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단독 후보인 4선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당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후보들이 출마 의사를 접어 사실상 합의 추대 형식으로 무투표 당선됐다.

▲ 한나라당 김무성 신임 원내대표와 고흥길 정책위의장ⓒ오마이뉴스

부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김무성 의원은 한때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이었으나 현재는 ‘세종시’문제로 친박계와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1951년생의 김무성 의원은 14대 김영삼 대통령 후보 보좌역과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거쳐 대통령 비서관과 내무부 차관을 지낸 대표적 ‘상도동계’다. 따라서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고수 입장에 반기를 든 것에도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에는 박근혜 후보 경선 대책본부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2008년 총선한나라당 공천에서 낙천돼 친박계 낙천의원들을 이끌고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다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당내 친이·친박계간 갈등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올 상반기에는 ‘분당설’까지 나 돌 정도로 당내 갈등으로 비화됐다. 집권 3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권에 정치적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주류 친이계는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해 양 계파간 화합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신임원내대표도 “같이 잡은 정권인 만큼 주류와 비주류간 계파벽을 허물겠다”면서 당 화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1년전 친이계가 김무성 의원에게 원내대표직을 제안했을 때 반대 의사를 밝혔던 박 전 대표는 이번에는 침묵했다. 1년 전 박 전 대표의 반대 명분은 ‘정상적인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밟지 않는다는 것’으로 현재의 원내대표 선출과정에 대한 반대 명분은 사라졌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여전히 “김무성 카드를 고리로 우리가 세종시 수정 당론에 찬성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세종시 수정안과 개헌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 당내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화합과 함께 온건파인 김 신임원내대표가 냉랭해진 여야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지만 지방선거 이후 대선을 겨냥한 여야 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신임원내대표는 정치입문 전 동해제강 상무와 전무, 삼동산업 대표이사를 지냈다. 전방 명예회장인 김창성씨가 친형이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씨가 누이다.

새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친이계 고흥길 의원은 중앙일보 출신으로 당 미디어대책위원장과 홍보위원장, 제1사무부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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