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정치권의 소셜미디어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너도 나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활용해 홍보 활동을 벌인다. 현역 정치인뿐만 아니라 전·현직 정치인들도 자신의 SNS를 통해 향후 행보 등에 대한 내용을 밝히고, 댓글 등을 통해 시민과 직접 소통하기도 한다. 이제 소셜미디어는 단순한 일방향적 선거캠페인 수단이 아닌 정치와 시민을 연결하는 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투브를 통해 추석인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9일자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은 지난해 5·9대선 당시 대선 후보자의 소셜미디어 이용 동향과 특징을 분석한 보고서(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과학방송통신팀장)를 게재했다. 입법조사처는 "소셜미디어는 이제 유용한 선거캠페인의 수단에서 일상의 정치를 관통하며, 현대 대의민주주의의 존립과 발전방향을 가늠할 주요한 매체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자 60% 이상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선거에 활용했고, 당선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낙선자들에 비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대선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선거 준비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선에서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선거캠페인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투브 등의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트위터는 각종 정보 링크의 공유 수단으로, 페이스북은 투 표메시지와 정책이슈에 대한 의견 제공, 라이브비디오를 통한 시민과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됐다.

입법조사처는 "소셜미디어는 시민들이 선거 및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는 유용한 수단이 됐다"고 봤다.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11개의 매체 중 케이블TV뉴스 다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대한 유용한 정보 출처였고, 18~29세의 젊은이들은 가장 도움이 되는 정보원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현재 정치적 담론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사회에서 고립된 개인들이 빠르고 쉽게 다른 이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영향력이 크다. 과거 언론이 의제설정 역할을 했다면, 현재는 상당부분의 기능이 소셜미디어로 이전됐다.

입법조사처는 "소셜미디어의 진화는 정치인과 시민들을 실시간으로 더 직접적으로 연결해주는 수단이 됐다"고 봤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시민은 자발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슈를 만들어내며, 이슈 유통 과정 속에서 선거과정과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리고 매개자 없이 다양한 이슈의 형성부터 진행과정까지 관여할 수 있는 소셜플랫폼들의 라이브스트리밍 등의 시스템이 시민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지난해 5·9대선 후보자들의 페이스북 팔로워 수.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지난 대선에서 후보자들의 소셜미디어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팔로워 수는 문재인 후보가 56만825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심상정(30만8666명), 안철수(13만3081명), 유승민(2만833명), 홍준표(8483명) 후보순이었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 이후 팔로워 증가율은 홍 후보가 80.2%로 가장 높았고, 유 후보도 65.8%를 기록해 네트워크 확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공식 선거기간 중 총 교류량(게시물 수, 좋아요 수, 댓글 수, 공유 수)은 심상정 후보가 107만으로 가장 많았고, 문재인(74만), 안철수(47만), 유승민(9만), 홍준표 후보(6만) 순이었다. 일평균 교류량은 심상정 후보는 선거기간 중 하루 평균 4만6500건, 문재인 후보는 3만2600건이었으며, 가장 적은 홍준표 후보는 2800건이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라이브 교류'량이다. 문재인 후보는 라이브 교류량에서 45만3800건으로 가장 높았다. 안철수(34만3500건), 심상정(9만500건), 홍준표(221건), 유승민 후보(0건)가 뒤를 이었다. 라이브교류는 선거과정 이슈를 실시간으로 제시하고 선도하는 측면에서 이슈 선점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유권자와의 실시간 대면소통의 정도를 나타낸다. 후보자와 유권자 네트워크의 견고함과 열림 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게 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지난해 3월 25일부터 4월 16일까지 19대 대선 후보들의 페이스북 사용량.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지난해 4월 17일부터 5월 9일까지 19대 대선 후보들의 페이스북 사용량.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입법조사처는 "소셜미디어 활용을 선거기간 전후로 나눠 비교해 보면 당선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활용에 있어 지속성과 네트워크의 견고성이 두드러진다"면서 "나머지 후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식선거운동 기간 들어서면서 활동이 급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의 강점은 선거기간 전부터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을 활용해 발언·소통·네트워킹해왔으며, 이렇게 구축된 견고한 네트워크를 선거캠페인에 확장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입법조사처는 "19대 대선에서 가장 주목할 수 있는 특징은 라이브 교류 등 시민들과의 실시간 대면 소통의 증가와 지속적 네트워크 활동의 중요성"이라면서 "소셜미디어의 기술 및 서비스적 진화를 통해 이제 매 순간 이슈별로 직접 정치인과 소통하는 정치의 일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이제 단순한 선거캠페인의 수단이 아니라 정치인과 유권자를 연결해주는 일상의 정치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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