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신드롬(syndrome)의 사전적 의미는 '하나의 공통된 질환, 장애 등으로 이루어지는 일군의 증상'을 일컫는다. '트위터'(twitter)는 어떠한가? 스마트폰 출시 이후 트위터는 하나의 신드롬적 기호로 맹렬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는 트위터를 미지의 미디어 환경 도래에 앞서 떠밀려온 빙산의 일각이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롭게 열린 즐거움의 한 경지라고도 한다. 당신은 '트위터리안'인가? 혹시, 블로거라는 호칭에도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는데, 영 삶이 '스마트'하지 못한 것 같아 찜찜한 상태는 아닌가?

<미디어스>에서 트위터 신드롬의 현재 진행형을 추적하고자 한다. 과연, 트위터는 일방적 언론 장악의 상황에 맞서 정보유통의 민주화라고 하는 공통된 꿈을 향해 가는 상징의 영토가 될 것인지 아니면 그저 하나의 브랜드가 또 하나의 트랜드 되어가는 기착의 프로그램일런지 다양한 트위터리안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 진화의 현장을 기록하고자 한다.

▲ 지난 9일 언론연대, 공공미디어연구소 주최로 열린 '블로그와 트위터, 당신의 삶은?' 토론회의 모습ⓒ도형래·김동찬
일전에 문화연대 이동연 샘이 '외규장각 반환을 위한 다음청원운동 관련 메일을 보내왔다. 500명이 서명해야 하므로 바쁘더라도 동참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다음 아고라에 로긴해보니(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91046) 150명 정도가 서명중이었다. 아고라에 서명을 남기고 트위터에 "문화연대가 팔 걷어부치고 진행중인 외규장각 반환 청원운동 - 서명과 RT 부탁함다.."라고 올렸다.

트위터 10여 명이 순식간에 리트윗을 해주었다. 내 팔로어는 300여 명에 불과하지만 10여 명의 리트윗과 리트윗의 리트윗 팔로어까지 어림잡으면 최소 5천-1만 트위터에게 순식간에 전달되었겠거니 싶다. 500명 서명은 가뿐히 이뤄질 거라 생각했고, 이게 내 트윗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니 일치감치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이동연 샘한테 밥 사라 해야지.

한나절 지난 후 아고라에 들어가봤다. 헐~ 기대가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서명 인원은 10명 정도 늘어난 160명 정도에 불과했다. 오늘 들어가보니 259명이 서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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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프레시안에 '삼성공화국 만든 것은 창녀언론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00404130816&section=02) 자극적인 제목인지라 본문을 자세히 보니 '창녀언론'은 부적절한 표현이었다. 두 번에 나누어 트윗을 했다.

"프레시안에 삼성공화국에 기여한 언론을 '창녀언론'이라고 빗댔는데 매우 부적절.. 원제도 '구리전표'로, 굳이 비유하자면 성매매언론이라고 하던가.."

"본문에서도 "창녀를 숙녀라고 부를 수 없고 창녀에게 숙녀 대접을 해줄 수 없는 것과 같은 논리" 식으로 서술.. 이런 식의 생각이라면 삼성 비판하지 않는게 낫겠다. 쯧쯧.."

7명의 트위터가 공감의 멘트를 덧붙이며 리트윗을 했다. 프레시안 관계자가 이 트윗을 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얼마 후 글의 제목을 '삼성공화국 만든 것은 대한민국 언론이다'로 수정했다. 다행이다 싶어 클릭해보니 본문은 전혀 수정이 안 되어 있다.

그래서 "프레시안이 제목만 '창녀언론'을 '대한민국언론'으로 수정했네요. 본문에는 '창녀언론' '창녀를 숙녀라 부를 수 없고..'가 버젖이.. 쯧쯧.."이라는 트윗을 날렸는데, 이번엔 리트윗 반응이 없었다. 아마도 이 시점에는 팔로어들이 트윗 중이 아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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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블로그와 트위터, 그리고 당신의 삶은?'이라는 제목으로 언론연대와 공공미디어연구소가 제1회 블로그포럼 자리를 마련했다. 토론 항목에 ‘사회운동과 트위터.블로그’가 있었는데 민우회 한 활동가(@narang1917)가 나름 진단을 내놓았다.

“(1)운동단체들은 면 대 면 조직화에 익숙하고 전통적인 활동방식을 고수한다. (2)사회는 조직보다는 개인 간의 소통을 중시하는데 운동단체는 조직의 입장과 행동이 중요하다 보니까 좇아나가지 못하는 거다. (3)마지막으로 활동가들은 자본이 주도한다는 거부감이 있다. 아이폰이 나와도 애플자본의 음모와 상술을 이야기할 때가 있다. 느슨한 관계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개인 간의 집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트위터가 사회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단정하지 않았으면 싶다. 200여 명 팔롱과 300여 명 팔로어 규모인 나로서는 주로 여론동향 살피기와 친소관계 있는 활동가.연구자와 말주고받기 용도 정도로 트위터를 한다. 팔롱이 200여 명 정도 되니 출퇴근 길과 컴앞에 있을 때 접근하면 별도의 리스트 없이 빠뜨리지 않고 구독이 가능하다. 200명 정도의 팔롱으로 트위터 동향을 따라잡는 데 그닥 문제가 없다. 속보나 좋은 정보, 문제있는 기사는 트위터들의 링크에 대부분 걸린다. 워낙 열심히 하는 파워트위터는 팔롱하지 않아도 리트윗을 통해 타임라인에 올라온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 팔롱 규모를 늘리지 않을 생각이다.

사회운동하는 활동가 중에 트위터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10% 정도 쳐주면 후하지 않을까 싶은데. 세상을 바꾸는 힘이 곧 트위터에서 나온다고 호들갑 떠는 건 곤란하다. 그저 자기 체질에 맞게, 자기 용도에 맞게 잘 활용하는 만큼 도움이 되는 유용한 도구, 트위터에 대한 정의로는 이 정도가 적당하지 싶다.

마지못해 한다는 분이 계시는군. 난 그냥그냥 트위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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