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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 누가 악마를 만들었나?[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10.29 13:30

충격과 공포라는 식상해 보이는 단어의 조합을 다시 꺼내야 할 듯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악마를 보았다>편에서 다룬 이영학 사건은 이런 단어들을 모두 조합해도 부족해 보일 정도로 충격이었다. 이미 많은 부분들은 공개되었다. 이영학이 수많은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까지도 말이다. 

악마를 보았다;
괴물 이영학을 키워낸 무책임한 방송, 기부 문화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2005년 한 방송에 출연한 이영학은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희귀병을 그대로 타고난 딸에 대한 부정이었다. 희귀 질환으로 이가 없는 이 부녀의 사연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방송은 그렇게 자신도 알지 못한 채 괴물을 키워냈다. 

첫 방송을 탓할 수는 없다. 그가 과거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질타가 이어질 수는 있지만,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부녀에 대한 관심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방송을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가는 동안 과연 방송사들은 이영학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것일까?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악마를 보았다 -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두 얼굴’ 편

몰랐다면 방송 전체에 대한 신뢰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12년 동안 이영학은 말 그대로 정기적으로 출연했다. 처음에는 몰랐을 수 있지만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이영학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가 어떤 인물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2017년에도 이영학은 다시 방송에 등장했다. 그 과정에서 그가 어떤 존재인지 아무런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오직 그 거대 백악종에만 집착한 채 방송을 만들었다면 방송사들 역시 공범일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에만 집착한 채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방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잘못으로 인해 정말 장애를 가지고 혹은 희귀 질환에 걸려 힘겨운 삶을 사는 이들마저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선한 행동이 막히고, 모두를 경계하게 만든 이 추악한 사건은 그래서 상상 이상으로 크고 질이 나쁘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영학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행적을 증언을 통해 잘 구성했다. 전과 18범으로 알려졌던 이영학은 사실이었다. 전과가 10범 이상이었던 이영학에게 기이하게도 성범죄와 관련된 사건은 없었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친구들과 학교 교사를 통해 전해진 내용은 어린 시절부터 성에 집착해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 

4, 5살 어린 아이를 성추행하고, 중학생 시절에는 성폭행을 하고 당당하게 자랑하며 다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영학 아버지 사업이 잘되어 알아주는 부자였다고 한다.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퇴학 당하지 않았던 이유는 재력이 만들어준 결과였다.

집에서 용돈을 주지 않고 집안 집기들을 몰래 팔기도 했다는 이영학. 피아노까지 팔아 얻은 100만 원을 중학생이던 당시 단란주점에서 흥청망청 쓰기도 했다고 한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광기에 휩싸인 괴물이었지만 누구도 그를 바로잡으려 노력하지 않았다. 아버지 사업이 부도나고 이혼한 후 힘든 시절이 다가오자 이영학이 선택한 것이 바로 방송이었다.

거대 백악종이란 희귀 질환을 앞세워 방송에 나간 후 이영학은 다시 부를 되찾았다. 방송은 그에게 치킨집도 선물했다. 하지만 당시 그곳에서 알바를 하던 여성의 입에서 나온 증언은 충격이었다. 방송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성희롱 발언들을 쏟아내던 이영학은 바뀐 게 전혀 없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악마를 보았다 -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두 얼굴’ 편

이영학은 자신과 딸이 가진 병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방송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10여 년 동안 그가 공식적으로 후원받은 금액만 12억이 넘었다고 한다. 딸 수술비로 들어간 비용은 1/10도 안 된다. 그것마저 사실인지 따져야 할 상황일 정도다. 

희생자 부모의 간절함과 달리, 현장의 경찰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해당 경찰 9명이 징계를 받기는 했지만, 과연 그것으로 부조리는 끝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반복된 논란은 절대 고쳐지지 않고 이어질 뿐이니 말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충격적인 증거는 이영학 아내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다. 자신의 집 화장실 창문을 통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던 그녀의 죽음은 너무 기이하다. 그 좁은 문을 통해 마치 점프하듯 오른쪽으로 이동해 추락할 수는 없는 상황 증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영학 집 바로 밑 간판에 부딪친 흔적도 발견되었다. 어머니 죽음을 전혀 몰랐다는 이영학 딸 방 바로 밑에 생긴 증거다. 이영학 딸 방 창문으로 직선으로 이어진 그 증거들은 이 사건 역시 철저하게 조작되었음을 이야기한다. 화장실과 화장실 창문 틀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과 이영학과 그 딸의 증언만으로 자살로 치부한 경찰의 무능과 무기력함은 다시 한 번 분노하게 한다. 

기이한 이 사건을 이영학 딸 방에서 떨어졌다고 보면 완벽해진다. 이영학과 그 딸의 진술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과 그 죽음 역시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다. 뒤늦게 이영학에 의해 공개된 유서 역시 집안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컴퓨터로 작성된 것이다. 그 내용 역시 부인이 작성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들이 다수 등장한다. 

갑작스럽게 자살을 시도한 아내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서 유서를 작성해 찾기도 어렵게 침대 밑에 숨겼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리고 유서 안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성적 희롱들이 가득했다고 한다. 딸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후 이영학이 증거로 만들기 위해 남긴 영상 속에서는 유서조차 남기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다. 황당하지 않은가?

부인이 사망한 다음날 그의 형은 세척기와 물을 이용해 핏자국을 지우기에 여념이 없다. 뒤늦게 등장한 이영학과 딸도 열심이다. 그리고 이영학은 사건 현장에서 집을 올려다보는 장면도 등장한다. 사망한 아내를 자살로 만들기 위한 조작의 현장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CCTV 영상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악마를 보았다 -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두 얼굴’ 편

어린 시절부터 괴물이었던 이영학은 그렇게 악마가 되었다. 악마가 되는 과정에서 방송 역시 큰 역할을 했다.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괴물의 정체를 방송은 애써 외면했다. 그렇게 이영학 딸 친구 사망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까지 괴물은 악마의 정체를 숨길 수 있었다. 

기부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미 기부 사기 사건들이 크게 터지며 기부에 대한 시각이 날카로워진 시점에서 이영학 사건은 기부 문화 자체를 냉각시킬 수밖에 없다. 기부와 관련해 기본적인 시스템 정비가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준다. 착한 마음을 악용하는 이 괴물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암덩이처럼 자라나고 있으니 말이다. 

방송은 분명 반성해야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많은 방송에서 이영학을 불쌍하게 묘사해 방송해왔다. 한두 방송에서 언급된 정도라면 몰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반복적으로 다루면서도 단 한 번의 의심도 없었고, 그렇게 후원된 금액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방송 역시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괴물을 악마로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인가? 

이영학이라는 괴물이 악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지하지 않은 가족들, 그리고 오직 방송을 위한 방송에만 집착한 미디어 역시 공범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전히 언론을 통해 거짓말을 하고 조작을 일삼으려는 이영학과 그 가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절실하다. 그리고 기부 시스템에 대한 정비와 함께 방송 역시 자신들이 다룬 소재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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