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보수 유튜버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사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방송의 공정성’을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의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영삼 체제의 코바코가 'MBC 광고 탄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코바코는 MBC 등 공영방송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공공기관이다.

1일 취임사 하는 민영삼 코바코 신임 사장(사진=코바코)
1일 취임사 하는 민영삼 코바코 신임 사장(사진=코바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1일 코바코 사장에 내정설이 돌았던 민 원장을 임명했다. 민영삼 신임 사장은 같은 날 취임식을 열었다. 코바코 구성원들은 그간 민 사장을 정치 편향성 등의 이유로 '사장 부적격 인사'로 규정해 왔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 사장의 경우 이진숙 위원장이 지명되기 전부터 내정설이 나왔기 때문에 인사의 주역은 용산(대통령실)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민 사장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몸담았고,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또 종편과 유튜브 등에서 민주당 공격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김 시사평론가는 “코바코는 MBC, KBS 등의 광고 영업을 대행하는 기관으로 정파적일 수도 없고 대결적이어서도 안 되는 곳”이라며 “이런 곳에 이른바 ‘방송 전사’를 보내 도대체 어떻게 영업 성과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인가. 무색, 무풍지대로 남겨놔야 할 코바코에 정치적 편향성이 극심한 사람을 앉혀놓고 '방송의 공정성'을 운운하는 것은 자기모순이고,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코바코 구성원은 “코바코 사장이 업무 수행에 있어 정파적 색채를 드러낸다면 조직은 신뢰를 잃고, 대한민국 광고 시장 전체가 표류하게 될 것”이라면서 민 사장의 임명을 반대해 왔다.

민 사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야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난해 왔다. 그는 코바코 임원추천위 후보자 면접 심사일인 지난 6월 14일 유튜브 방송에서 “개구리가 뒤지기 전에 다리 쭉 뻗잖나”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는 금년 전기 국회 때까지 다리 쭉 뻗다가 찍 하는 그런 상태가 오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고 발언했다.

민 사장은 지난달 19일 방송에서 한 대표를 향해 “지금 당대표 하려고 알랑방귀 뀌고 거짓말하는 거 아니냐. 위선자 아니냐”고 말했고, 21일 방송에서는 “저자가 대표가 되면 아주 잔대가리 핑핑 굴릴 것”이라고 말했다. 

7월 2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7월 2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윤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국회에 송부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이 시기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 사장의 정치 편향성이 공영방송의 광고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25일 열린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당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게 “코바코 사장 인사 중에 유력하다고 알려진 민 모 씨는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광고를 하나의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진숙 후보자는 “편향성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해서 문제가 없는 인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 후보자가) MBC나 이런 기관에 대해 광고를 통제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들릴 수 있는 말을 했기 때문에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과거 자신의 SNS에 ‘MBC 광고 거부’를 종용하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2022년 11월 10일 “대통령 전용기에 MBC 취재단을 태우지 않는 것에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은 속은 시원하겠지만 다른 식으로 MBC를 응징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시청 거부하고 광고를 주지 않는 등 방법은 많다”고 적었다. 

한편 언론노조는 1일 성명을 내어 “민영삼 코바코 신임 사장은 여러 정당을 옮겨 다닌 복잡한 정치 전력, 야당 대표에 대한 막말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극우적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내 왔다”며 “미디어 관련 전문성이 전혀 없어 윤 대통령, 이 위원장 등과 극우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임명 사유”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쯤 되면 공영방송과 각종 미디어 공공 기관을 장악하는 데 몰두하는 윤석열 정권의 속내는 삼척동자도 알 수밖에 없다”며 “극우 모리배 집단의 철 지난 이념 전쟁을 벌이려는 망상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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