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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 최저임금 인상 9일 만에 맹비난조선 "정책이 아니라 오기", 중앙 "최저임금 1만 원 포기해야"…7530원 적용된지 얼마나 됐다고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1.09 11:24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2018년 들어 새로운 최저임금이 적용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6470원보다 16.4% 인상된 7530원이다. 9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보수매체들은 일제히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대서특필하며 맹비난에 나섰다. 그러나 보수매체들의 지적이 시기적으로 섣부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9일자 조선일보는 1면 헤드라인 기사로 <최저임금 역풍에 '임대료 압박 카드'>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상가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내용을 두고,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 초기부터 비판받으며 흔들리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저임금 노동자 해고 등 부작용이 잇따른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9일자 조선일보 3면.

이어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의 책임을 '떠넘기기'하고 있다고 대서특필했다. 조선일보는 <최저임금 후유증 거세자…건물주·대기업에 책임 떠넘기기>, <與지지층 영세 자영업자·비정규직 동요에…文대통령이 직접 나서>, <최저임금 보전 대상 근로자 늘린다> 등 최저임금 인상 관련 기사에 3면 전면을 할애했다. 4면에는 <뽑을 정규직도 덜 뽑는다 지난달 구인 25%나 줄어> 기사를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감축, 물가 인상 등 벌써부터 심상찮은 후유증을 낳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의 불만이 고조되자 정부가 다급해졌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임대료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에 소상공인 납품 단가 인상을,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에 카드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조사하는 현장조사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을 건물주와 대기업에 전가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9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까지 게재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12월 求人 수 17% 추락, 최저임금 후폭풍이다> 사설에서 "정부 운영 취업 사이트에서 고용주들이 사람을 뽑겠다고 한 구인 규모가 지난해 12월 20만81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17%나 감소했다"면서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업체가 사람 뽑기를 주저하고 고용을 줄이는 현상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그런데도 정부는 못 본 체하고 있다"면서 "수지를 맞출 수 없는데 정부가 해고하지 말라고 한다고 그대로 따를 사람이 어디 있나. 수지를 맞출 수 있으면 누가 종업원을 해고하겠나. 시장 작동을 규제로 막으면 결국 약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2020년 시간당 1만 원이 되면 업체에 81조 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작은 기업 순으로 문 닫고 해고가 줄을 잇고,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보다 우선하는 게 이자리 자체다. 모든 정책은 현실과 조화를 이뤄가야 한다. 그걸 부정하면 정책이 아니라 오기"라고 비난했다.

▲9일자 중앙일보 4, 5면.

중앙일보도 최저임금 인상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중앙일보는 4~5면 양면에 <최저임금 7530의 역습>이라는 제목의 지면을 할애했다. 게재된 기사는 <"알바 밥값 못 줘" 최저임금 오르고 실제임금 줄어든 역설>, <최저임금에 동네 물가 인상 압박 문 대통령은 "상가임대료 낮춰야">, <버티고 버티던 섬유공장 두 곳 문 닫았다> 등이다.

중앙일보는 <최저임금 인상의 역풍…'1만 원 공약'부터 내려놓아야> 사설에서 "연초부터 '최저임금 실험'의 역풍이 예상보다 깊고 광범위하다"면서 "상권마다 골목마다 벌집을 쑤셔놓은 듯 최저임금 부담에 따른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후폭풍"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무엇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고용주들이 자구책으로 감원이나 무인화·자동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그 여파로 최저임금의 보호가 가장 필요한 계층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소득 정체에 허덕이는 국민들 앞엔 물가 상승 쓰나미도 몰려오고 있다"면서 "이래서는 최저임금을 올려받고 설령 일자리를 지켜도 더 비싼 음식과 물건 값을 내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기재부는 다음달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세제 혜택 같은 땜질 처방이라면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우선 최저임금 1만 원 공약부터 포기해야 한다"면서 "현실에 맞게 지역별·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전면 손질하고상여금·숙식비 등 산입 범위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대증요법이 아닌 전면적 수술이 불가피하다"면서 "오죽하면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조차 '1만 원 공약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겠는가"라고 했다.

보수언론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난의 시기가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수언론의 주장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부작용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부작용의 대비책으로 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방안, 고용보험 인하 등을 제시하는 것을 당장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 7530원이 적용된지 이제 막 9일째에 접어들었다. 9일 관찰하고 정책 방향을 뒤집는 정부는 없다. 아직 부작용에 대한 대책은 사용해보지도 않았다. 비난보다는 지켜볼 때라는 얘기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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