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민영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이 사장 공모 당시 제출한 지원서 상당 부분이 '공란'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영삼 사장은 '김건희 라인'이라는 이유로 코바코 사장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코바코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사장 공모 당시 민영삼 사장 지원서에 공란이 수둑룩하다. 민영삼 사장은 ▲관련분야 논문발표 ▲연구 및 과제수행 주요업적 ▲관련분야 국가발전 기여 업적 ▲포상실적이 백지 상태인 지원서를 제출했다. 

민영삼 코바코 사장이 지난 5월 사장 공모 당시 낸 지원서 일부 (사진=연합뉴스, 이정헌 의원실)
민영삼 코바코 사장이 지난 5월 사장 공모 당시 낸 지원서 일부 (사진=연합뉴스, 이정헌 의원실)

민영삼 사장은 경력사항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특별보좌관 ▲국민캠프(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 국민통합 특보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특임교수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새천년민주당 당대표 언론특보 ▲서울시의원 등을 적었다. 이정헌 의원실은 "전문성 경력으로 '특임교수'를 적었으나 각각 1년씩만 지낼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영삼 사장 이외의 지원자는 ▲여성 최초로 핵심 부서 본부장에 임명된 이 모 전 코바코 광고영업본부장 ▲코바코 근무 경력이 있는 김 모 전 KNN 이사 등이다.  

이정헌 의원실은 "방송광고 시장이 축소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코바코는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E(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다"며 "이에 코바코는 사장 공모 당시 ‘리더십과 비전·경영 및 방송광고 관련 분야와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신 분’이라고 명시했지만, 경영 위기를 타개할 전문성보다 정치 이력을 앞세운 그의 인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5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코바코 사장 공모에 '김건희 라인'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당시 코바코 임원추천위원회는 민영삼 등 최종 후보 3인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한 상황이었다. 

최민희 위원장 발언을 종합하면, 당초 코바코 사장에는 국민의힘 전직 국회의원 A 씨가 유력했다. 이에 코바코 직원 B 씨는 A 씨에게 '사장으로 오냐'고 물었고, A 씨는 '나는 관심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B 씨가 '그럼 누가 오냐'고 묻자 A 씨는 '민 모 씨가 낙점된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B 씨가 다시 '대체 누가 그분을 미는 건가'라고 묻자 A 씨는 '김건희 라인이라서 (사장이)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최민희 의원실은 이 같은 내용을 제보받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과방위서 나온 코바코 사장 '김건희 라인' 낙점설)

지난 8월 1일 민영삼 코바코 사장 취임식 (사진=코바코)
지난 8월 1일 민영삼 코바코 사장 취임식 (사진=코바코)

코바코 사장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한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1일 민영삼 사장을 코바코 사장에 임명했다. 

이정헌 의원은 “민영삼 사장의 지원 서류엔 관련 분야 실적, 주요 업적, 국가 기여 업적 등 공공기관 사장이 갖춰야 할 그 어떤 자격 증빙 내용도 없었다”며 “취업 경쟁의 최전선에서 땀 흘리는 청년들이 봤다면 아주 분노할 지원서”라고 말했다.

이정헌 의원은 “코바코 출신인 경쟁자들을 제치고 이런 지원자가 버젓이 임명된 것은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윤 정부의 도를 넘어선 낙하산 인사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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