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침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4일 국회에 불출석한 윤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문을 대독했다. 대통령이 아닌 총리가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한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회 개원식에도 불참했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우 국회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이 직접 시정 연설을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국회에 대한 존중”이라며 “불가피한 사유 없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다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우 의장은 “민생 위기가 국민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고, 의료 대란, 세수 펑크 남북 대결과 북러 군사 밀착 등 국민의 고통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국민에게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국민은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국민에게 보고할 책무가 있다”며 “대통령의 시정 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수장으로서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도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한 총리가 윤 대통령 대신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것을 두고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취지로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나왔어야 했다”며 “최근 각종 논란이 불편하고 혹여 본회의장 내 야당의 조롱이나 야유가 걱정되더라도 새해 나라 살림 계획을 밝히는 시정연설에 당당히 참여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지난 국회 개원식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를 패싱하는 이 모습이 대다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냉철하게 판단했어야만 한다”며 “거듭,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과 그를 설득하지 못하는 무력한 당의 모습이 오늘도 국민과 당원들 속을 날카롭게 긁어낸다. 국민들께 송구하고 면구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3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이 예고되자 “역대로 총리께서 대독한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거리로 나서는 분위기 속에서 차분한 시정연설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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