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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 16회-손예진, 개취가 남긴 특별한 한 가지[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5.21 15:30

게이와 여자의 동거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등장했었던 <개인의 취향>이 16회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많은 부분들이 아쉽기만 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은 역시 손예진이었던 것 같아요. <개인의 취향>은 완벽하게 손예진을 위한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어울렸던 드라마였지요.

   
 
누구나 예상 가능했던 행복한 결말

1. 안 봐도 비디오가 되어버린 결말

상고재의 비밀을 알고 있는 진호는 박교수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할 수 없었던 마음 속 비밀을 이야기합니다. 상고재는 실패했고 그 원인은 바로 박교수 자신에게 있다고 말이지요. 상고재는 가족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가장 소중한 공간이어야 했지만 그 공간에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부인이 죽는 사고가 생기며 모든 것들이 틀어져 버렸습니다.

그 봉인을 풀어버린 진호는 모든 것들을 끄집어냈습니다. 담아두면 절대 풀릴 수 없는 비밀들은 드러내놓고 아프더라도 건드려야만 해결할 수 있는 법이기에 그의 방법은 당연하며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했지요.

개인은 최관장의 배려로 진행해왔던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완성되며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습니다. 그 자리에 꽃을 들고 나온 아버지와도 오랜 시간 담아두기만 했던 감정들을 쏟아내며 화해를 합니다. 부인만큼 딸인 개인도 사랑했다는 아버지의 말은 그녀가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였지요.

그런 행복한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진호에게 따라가 원망도 해보지만 개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떠나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그들의 사랑을 막아섭니다. 상준과 영선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그녀는 진호의 진심을 알게 됩니다. 몰래 잠들어 있는 자신에게 옷을 덮어주던 그를 그리고 진솔한 사랑이 그에게 있었음을 알고 있는 그녀이기에 진호의 모습이 더욱 아프기만 하지요.

모든 마음들을 정리하기 위해 최관장의 별장에 내려간 진호와 그런 그들을 다시 맺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최관장.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진정한 친구였지요. 개인이 결정적으로 진호의 본심을 확신하게 된 계기는 사과였어요.

   
 
사과를 반으로 잘라 먹는 개인의 모습을 보며 따라하려던 박교수는 진호의 콘셉트가 '상고재가 아닌 사과'였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과는 개인과 진호에게는 의미 있는 단어일 수밖에는 없었죠. 자신이 실수했던 것들을 만회하기 위해 진호에게 선물로 준 귀여운 미니어처 사과는 인상 깊은 장면이었습니다.

솔직하게 서로에게 숨김없이 사과하고 용서하는 관계가 되어갔던 그들에게 사과는 자신들을 맺어주는 가장 중요한 것 이였지요. 그런 사과를 테마로 담 예술원 공모전에 설계도를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개인은 확신을 하게 됩니다. 진호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과하고 있음을 말이지요.

그렇게 찾아간 별장에서 문제가 되었던 인희와도 맺힌 모든 것들을 풀어내고 아픈 진호와 하루를 보낸 그들은 활짝 갠 날만 펼쳐집니다. 자신을 못 마땅하게 여겼던 박교수도 진호를 사위로 대접하고 개인을 받아들일 수 없다던 진호 엄마도 엄마 없이 자란 개인의 사정을 알고는 바로 마음을 풀어냅니다.

담 예술원 최종 공모에 올라선 미래 건설과 엠 건축설계사무소의 설계는 당연하게도 진호의 작품이 최종 선택이 됩니다. 그렇게 위기에서 최고의 성과를 얻은 진호는 개인과 결혼을 합니다. 서로 인연을 찾지 못하던 상준과 인희가 연인이 되었다는 것이 최고의 반전일 정도로 평범한 마무리였습니다.

2. 개취를 살린 손예진과 연기자들

재미있는 소재였으면서도 아쉬웠던 것은 작가와 연출진의 능력의 한계였습니다. 일상 대사가 전해주는 오글거림은 최악이었습니다. 진지하게 연기하는 그들이 그런 대사를 던지는 장면을 보는 것은 지독한 고문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나간 것을 보면 출연진들의 연기가 탁월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꽃남'으로 규정되었던 이민호가 연기 변신을 시도했던 것도 의미 있었습니다. 비록 발음의 문제가 중간 중간 나오기는 했지만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기대가 되지요. 최소한 이민호라는 배우의 상품성은 충분하게 검증된 드라마였습니다.

코믹함을 극대화해주었던 정성화와 조은지의 연기는 코믹 조연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해주었습니다. 그들의 연기가 없었다면 무척이나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드라마가 될 수밖에 없음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연기가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알 수 있지요.

무엇보다 조연 연기의 최고는 게이 역할을 맡았던 류승룡이었습니다. 기존의 이미지와는 달리 게이 연기로 새로운 그의 모습을 보게 해주었던 그는 진정한 연기자였습니다. 말도 안 되는 엉뚱 개그를 선보이는 장면들은 독특한 매력으로 마니아들을 형성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유일한 악역이었던 인희역의 왕지혜는 아쉬움만 남겼습니다. 그녀의 악역 연기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엉성한 극본으로 인해 바보 같은 악녀가 되어버린 인희는 <개인의 취향>이 마치 버리기라도 작정한 듯 망가트려 버렸습니다. 좀 더 정교한 악녀 대본을 주었다면 인희 역을 맡았던 왕지혜는 새로운 도약이 가능했을 겁니다. 

<개인의 취향>이 주인공 개인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당연하게도 개인 역을 한 손예진에 대한 관심과 평가는 중요합니다. 만약 손예진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역할을 맡았다면 결코 지금 같은 개인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손예진은 철저하게 개인에 몰입해 그녀의 기존 이미지를 무한 확장하게 만들어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배우'로 거듭났습니다.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선머슴 같은 역할에서 사랑을 알아가고 배워가며 서서히 여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손예진은 미묘하게 변해가는 연기 톤으로 섬세하게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손예진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개인의 취향>은 손예진을 가장 화려하게 해주었습니다.

해피엔딩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엉성한 이야기는 아쉽기만 합니다. 4회 연장해 20부 작으로 진행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급하게 마무리해서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이는 변명일 수밖에는 없지요.

좀 더 능력 있는 작가와 제작진들이 <개인의 취향>을 만들었다면 어쩌면 트렌디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만드는 중요한 작품으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아쉬움들도 있었지만 개인으로 인해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상고재의 뜻이 '서로를 연모하는 곳'이라고 하듯 그들은 여전히 상고재에서 사랑하며 살겠지요.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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