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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랑하는 사이 3회- 이준호가 원진아에게 말한 ‘불독맨션’ 의미[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12.19 10:46

지독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아플 수밖에 없다. 상상도 하지 못한 쇼핑몰 붕괴 사고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남겨진 이로서 고통과 슬픔을 품은 채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이다. 그 지독한 고통을 짊어진 남녀가 다시 우연처럼 만났다. 

불독맨션을 기억하라;
죽음의 현장에서 기적처럼 살아난 이들이 다시 그 현장에서 만났다

쇼핑몰 사건 후 남겨진 이들은 고통의 시간을 부여 받았다. 가족을 먼저 떠나보냈다는 이유로 때로는 비난을 받기도 하고 스스로 그 굴레를 벗어내지 못한 채 자책만 하고 살아갔다.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해야 하는 그들에겐 그 평범한 삶도 전쟁과 다를 바 없었다.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강두는 부상을 당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수 역시 겨우 살아남아 구조 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그곳에서 만났다. 다리에 큰 부상을 입어 움직이지 못하던 강두는 그렇게 방치되었고, 겨우 구조된 문수는 구조된 곳에 아직 사람이 있다는 말도 전하지 못할 정도로 지쳐 있었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그렇게 문수의 기억 속에 그 남자는 사라졌다. 그게 마지막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남자가 다시 내 눈앞에 다가왔다. 미처 몰랐지만 그 남자가 "불독맨션"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문수는 깨닫게 되었다. 그 사람이라고 말이다. 

강두는 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길거리에서 맞고 쓰러진 그를 구해준 후에도 문수는 멀리하고 싶었다. 거칠고 버릇없는 이 남자, 우연이지만 자꾸 만나게 되는 이 남자를 피하고 싶었다. 문수가 평생 기다렸던 남자는 바로 주원이었다. 반듯하고 능력 있고 매너까지 좋은 이 남자가 좋았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이 남자가 문수에게 친근하게 대한다. 심장이 뛸 정도로 흔들리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게 진심인지 혹은 항상 누구에게나 하는 행동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매력적이다. 강두와는 전혀 다른 주원이 그렇게 문수에게 조금씩 다가왔다. 

얽히기 싫은 사람은 수시로 만나게 된다. 완진의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으로 입원하고 퇴원하는 날 택시를 잡던 그들 앞에 나타난 강두. 거친 남자다움에 완진은 한눈에 반하고, 문수는 그런 반복적인 우연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강두의 동생인 의사 재영의 혹시 만난 적 있느냐는 말도 편하지는 않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주원을 잊으려 도피하듯 외국으로 떠났던 유진이 돌아왔다. 그렇게 더는 만날 수 없는 관계임에도 사랑을 되찾기 원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그런 금지된 사랑을 하자는 유진의 제안이 반가울 리 없는 주원은 그래서 더 문수에게 집착하게 된다. 

유진은 알았다. 주원이 사랑인지 확신은 못하지만 문수에게 다가서려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문수 역시 주원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눈치 챘다. 그런 문수 앞에 거친 강두가 나타났다. 그 남자의 등장이 유진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자신이 노력하지 않아도 문수를 주원에게서 떼어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공사 현장에서 다시 만난 강두와 문수는 어긋나있다. 그런 그들의 관계가 조금씩 변하게 되는 계기는 문수의 사고 때문이다. 홀로 측량을 하러 금지구역인지도 모르고 들어선 문수는 웅덩이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혼자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그 웅덩이는 문수에게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냈다. 

자포자기한 채 앉아있는 문수에게 손을 내민 것은 강두였다. 힘겹게 웅덩이를 나온 문수.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옷을 건네는 강두의 투박함이 조금씩 그녀의 마음속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문수를 보고 돌아서는 강두. 그런 그를 보기 위해 다시 강두를 향한 문수.

그녀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자신이 바라봤던 강두의 첫 인상이 무섭고 피하고 싶었지만, 자신을 구해준 그를 보며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음을 직감했다. 그렇게 강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후부터 문수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결정적인 순간은 갑작스럽게 잡힌 회식이었다. 강두와 주원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세운 추모비를 부순 인물이 바로 강두라는 사실을 문수는 우연히 듣게 되었다. 자신이 부수고 싶었던 추모비를 강두가 부쉈다.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희생자 가족이거나 그 안에 갇혔던 사람일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문수는 부서진 추모비 앞에서 확신했다. 강두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쇼핑몰 붕괴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문수는 자신 앞에 있는 강두가 10년 전 매몰 현장에서 노래를 불러주던 그 소년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강두가 "불독맨션"이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노래를 못한다는 강두에게 문수는 상관없으니 노래를 불러 달라고 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붕괴 현장에서 목소리만 듣고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강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강두의 노래. 무슨 노래인지 알기 힘들지만, 그렇게 문수는 강두를 찾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노래가 뭐냐는 질문에 강두는 "불독맨션" 노래라고 알려주었다. 

문수만 구조된 후 추가 붕괴로 인해 강두는 사망했다고 생각했다. 극한 상황에 처하면 사람은 오직 자신만 챙긴다는 강두의 거친 말이 거슬렸고 싫었다. 자신은 그렇지 않고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강두는 알고 있었다. 문수가 바로 그 매몰지에서 만났던 소녀였음을 말이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그들에게 '불독맨션'은 서로의 기억을 소환하고 이어지는 매개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운명이었다. 강두가 문수에게 했던 모든 말들은 그저 내뱉은 것이 아닌 그녀의 기억을 끄집어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그렇게 다시 만난 그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문수 어머니는 지금도 쇼핑몰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딸 문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하게 되었지만, 쇼핑을 하는 것도 두렵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도 두려워하는 문수 어머니는 그 지독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약장수 할머니는 의사였을 가능성이 높다. 

지독한 수전노로 알려진 그 약장수 할머니는 강두를 특별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강두 역시 약장수 할머니가 특별하다. 아픈 그녀를 위해 의사인 동생에게 부탁할 정도로 말이다. 약장수 할머니는 알고 있다. 자신이 오래 살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강두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왜 그녀는 강두에게 특별할까? 그 해답의 단초 역시 10년 전 쇼핑몰 붕괴 사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제로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난 그들.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뉜 그들의 삶은 너무 달랐다. 가해자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그리고 그날의 기억을 강제로 지워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피해자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삶까지 피폐해진 채 겨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다시 만난 그 제로 그라운드에서 사랑은 시작되었다. 지독할 정도로 아픈 이들의 사랑은 그렇게 조금씩 싹을 피우기 시작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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