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가 주간경향의 김어준 씨 보도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조정신청을 기각했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제21조 제2항은 '신청인의 주장이 이유 없음이 명백한 경우 조정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민주파출소는 지난 12일 주간브리핑에서 "김 씨가 민주당 공천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취지로 보도한 주간경향 <"김어준 생각이 민주당 교리"···정당 기능마저 넘긴 집권여당> 기사에 대해 언중위에 정정보도 및 반론보도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주간경향은 '김어준 팬덤 권력' 기획 시리즈인 해당 기사(8일자)에서 "이제 '김어준'은 민주당의 상수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민주당이 정당 고유 기능을 김어준에게 넘겨버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의 영향력은 단순한 담론 형성을 넘어 전당대회와 당내 경선 구도에까지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며 "(김 씨는) 비판이나 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언중위 조정신청은 여론의 반발만 샀다. 김준일 평론가는 "민주당이 주간경향 기사를 가지고 언중위에 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문제는 민주당"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평론가는 23일 한겨레 칼럼 <선출되지 않은 팬덤 권력 김어준>에서 "당심을 '딴지 게시판'에서 읽는다고 했다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당선 과정을 지켜본 정치인들은 앞으로도 김어준에게 달려갈 것이다. 리스크는 매우 크다. 음모론을 끊임없이 던지는 김어준은 민주당 정권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지원 한국일보 문화부장은 15일 칼럼 <김어준 권력과 민주 시민의 길>에서 "민주당은 언중위에 정정·반론보도를 신청했지만 내심 이 기사를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며 "223만 민주당 지지 성향 구독자를 거느린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특히 당내 선거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모두가 안다"고 지적했다.
강 문화부장은 "뉴스공장 단골 출연자인 정청래 대표가 대의원 득표 열세를 뒤집고 당대표가 된 게 우연이 아니며, 이재명 대통령보다 더 세게 검찰개혁·사법개혁을 밀어붙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김씨 같은 인플루언서는 필터링한 정보와 음모론으로 지지층의 확증편향을 강화시키고 적대적 진영을 지탱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영 주간경향 편집장은 17일 칼럼 <김어준 논란이 말해주는 것>을 통해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지난 호에 나간 '공장장 가라사대-팬덤 권력' 기사들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열등감 폭발한 기사', '기레기들의 김어준 죽이기' 같은 비난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편집장은 "주간경향 기자들의 얼굴 사진을 박제한 SNS 게시물도 보였다. 반박이나 비판은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상식과 절제를 갖춘 방식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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