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10·29 참사' 당일 오후 6시부터 10만여 명의 인파가 이태원 인근에 몰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참사 당일 오후 6시 34분경 112 최초 신고를 포함한 위험 감지 신고에 부실대응해 비판받고 있다.
8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10월 29일 이태원 인근 이동통신3사(SKT·KT·LGU+) 기지국 접속자 현황자료를 받아본 결과, 참사 당일 오후 6~7시 이태원동에는 총 10만 268개(SKT 4만8118개, KT 3만3215개, LGU+ 1만8935개)의 휴대전화가 접속돼 있었다.
참사가 발생한 밤 10시 무렵 12만 2204개(SKT 5만552개, KT 4만3572개, LGU+ 2만8125개)의 휴대전화가 접속돼 있었다.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서는 알뜰폰 가입자 수를 반영하면 참사 당시 인파는 13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경찰이 발표한 최초 112 신고 시점은 오후 6시 34분이다. 신고자는 "이태원 메인스트리트 들어가는 길이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 당할 것 같다"며 "인파가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초 신고를 포함해 총 11건의 위험 감지 신고가 있었다.
11건 신고 중 1건은 긴급 출동이 필요한 '코드0', 7건은 우선 출동하라는 '코드1'으로 분류됐다. 경찰은 11건의 신고 중 4건에 대해 현장출동을 했는데 이 중 3건은 '코드2'였고 1건이 '코드0'였다. 오후 9시 2분 출동 이후 경찰의 출동은 없었다. 4일 KBS 보도에 따르면 오후 6시 17분, 오후 6시 26분에 '압사'를 거론하는 신고가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참사와 관계없는 '노점 신고'로 분류해 발표에서 누락했다.
김영주 의원실은 경찰청에 ▲최근 5년간 핼러윈 데이 기간 교통통제 현황 ▲이번 참사와 관련해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앞 도로를 교통통제하지 않은 이유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최근 5년간 핼러윈 데이 기간 교통통제를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도로 통제는 차량 이용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게 되어 무대설치, 퍼레이드 등 도로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핼러윈 축제 전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됐으며 경찰은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참사 3일 전인 지난달 26일 경찰, 용산구 관계자, 상인단체 관계자 등이 모인 간담회에서 상인단체 측은 인파 쏠림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했다. 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쓰레기 배출 등의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용산경찰서 정보관이 만들어 보고한 내부 보고서에는 방역수칙 해제 후 첫 핼러윈 축제에 많은 인파가 예상돼 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10·29 참사' 약 보름 전인 이태원 '지구촌 축제' 행사에서 인원 밀집 지역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이태원역 일대 교통을 전면 통제했다. 이번 핼러윈 축제 때는 경찰인력 137명이 투입됐다. 이중 절반 이상이 사복 경찰이었고, 정복을 입은 경찰은 5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동대 지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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