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달달해질수록 국민은 씁슬해집니다.”

4월 중순 같지 않은, 영하의 날씨. 여의도의 칼바람을 피하기 위해 온 몸을 꽁꽁 싸맨 500여명이 14일 저녁 7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 남문광장에 모였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만 하는 ‘달달한 MBC’를 거부하기 위해 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노조원들을 비롯한 언론 노동자, 시민, 누리꾼, 학생 등이 MBC 지키기에 나섰다.

무대에 오른 가수 강산에씨는 ‘후회하고 있다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등을 불렀다. 강산에씨는 촛불을 든 노조원 및 시민들을 향해 “다들 고생이 많다. 도와드릴 건 없지만 잘 되시길 응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학생나눔문화 율동팀도 “언론은 민주주의의 거울”이라며 “누군가 거울을 깨트리려고 한다면 서로 거울이 되어서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재방 삼방도 좋으니 꼭 승리하라”고 덧붙였다.

파업 때마다 등장하는 MBC 노래패 ‘노래사랑’도 무대에 올랐다. 노래 시작에 앞서, 허일후 아나운서는 “4번째 싱글앨범을 발표함과 동시에 4번째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MBC 밴드 SPB(Strike project band)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때 MBC가 파업에 나서는데, 파업 때마다 등장하는 SPB도 이제 그만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행동하는언론소비자연대 네티즌 카페에서는 주먹밥 300개를, 철도노조에서는 컵라면을 노조에 전달했다. 이 뿐 아니라,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민주노총을 비롯해 공무원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이 참여했다. 지지 성금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까지 MBC노조에 855만원의 성금이 전달됐다.

▲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한 1만인 촛불 문화제'가 14일 오후 7시 MBC 남문에서 열렸다. ⓒ권순택

▲ MBC 파업을 지지하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 ⓒ권순택
▲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 최상재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촛불에 불을 켜고 있는 모습. ⓒ권순택

▲ 이날 MBC 촛불문화제에는 MBC노조는 행동하는소비자연대로부터 주먹밥 300개와 철도노조로부터 컵라면을 후원받았다ⓒ권순택

▲ MBC 노래패 '노래사랑'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파업돌'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권순택
▲ MBC 촛불문화제에서 공연을 펼치는 강산에의 모습 ⓒ권순택
▲ MBC SPB가 공연하는 모습ⓒ권순택
▲ MBC 촛불문화제에서 상영된 영상의 모습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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