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와 엘에이 에인졀스가 의외로 시즌 초 삐걱대는 가운데 챈호팍의 월드시리즈 우승한을 풀어줄 양키스는 순탄하게 출발하고 있다. 몇년전 한때는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 백차승, 류제국 등이 연일 경기를 하게 되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메이져리그... 비록 지금은 추추트레인과 챈호팍만이 남아 빅리거로서 고군분투중이지만, 최고의 타자 한 명과 최고의 투수 한 명으로 일당백이길 기대해본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시즌 초 특징적인 점은, 전통의 강호인 레드삭스와 에인졀스의 시즌초반 부진이다. 드류 배리모어가 주연했던 영화(날 미치게 하는 남자)로도 더욱 알려졌고, 3연패후 4연승이라는 리버스 스윕의 기적을 만들던 빨간양말. 2년 연속 월드챔프를 이룩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헤치던 그 위용을 많이 상실했고 주전들의 노쇠화에 따른 체력적 열세도 이유일 것이다. 괴수 게레로를 텍사스로 보내고서 양키스로부터 고질라 마쓰이를 보강한 천사들 역시 투수력이 예전 같지 않아 승리보다 패전을 거듭중이다. 중부지구의 강자, 미네소타는 올해 기필코 뭔가를 이룩하겠다는 듯 대단한 초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동부지구 울렁증을 이겨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조 마우어가 돈보다 명예를 택했다는 위대함(?)을 보임으로써 팀워크가 한층 단단해졌을까?

메이저리거로서 한 사람의 야구선수로서 박찬호는... 닥치고 국민영웅이다.

야구본 지도 얼마 안 된 초중딩급들의 얼치기 누리꾼들이 찬호의 부진에 악성댓글을 달거나 무뇌충같은 욕설을 하는걸 보노라면... 정말이지 입을 찢어 버리거나 귓방맹이를 후려 갈기고 싶은 충동을 느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벌써 10여년이 넘었나? 희망이라곤 아무것도 안 보이던 IMF 시절... 나 역시 직장 생활중이었고 협조융자 받으러 관공서로 은행으로 동분서주하던 그때... 박찬호의 선발경기만큼은 밤을 새서라도 가슴 졸이며 보던... 비단 나뿐만이 아닌 한국인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그가 던진 야구공 하나에 우린 가슴 벅차했고, 그가 잡은 삼진 하나에 우린 암담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고, 그가 승리한 경기에서 우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희망을 꿈꿨었다.

박찬호 야구인생의 마지막 도전인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획득이 뉴욕 양키스에서 부디 이뤄지길 팬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기원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추추트레인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따야 할 판이다. 백차승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WBC 준우승을 하고서 한동안 떠들어대던 스포츠선수들의 병역관련 특례법 어쩌구 저쩌구는 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말로만 국민, 말로만 시민, 말 말 말 때문에 말많은 세상에서 말보다 행동을 먼저 실천하는 정치인은... 천연기념물이다.

스캇 보라스를 대리인으로 앉혔다고 그마저도 비꼬면서 또 병역문제와 관련된 뉴스가 나올때마다 씹어대는 인터넷 찌질이들... 어느 정도 골이 빈 인간들이야 실제생활에서든 온라인이든 있게 마련이지만... 해도 해도 너무 많다. 필자 역시 최근 한명의 희한뻔떠름한 정신세계를 가진 싸이코 여성 블로거때문에 곤욕을 치르면서 아주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다. 박찬호, 추신수는 자라날 모든 우리나라 야구 꿈나무 소년들에겐 우상이자 영웅이다. 축구의 박지성, 이청용, 박주영과 마찬가지다. 방구석이나 사무실 한 귀퉁이에 쳐박혀서 컴퓨터 자판기로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 된 것마냥 착각하는 짓거리는 좀 없었으면 한다. 추신수는 최근 홈런이 좀 뜸해진 아쉬움 외엔... 정말이지 이젠 풀타임 빅리거로서 손색이 없으며...더구나 씨가 말라가는 5툴 플레이어다. 부디 동갑내기 절친한 친구인 별명이와 대호가 신수의 병역혜택을 위해서 홈런쇼 좀 중국땅에서 뻥뻥 해주길 바란다.

신수는 펄펄 날아다니고 있지만... 솔직히 인디언스라는 팀은, 아니 클리블랜드라는 동네는... 농구가 주력이고 야구는 구색상품인 듯하다. 그리고 야구 참 무지하게 못하는 약팀중에서도 아주 약팀인 것만은 분명하다. 팀컨디션의 변화와 부상자 발생 등의 변수는 존재하겠지만, 올해도 역시 동부지구에서 두팀(양키스+ ?)과 중부지구(트윈스/타이거스) 한팀, 서부지구(아직까지는 전혀 종잡을 수 없음) 한팀... 뭐 이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한다. 작년시즌부터 제국은 완벽히 부활했다.

내셔널리그의 경우엔 다져스가 부진을 거듭중인데 매니 라미레즈의 부상공백으로 죽쑤는 경기가 많아졌다. 박찬호가 전성기를 보내며 일약 코리안 특급으로 활약하던 시절에도 물방망이로 유명하던 다져스... 다졌어인지 디졌어인지... 타선 막장이다.

구단주 부부의 이혼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샌디에고가 의외로 초반 대단한 승수쌓기를 보이는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인 필리스와 카디널스는 역시나 화력과 투수력에서 타팀들을 압도하곤 있지만, 필라델피아의 경우 로이 할러데이라는 불세출의 완투완봉기계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은 해마다 더 한심한 짓거리를 반복중이다. 찬호가 무척 그리운 대목이리라. 필리스와 카디널스가 대세인 내셔널리그는 좀 더 관망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서부지구와 중부지구가 하향평준화인 점도 시즌 중후반까지 치열한 포스트시즌 전쟁을 치르리라 예상케 만들고 있는데 필리스와 카디널스는 두 자리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단일리그인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중이긴 하지만, 사실 필자는 지명타자제 폐지론자다. 야구, 특히 미국 아메리칸리그와 일본 퍼시픽리그에만 존재하는 지명타자(DH) 제도는 사실 반쪽짜리 선수들 경연장에 불과하다.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이 야구의 본래 규칙이고 투수가 공격을 할 때에 여러가지 장점이 존재함은 이미 저명한 야구 과학자들과 스포츠 평론가들에 의해서 검증된 바 있다.

대만이 낳은 에이스 왕첸밍이 인터리그때 당한 부상으로 고생중인 점도 같은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작년 져주기 논란 속 광주구장에서 타석에 들어섰던 김광현은 신선했지만, 무서웠다는 느낌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지명타자라고 하는 반쪽짜리 야구선수 제도... 우리나라도 어느덧 지명타자제도를 시행한지가 벌써 30년 가까이다. 구단이 더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서머리그 부활때에만이라도 투수가 타석에 좀 들어서는 모습을 팬들에게 감상시켜 주길 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희귀품종인 좌투우타 류현진이 타격하는 것도 보고 싶고(고교때 방망이질도 잘 했음) 빅리거출신 서재응이나 봉중근이 번트대는 모습도 보게 된다면 관중 천만명도 시간문제 아닐까?

박찬호가 작년시즌 필리스에서 뛸때라면 모를까... 내셔널리그는 아무래도 아메리칸리그보다 관심이 덜 가는 게 사실이고 인지상정이다. 그나마 박찬호와 추신수가 있고 또 최고의 투수와 타자로서 활약중이니 그나마 이정도라도 관심받지... 한국인 빅리거가 사라진다면... 극소수 메이져리그 매니아들만의 스포츠로 전락하는건 시간문제라고 느낀다.

코리안 익스프레스 + 추추 트레인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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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無名冬客 http://blog.daum.net/gleehong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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