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CBS 논설실장이 자신의 취재를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상황을 전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신속심의 안건으로 상정하고 법정제재를 예고했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8일 회의를 열고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지난 4월 23일 방송분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해당 방송에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에 앞서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가진 내용을 전했다.

김 논설실장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주재한 게(만찬) 아니고, 모 비대위원이 갑자기 텔레그램 단톡방에서 밥 먹자 한 것”이라며 “한 전 비대위원장은 1시간 반 정도 밥만 드시고 가셨고, 나머지 분들은 2차 술도 한잔했다고 하는데 그 자리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굉장히 피곤해하고 말하는 걸 굉장히 귀찮아하는 표정이었다고 얘기를 하더라. 지금 한 전 비대위원장의 상태는 어떠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한 전 비대위원장하고 가까운 모 인사는 저에게 ‘윤 대통령보다 더 극대노 상태’라고까지 전해줬다”고 했다.
김 논설실장은 “심지어 단톡방에 ‘용산의 간신 3인방’ 이런 기사도 올리고, 윤 대통령 지지율 기사도 공유하고 유력인사들한테 조언을 구하는 문자도 보내고 제가 그 문자를 받은 분이 문자를 보여준 것까지 봤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보실은 같은 날 저녁 “김 논설위원이 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해 발언한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한 전 위원장이 참여하는 단톡방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또 같은 날 방송에서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의 가석방에 대해 “가석방 심사 결과 보류였다. 최 씨 측은 고령과 건강 악화를 이유로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내 단톡방에 현 대통령에 대한 분노 표시 및 지지율 그래프 등을 올렸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최 씨의 가석방이 보류된 주된 이유는 본인이 스스로 원치 않은 것이었음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방송은 이정옥·허연회·김우석 위원이 신속심의 안건으로 상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심의에서 문재완 위원은 “본인은 취재원이 확실하다고 말씀하는데, 방송에서 (취재원을)정확하게 밝히지 않는다”면서 “확인되기 상당히 어려운 내용을 공중파 방송에서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통해 알았다‘고 하면서 전파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위원은 “(CBS 측에서)이 방송 내용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해서도 확인을 안 해주는 것 같은데, 이런 식의 방송은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이정옥 위원은 “CBS 논설실장의 발언한 것은 팩트가 완전히 다른데 이 방송 이후 정정을 하지 않았다”며 “반론을 받던지, 수정을 해야 한다. 이 사안이 크든 작든 팩트가 아니고 그걸 논설실장이 발언한 것에 대해 의견진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도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반면 문제없음 의견을 낸 윤성옥 위원은 “이번 신속심의 안건 역시 윤 대통령에 대한 내용”이라며 “신속심의가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보도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의 문제점을 다시 짚는다”며 “민원인이 문제 삼고 있는 내용 모두 한 전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 장모가 확인을 해줘야 알 수 있는 사안이다. 사실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힘 발표만 믿고 제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해당 방송은 위원 3인이 의견진술 의견을 내면서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 풍자영상 제작자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비판적으로 논평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제작진 의견진술 끝에 행정지도 의견제시가 결정됐다. 진행자의 논평에 객관적으로 틀린 내용은 없으나 수사대상에 오른 22개 영상 모두에 ’가상‘이라는 제목이 달린 것처럼 청취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MBC 측 의견진술자는 “진행자는 영상을 제작한 사람과 유통한 사람을 분명하게 구분해서 이야기했다”며 “전체적인 발언의 요지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이 발언을 갖고 제재하거나 문제 삼는다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정옥 위원은 MBC가 ’풍자‘의 의미를 모르고 있다면서 혐오 표현이 풍자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 위원은 “풍자 뜻에 남의 결점을 빗대어 비웃고 폭로하고 공격하는 것이 있다”며 “얼굴이 까만 흑인이 있는데 ’너 얼굴이 까맣다‘고 뭐라고 하는 것은 풍자일 수 있고,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좀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얼굴이 완전히 하얀 사람 보고 ’너 연탄 같다‘고 하면 그것은 풍자가 아니라 사실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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