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감사원에 윤석열 정부 TBS 출연기관 해제 과정의 위법성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공익감사가 청구됐다.
서울시와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하는 감사원 감사가 실시될지 관심이 쏠린다. 행안부는 방통위의 TBS 정관 변경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서울시의 TBS 출연기관 지정 해제 신청을 반려했다. 하지만 이후 행안부는 TBS 정관 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기관 해제를 결정했다.

28일 92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에 TBS 출연기관 해제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700명의 시민, 언론인이 공익 감사 청구인으로 참여했다.
소현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TBS를 지방출자출연법상 출연기관에서 해제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행안부, 방통위에 위법·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감사를 청구한다"며 "TBS는 관련 법령에 따른 출연기관 해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의회가 설립·운영조례(TBS 지원조례)를 폐지하자 서울시가 출연기관 해제를 요청, 행안부가 이를 고시했다. 주무기관인 방통위는 이 과정에서 아무런 제동도 하지 않았다"고 가리켰다.
소 변호사는 "출연기관은 단순히 국가에서 자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적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출연기관 해제는 설치·운영 조례를 폐지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관련 법령의 요건에 따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특히 TBS의 경우 방송사업자이기 때문에 방송법에 따라 지배구조 변경을 위한 방통위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는 지난 2022년 'TBS 폐지 조례' 의결을 강행했다. 해당 조례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시행됐으며 이에 따라 TBS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하던 서울시 출연금 지원이 법적 근거를 상실해 중단됐다.
폐지 조례 시행과 함께 TBS 출연기관 해제 절차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TBS 출연기관 해제를 행안부에 신청했으나 두달 뒤 행안부의 '2024년도 3분기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지정 고시'에서 TBS는 서울시 출연기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시 행안부는 서울시에 방통위의 TBS 정관 변경 허가 이후 출연기관 지정 해제를 신청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윤석열 정부 TBS 민영화 난색")
이에 TBS 이사회는 지난해 8월 27일 TBS 정관을 민법상 비영리 법인으로 개정하는 안을 의결하고 방통위에 허가심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행안부는 지난해 9월 10일 방통위 허가를 기다리지 않고 TBS 출연기관 지정을 해제했다. 더구나 서울시 홍보기획관과 재정기획관은 현재까지 정관에 의해 당연직 이사로 재직 중이다. TBS 대표 선임권도 서울시장에게 있다. (관련기사▶결국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된 TBS …"방통위 정관 변경 차일피일")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행안부가 TBS 출연기관 해제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 행안부는 지난해 7월과 8월 두 번 방통위에 TBS 출연기관 해제에 관한 검토의견을 문의했다"며 "당시 방통위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는데 행안부는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했다.
채 의원은 "지난해 7월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 요청을 반려하면서 정관개정 절차를 먼저 진행하라고 했던 게 행안부다. 그런데 행안부는 지난해 9월 갑자기 정관 개정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출연기관 해제를 승인했다"며 "두 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행안부 입장을 바꾸도록 한 정치적 외압은 없었는지 감사원 감사에서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 김현 의원은 "TBS 직원들이 지난해부터 월급을 받지 못했으면 방통위는 당연히 제대로 방송이 되지 못하는 점과 직원 처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원상복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했어야 했다"며 "방통위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고, 지난 1월 (탄핵소추 기각으로)복귀한 이진숙 방통위원장도 TBS 문제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진숙 위원장은 TBS에 대한 고의적 책임 회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박유진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남아 있는 TBS 구성원 180여 명이 1년 가까이 아무도 10원 한 장, 월급 한 푼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고통이 왜 일어났을까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이 자리에 섰다"며 "TBS를 지원하지 않겠다며 조례를 폐지한 것과 TBS 출연기관 해제를 서울시와 행안부가 결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했다.
박 시의원은 "오세훈 시장은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김어준의 '나 다시 돌아갈래' 말 한 마디가 불을 질러 TBS가 폐지된 것 아니냐는 경악할 발언을 했다"며 "TBS 출연기관 해제 과정에서 행안부와 방통위가 스스로 해야 할 결정적 역할을 포기하고 어떤 방향성에 복무하고 한 것인지 감사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TBS 해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180명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한다"며 "TBS 해체는 행정의 탈을 쓴 정치적 폭거였다. 시민세금으로 운영되어 온 공영방송을 정권과 서울시가 손잡고 망가뜨린 사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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