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안형준 MBC 사장이 취임사에서 외부 압력에 굴하지 않는 보도를 통해 공영 미디어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안 사장은 콘텐츠 왕국의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안 사장은 17일 취임사를 발표했다. 안 사장은 “대한민국은 저널리즘의 위기를 맞고 있다. 공영 미디어의 독립성은 물론 존속 여부까지도 위협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주권자인 시민을 대변하는 공영 미디어로서 그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형준 MBC 사장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안형준 MBC 사장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안 사장은 ▲압력에 굴하지 않는 보도 ▲진실 보도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보도 ▲정직한 보도가 필요한 시대라며 “언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속에 MBC는 ‘신뢰의 이름’이 돼야 한다. 엄중한 시대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우리는 가슴 아팠던 민주주의 역사와 늘 함께였다”며 “그 역사 속에서 사옥이 불타고 돌을 맞기도 했고 광고가 끊기거나 거부당했던 일도 있었지만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하는 길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그것이 문화방송의 모습”이라며 “임기 동안 단단하고 당당하게 여러분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콘텐츠 왕국의 위상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안 사장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생존 경쟁은 치열하다”면서 “오히려 이 상황이 도전과 창의의 DNA를 장착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겐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피지컬100>, <나는 신이다> 같은 OTT 협업은 그중 하나의 길이고 여러분과 함께 ‘지속 가능한 콘텐츠 기업 MBC’를 만드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할 것”이라며 “콘텐츠 왕국 MBC의 과거와 현재를 ‘미래’로 바꾸어내는 일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콘텐츠, IP는 곧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사장은 “지역과 함께 고민할 것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고 공공성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 사장은 “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오해가 오해를 낳고, 계파가 파벌을 낳고, 조직의 건강성까지 해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박성제 전 사장은 퇴임사에서 “MBC 앞에 험난한 과제들, 넘어서야 할 위협들이 상존해 있지만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며 “두려워할 것은 오로지 국민의 시선뿐이다. 때로는 호랑이처럼 용감하게, 때로는 뱀처럼 지혜롭게 돌파해 나가길 바란다. 힘든 시간이 도래했을 때 우리에게 힘이 돼 줄 것은 시청률, 유튜브 조회수, 영업실적이 아닌 국민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MBC의 사장으로 보낸 3년이 아니라, MBC의 기자, MBC의 일원으로 보낸 30년의 기억을 더 행복하게 여길 것”이라며 “몸은 떠나도 어디서든 MBC를 응원하고 위기가 오면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는 사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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