정현은 부상과 그 후유증으로 인한 슬럼프로 국내 테니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런 식으로 어영부영 2-3년 정도 더 시간이 흐른다면 그저 그런 선수로 성장이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7년 1월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 동안 정현은 2016년의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그 시작은 2017년 새해 첫날부터였다. 

2017년을 세계 104위로 시작한 정현은 새해 첫날인 2017년 1월 1일 인도에서 열린 ATP투어 250시리즈 첸나이오픈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유르겐 멜처(오스트리아, 306위)를 물리치고 본선에 진출했다.

멜처는 정현과 상대할 당시 세계랭킹이 306위였지만 한때 세계랭킹 8위에까지 올랐던 톱랭커였다. 투어에서 통산 5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프랑스오픈에서는 4강에 올랐다. 또 2011년 4월에는 자신의 최고랭킹 8위를 기록한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정현의 백핸드 리턴 모습. [AP=연합뉴스]

새해 첫 대회를 기분 좋게 출발한 정현에게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 오픈은 행운의 본선행 티켓을 정현에게 안겼다. 

대회 개막 1주 전까지 본선 티켓을 얻지 못하고 대기 1번 순위였던 정현은 본선 진출자 가운데 케빈 앤더슨(남아프리카공화국, 세계랭킹 68위·)이 부상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행운의 본선 진출을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본선 1회전에서 만난 세계랭킹 78위 렌조 올리보(아르헨티나)를 보란 듯이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비록 2회전에서 탈락하기는 했으나 행운이 따른 그랜드슬램 대회 출전과 1회전 통과는 그가 한 시즌을 시작함에 있어 자신감을 가지고 행보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됐다. 

이후 정현은 또 다른 그랜드슬램대회인 프랑스 오픈에서도 2회전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작년 5월 30일 오후(한국시간) 정현(당시 세계랭킹 67위)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랭킹 28위 샘 쿼리(미국)와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64강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했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연거푸 1화전을 통과했다는 것은 정현의 기량이 일단 일정 수준 이상 올라와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랜드슬램 대회 외에도 정현은 작년 5월 정현은 BMW오픈에서 4강까지 진출, 한국 선수로는 10여 년 만에 투어급 대회 4강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렸고, 바르셀로나 오픈도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 8강에까지 올랐다. 

이와 같은 정현의 맹활약에 외신도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정현 [EPA=연합뉴스]

특히 정현의 선전이 이어지자 외신들도 반응했다. 특히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작년 프랑스 오픈을 앞두고 정현을 세계 7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10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와 함께 프랑스 오픈에서 주목할 남자 선수 세 명에 포함시켰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우선 정현이 올해 독일 뮌헨에서 열린 ATP 투어 BMW 오픈 4강, 스페인 바르셀로나오픈 8강 등에 오르며 클레이코트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낸 점을 언급하면서 특히 정현이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랐고, 본선에서 데니스 이스토민, 필리프 콜슈라이버,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연파하며 8강에 진출한 사실을 상세히 전했다. 

그렇게 기량 발전과 성적 향상, 그리고 언론의 주목까지 받게 된 정현은 급기야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정상에까지 올랐다. 

정현은 작년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총상금 127만5000 달러) 결승에서 세계랭캥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개인 통산 첫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만 21살 이하 8명의 남자프로테니스 차세대 스타들이 출전한 대회로 정현은 대회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며 세계 남자테니스 차세대 대표 주자로 공인 받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2개월 후 정현은 막연하게 꿈꿔왔지만 언제 이룰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던 그랜드슬램 4강이라는 신화를 썼다. 그의 성과는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와 비교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성과다. 

단체 경기인 축구는 상대성과 의외성을 지닌 종목으로 약팀이 강팀을 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수준 열려 있는 종목이다.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테니스는 개인종목으로 선수 개인의 객관적인 기량이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축구에 비해 의외성이 현저히 낮다.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그런 점에서 보면 정현은 이제 세계 톱랭커로서 꾸준히 주요 투어 대회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기량을 축적하고 있는 정싱급의 선수로 공인 받게 됐다. 

일단 이번 호주 오픈 4강 진출로 정현의 세계랭킹은 30위 안쪽에 위치하게 될 예정이다. 2007년 8월 세계 36위를 기록한 이형택의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을 넘어서게 되는 것. 2017년 초반 세계랭킹(104위)과 비교하면 1년새 랭킹을 70계단 가량 끌어올리는 셈이다. 

지난 1년 숨가쁘게 달려온 결과 그랜드슬램 4강이라는 신화를 쓴 정현에게 페더러와의 호주 오픈 4강전은 그야말로 최고의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게 테니스를 즐기는 가운데 또 어떤 기회가 정현에게 주어질 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리고 만약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는 요행이 아닌 정현의 실력으로 얻어낸 ‘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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