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사장 박장범)가 '대통령과 우두머리 혐의' '군:항명과 복종' 편의 제작 책임자인 <시사기획 창> 팀장에 대해 인사교체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기획 창>은 제작자율성 침해 논란이 발생했던 프로그램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사측이 눈엣가시 보직자에게 인사 폭력을 휘둘렀다"며 "내란잔당"이라고 비판했다. 

13일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사측은 보도시사본부 프로그램인 <시사기획 창> 담당 팀장에게 교체를 통보했다"며 "건강한 토론과 설득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상식을 내팽개치고 폭력적인 인사로 프로그램을 장악하려한 사측은 스스로 공정방송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1TV '시사기획 창-대통령과 우두머리 혐의' 방송화면 갈무리
KBS 1TV '시사기획 창-대통령과 우두머리 혐의' 방송화면 갈무리

언론노조 KBS본부는 "해당 팀장은 '파우치 박장범' 취임 이후 <시사기획 창> 팀장으로 부임해 기자들과 5개월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며 "특히 해당 기간은 사상 초유의 친위 쿠데타인 12·3 내란이 발생한 직후였고, 정통 시사프로그램을 표방하는 <시사기획 창> 제작진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내란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내란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다루며 사회적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KBS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KBS는 <시사기획 창> A 팀장에게 인사교체를 구두로 통보한 상황이다. 이에 A 팀장, <시사기획 창> 제작진, KBS 기자협회 등이 사내게시판에 부당한 인사교체에 대한 비판글을 연달아 싣고 있다. KBS 내부에서 이미 A 팀장의 후임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1월 '대통령과 우두머리 (혐의)' 제작 때 사측은 방송 당일까지도 소소한 부분까지 꼬투리 잡으며 방송을 훼방놓았다"며 "지난달 '군:항명과 복종' 때는 제작진도 모르는 일방적인 편성변경이 자행됐고, 프로그램 내용은 물론 편성변경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14일 KBS 1TV에서는 <[시사기획 창] 대통령과 우두머리 혐의 - 여러분 저를 믿으시죠Ⅱ> 편이 방송됐다. ▲여·야·언론의 비판을 듣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연설 168건 분석을 통한 입장 변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 분석 ▲극우유튜브-부정선거 음모론과 언론 역할을 다뤘다.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특정 간부들로부터 '윤석열-박장범 대담 영상을 왜 넣었냐' '계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제대로 담지 않았다' '민주당의 국정운영 방해 내용을 추가하라' 등의 지시가 내려왔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프로그램 제목은 '대통령과 우두머리'에서 '대통령과 우두머리 혐의'로 변경됐다. (관련기사▶KBS '대통령과 우두머리', 외압·검열에 가까스로 방송)

지난 4월 22일 방송된 <[시사기획 창] 군: 항명과 복종>편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비무장한 시민들과 대치한 계엄군들이 겪은 트라우마를 조명했다. 제작진은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군 장성 다수가 육사 출신이라는 점을 짚으며 '복종하는 기계'를 양산하는 육사 조직 문화를 지적했다. 지난 4월 1일 보수 성향 언론단체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이 성명을 통해 '군: 항명과 복종' 편을 문제삼아 사전 외부유출 논란이 불거졌다. (관련기사▶KBS '군: 항명과 복종' 제작진도 몰랐는데 보수단체 "미뤄져")

KBS 1TV '시사기획 창-군: 항명과 복종' 방송화면 갈무리
KBS 1TV '시사기획 창-군: 항명과 복종' 방송화면 갈무리

언론노조 KBS본부는 "기자들의 헌신과 열의로 우여곡절 끝에 방송이 될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는 담당 팀장의 역할도 있었다. 기자들의 의견을 충실히 듣고 국장에게 설명하면서 상호 토론과 설득을 하면서 어떻게든 프로그램이 방송될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이제와 김철우 시사제작국장은 담당 팀장이 자기 편을 들지 않고, 기자들의 편을 들었다며 불편하다는 옹졸한 마음으로 인사를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프로그램 정보 유출자를 규명해야할 사측이 오히려 프로그램을 지키겠다고 한 사람을 인사조치하겠다는 상황에서 앞으로 누가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하겠는가"라며 "또다시 제작자율성을 훼손하면서 폭력적으로 인사조치를 단행한 사측은 스스로 불법계엄을 자행한 내란 세력의 잔당임을 증명한 것이다. 더이상 KBS를 망가뜨리지 말고 잘못된 인사시도를 중단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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