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서울신문이 대주주 호반그룹 행사를 1~2면 톱에 배치해 "노골적인 지면 사유화"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신문은 26일자 1, 2면 톱 기사로 <대한전선, 당진에 ‘해저케이블 메카’ 만든다>, <김성관 “과감한 투자에 감사” 김태흠 “대한전선, 충청의 가존심”> 을 게재했다. 서울신문 대주주인 호반그룹의 계열사 대한전선이 25일 충남 당진에서 ‘해저케이블 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는 내용이다. 해당 소식을 다룬 주요 일간지는 중앙일보뿐이었고, 그것도 경제면 단신이었다.

서울신문의 기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선회사인 대한전선이 첨단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생산 역량까지 갖추게 되는 의미있는 순간”이라며 “(중략)과감한 국내투자를 결정한 대한전선에 감사를 표한다”는 김정관 산업통산주 장관의 서면 축사로 시작했다.
서울신문은 ‘착공식에 김태흠 충남지사,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성환 당진시장 등 관계자 350여명이 참석했다’며 “호반그룹 창업주인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김민성 호반그룹 기획관리실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고 소개했다.
서울신문은 ▲대한전선은 2공장을 통해 국내 HVDC 해저케이블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2040년 전 세계 HVDC 해저케이블 시장이 40조원 규모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1면 ‘대한전선 착공식 기사’ 하단에 <日 이어 유럽도 車관세 15%… 한국만 남았다>가 배치됐다. 미국이 유럽연합에 대한 차동차 관세율도 15%로 낮췄으나 한미간 관세협상 후속 협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내용으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에서는 1면 톱으로 다뤘다.

주요 일간지 중에서 ‘대한전선의 착공식’을 지면 기사로 다룬 곳은 중앙일보의 ‘단신’ 기사를 제외하면 한 곳도 없었다. 중앙일보도 별도로 발행되는 ‘중앙경제’ 4면 경제 일반 코너인 [Biz & Now]에서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생산공장 착공> 단신으로 처리했다.
탁종열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소장은 26일 미디어스에 “너무나 노골적인 대주주의 지면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탁 소장은 “기사에 대한전선이 호반그룹 계열사로 소개하고 있고, 호반건설 관계자들을 일일이 나열했다”며 “보통 언론사 대주주들은 이런 보도를 하더라도 가급적 숨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탁 소장은 “건설사가 대주주인 언론사가 한두 곳이 아닌데, 이런 노골적인 보도는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탁 소장은 “서울신문 구성원이 이런 노골적인 지면 사유화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호반의 편집권 침해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됐다. 언론계에서 건설사의 언론사 소유 금지 논의까지 나왔는데, 구성원들이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최대주주가 된 후 호반건설 비판 기사가 대거 삭제되고 공정위의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고발 사실 등이 보도되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 기자들이 ‘편집권 침해’를 비판하며 대거 이직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주요 일간지 1면 기사는 아래와 같다.
조선일보 <3500억달러 논란에… 환율 1400원 뚫어> <與, 정부 조직법 처리 강행… 野는 필리버스터로 맞대응> <李 외교무대서 불거진 ‘한미 관세 협상 갈등’> <李 “北, 체제유지 위한 핵 충분히 확보”>
중앙일보 <3500억 달러 청구서…“협상때와 말바뀌었다”> <이 대통령 “한국주식 저평가” 월가에 투자 당부>
동아일보 <금융위 해체-금감원 분리… 하루아침에 없던 일 됐다> <李 만난 베선트, 트럼프에 ‘韓 통화 스와프’ 요구 전하기로> <78년만에 간판 내리는 검찰청> <“현장 면접 뒤 채용… 내 일을 잡았어요”>
한겨레 <‘검찰청 폐지’ 등 정부조직법 상정…국힘, 필리버스터 돌입> <이 대통령-미 재무 면담…“3500억달러 투자 협상 중대 분수령”> <자살, 40대 사망 원인 암 제치고 1위...실직·이혼 등 경제· 정신적 압박>
경향신문 <이 대통령, 미 재무장관 만나 “대미투자 상업적 합리성 중요”> <일본 이어 EU도 15%…미, 한국 차에만 25% 관세> <“중, 2035년까지 온실가스 7~10% 감축” 시진핑, 유엔 화상연설서 첫 제시> <여당 ‘금융감독기구 개편’ 접었다>
한국일보 <탁상공론이 부른 혼선... 당정대 "금융위 분리" 발표 18일 만에 무산> <'빚 갚기 힘든' 자영업자 늘고, 한계기업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이 대통령, 美 베선트에 "관세 협상, 양국 이익 부합해야"... 대통령실 "중대 분수령"> <中, 첫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시..."기후변화는 사기" 트럼프와 대조>
국민일보 <금융당국 개편안 결국 철회> <“기후변화 극복 위한 금융자본 투자 이어져야”> <이 대통령, 베선트 美 재무장관 만나… “상업적 합리성 바탕 논의 진전 기대”>
세계일보 <“금융위·금감원 유지”… 당정대, 정부조직 개편 수정> <李대통령 “대미투자, 양국 이익 부합하게 진전돼야”> <조희대, 신임 법관에 “헌법은 재판 독립·법관 신분 보장”> <40대 사망원인 1위 ‘고의적 자해’… 암 제쳤다> <“급성장하는 드론산업… 신성장 동력으로”>
문화일보(25일 석간) <韓·美 ‘무제한 통화 스와프’ 충돌> <與, ‘검찰청 폐지’ 정부조직법 관련… “본회의서 처리할 것”> <네이버, 업비트 품는다> <대법, ‘간첩혐의’ 前 민노총 간부 징역 9년6개월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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