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 이병순 KBS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침프로그램 진행자를 교체했다는 의혹이 인사청문회장에서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사실이 아니라며 근거를 제시하라고 반발했다.
18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KBS 이병순 사장 아시지 않나. 2008년에 전화 몇 번 했나"라고 질문했다. 이 후보자는 "이병순 사장한테? 제가 왜 그분한테 전화를 하나"라고 답했다.

민 의원은 "제보를 받았는데 2008년 10월 (이 후보자가)이병순 사장에게 전화를 해 모 아침방송 진행자 교체를 요청했다"며 "그분이 MB를 비판했기 때문에 '진행자 바꿔라'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KBS가)이분을 이상한 수신료센터 영업직으로 보냈는데 기억 안 나나"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병순 사장을 얘기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민 의원은 "정확하게 해달라. 이거 지금 모른다고 하면,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채택해 사실로 밝혀지면 방통위원장 그만 두셔야 한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방통위원장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내가 왜 진행자 자리에서 쫓겨나야 하느냐고'하니까 '이러이러해서 그렇다'고 들은 당사자가 있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실이 아닌 걸 전제로 말하면 그렇고, (근거를)보여달라. 그건 이병순 사장이 증언하셔야 한다. 제보를 하면 다 사실인가"라며 "당사자니까 (증인으로서)더 적격이 아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시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실 '국정원 언론장악 문건' 논란에 대해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 후보자는 "제가 만약 이런 것에 관여했다면 그 엄혹한 적폐청산 수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나"라며 "단호하게 부인할 뿐 아니라 저희 홍보수석실 내에서 어떤 사람도 그런 증언(언론장악)을 한 사람이 없다. 그러니까 제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공개한 '이동관-국정원 문건 주요 리스트'는 ▲언론계 쇄신 진행동향 및 고려사항 ▲MBC 조기 정상화를 위한 추진 방안 ▲방송사 가을 프로개편 계기 편파방송 근절에 박차 ▲김제동 등 일부 연예인의 수면마취제 중독설 점검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구성 실태 및 고려사항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 ▲'공정방송' 정착 위한 방송계 자정노력 배가 ▲라디오 시사프로의 여론왜곡 형태 적극 개선 등이다.
문건에는 ▲MBC 관계자 문책 요구와 제작진 사법처리 ▲MBC 경영진 '물갈이' ▲좌파 연예인 프로포폴·마약류 유포 실태 파악 ▲좌편향 진행자 퇴출 및 고정출연자 교체 권고 ▲지방선거 전 공정보도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계도활동 강화 ▲KBS 좌편향·무능·무소신 인사대상자 색출 ▲MBC 경영진에 노조집행부 퇴출 독려 ▲방송사 경영진에 편파진행 문제점 주지 및 자율적 시정 촉구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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