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중일마' 논란을 빚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조선일보에 윤석열 정부에 '친일' 비판하는 사람들이 한·미·일 협력을 통한 혜택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조선일보는 '중일마' 논란을 다루지 않았다. 대신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1년'을 1면 기사와 사설을 통해 중요하게 다뤘다. 

윤석열 대통령의 죽마고우이자 이종찬 광복회장의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 주위에 역사에 대한 이상한 견해를 부추기는 이들이 있지 않나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종찬 광복회장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조선일보 8월 19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터뷰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 8월 19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터뷰 기사 갈무리

19일 조선일보는 <“美 핵자산, 항상 한반도 근처에… 단 한순간도 공백 없어”>라는 제목으로 김태효 차장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해당 인터뷰는 18일 대통령실에서 이뤄졌다. '중일마' 논란 가운데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태효 차장은 "윤석열 정부에 '친일' '매국' 비판을 하는 분들은 한일, 한·미·일 협력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안보·경제적 이익과 혜택을 누렸는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면서 "캠프 데이비드 협력 체제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전략적 이득이 되고, 또 우리 국민한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지를 자꾸 증명해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태효 차장은 "우리가 말할 것은 말하고 일본 측이 해야 될 행동을 촉구하되, 한일 간 협력으로 우리가 얻어낸 성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확보를 하고 우리가 리더십을 행사하겠다"며 "과거 논쟁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 담론으로 변화시키도록 노력하겠다. 그것이 더 큰 그림에서 일본을 이기는 길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태효 차장은 국가안보실장이 세 차례 경질되는 동안 자리를 유지해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 '실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효 차장은 '실세인가'라는 질문에 "그냥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며 "입김을 발휘해서 권력을 행사하거나 인사권을 좌지우지하거나 이러기에는 내가 할 일이 너무 많고 늘 바쁘다"고 했다.

조선일보 8월 19일 1면 기사, 사설 갈무리 (빅카인즈)
조선일보 8월 19일 1면 기사, 사설 갈무리 (빅카인즈)

이날 조선일보 주요 지면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1주년'이 장식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한미일 “흔들림 없는 믿음… 3국 협력은 필수 불가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하고, <미·일 리더십 교체기에 맞는 캠프 데이비드 1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미국 대통령이 아무리 동맹을 중시해도 한일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선 한·미·일 공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선제적으로 징용 배상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며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았다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김태효 차장의 '중일마' 논란을 온라인·지면에서 다루지 않았다. 조선비즈가 기사<대통령실 "자신감에 기반해 한일관계 구축해야">에서 대통령실 해명을 중심으로 '중일마' 논란을 전했다.

김태효 차장은 지난 16일 KBS '뉴스라인W'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 억지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게 과연 진정한가"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언론에 "한·일 국교 수립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었다"며 "그러한 사과가 피로감이 많이 쌓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 피로감'이라는 해명은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됐다.   

윤석열 정부는 광복절을 앞두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의 '친일' 논란을 빚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용산에 밀정의 그림자가 있는 것 같다"고 직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에 광복회장, 야당, 국회의장이 불참했다.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빠졌다.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 '사이비 지식인' '검은 선동세력'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이종찬 광복회장이)왜 이러시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멘토로 불렸던 이종찬 광복회장이 윤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두 사람의 관계는 윤 대통령이 평소 이 회장을 '아버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 회장의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울 대광초와 서울대 법대를 함께 다닌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다. 이 교수의 부인은 지영미 현 질병관리청장"이라며 "여권 일각에서는 오히려 오랜 인연을 충돌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중략)여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여전히 윤 대통령을 아들 친구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철우 교수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일제의 식민지배가 불법 무효'라는 대한민국의 일관된 기조를 분명하게 밝혀 모든 논란을 없애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철우 교수는 "정부가 독립기념관 이사로 일제의 수탈을 부정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을 임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반일 종족주의' 공저자를 임명한 데 이어 독립기념관장에까지 논란이 많은 인물을 임명한 걸 (광복회가)'도발'로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동아일보 8월 19일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기사 갈무리 (빅카인즈)
동아일보 8월 19일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기사 갈무리 (빅카인즈)

이철우 교수는 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과거사 언급이 없었다는 질문에 "전(쟁) 전 일본이 가한 고통을 일깨우는 걸 회피하는 게 일본의 적극적 조치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철우 교수는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내는 건 불가피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개선이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러나 일본과의 우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서도 국가의 역사적 자기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중략) 일본의 비위를 맞추며 무슨 조치를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구걸, 굴종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이철우 교수는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변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 주위에서 이상한 역사의식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철우 교수는 "대통령에게 '중도 민심을 잃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중도 민심을 잃으면 곤란하지 않으냐'고 했는데,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해야 중도로 확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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