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로타르 마테우스가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신임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28일 KBS 보도에 따르면 마테우스는 오는 30일 입국해 수도권 3개 구단과 감독직 계약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마테우스의 국내 에이전트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수도권 4개 구단 가운데 한 팀은 협상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K리그 구단은 FC서울, 성남일화, 수원삼성, 인천 유나이티드 등 4개 구단인데 서울의 경우 빙가다 감독이 취임한 첫 해인데다 성적도 좋아 감독 교체의 이유가 없고, 성남 역시 시즌 초반 호성적으로 인해 신태용 감독에 대한 교체를 고려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인천 또한 최근 팀이 5연패에서 탈출한데 이어 FA컵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 과정에 있어 페트코비치 감독이 교체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감독 교체를 생각할 수 있는 팀은 최근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던 수원 차범근 감독에 대한 교체를 놓고 수원 구단이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것이 KBS의 분석이었다.

KBS 보도에 앞서 다른 매체들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마테우스가 이번에 한국에 오는 이유가 모 자동차 업체의 홍보 때문이고, 한국 체류기간 중 대한축구협회와 정몽준 명예회장. 202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와 만나는 한편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여는 전통문화체험 ‘미수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KBS의 보도로 마테우스의 방한에 숨겨진 다른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만약 수원 구단이 마테우스를 감독으로 영입하는데 적극적인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차범근 감독의 자진 사퇴 발언이 있은 그 다음날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차 감독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시한 것은 팀의 동요를 막기 위한 하나의 연막작전을 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마테우스는 1980-1990년대 독일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최고의 미드필더 겸 수비수로서 총 150회에 달하는 A매치 출전 기록을 보유중이다.

그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부터 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5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했고. 특히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독일의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축구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룬 마테우스는 그러나 지도자로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헝가리 대표팀을 지휘한 경력을 지니기도 했지만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는 못했고, 지난해 4월 이스라엘의 마카비 네타냐 클럽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 별다른 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차범근 감독과 마테우스는 1980년대에 나란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있다. 두 사람이 같이 뛰던 그 시기에 차 감독은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였고, 마테우스는 젊은 유망주였다.

특히 1980년 UEFA컵 결승에서 보루시아 MG 소속이던 마테우스는 프랑크푸르트 소속의 차범근 감독의 전담 마크맨으로 나섰던 인연이 있는데 결국 그 경기에서 차 감독이 마테우스의 수비를 무력화 시키며 결승골을 어시스트, 소속팀에 UEFA컵을 안겼고, 마테우스는 경기 직후 완패를 시인했다는 이야기는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런 나름대로 각별한 인연이 있는 두 스타가 수원의 전임 감독과 후임 감독이라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30여년 전 UEFA컵 결승 무대에서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수였던 '차붐'이 겁없던 젊은 수비수 마테우스의 자만심을 뉘우치게 만들며 아픔을 안겼다면 이번에는 마테우스가 차 감독에게 씁쓸함을 안겨주는 설욕의 상황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KBS의 보도가 다른 사람의 입이 아닌 마테우스의 에이전트의 입에 의존한 보도를 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그 신빙성이나 여러 가지 상황이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 2010. 4. 29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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