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충청지역 인터넷신문 디트뉴스24가 수해복구 기간 중 동반 유럽 출장을 다녀온 국민의힘 충청권 시·도지사에 대한 비판 보도로 정부광고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디트뉴스24지부는 "언론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정치 공세로 몰아붙이며 정부광고 중단이라는 보복 조치를 저질렀다"며 재정 권한을 악용한 언론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2년 11월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세계대학경기대회·World University Games) 유치 성공 보고회에서 충청권 시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홍 대한체육회장,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연합뉴스)
2022년 11월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세계대학경기대회·World University Games) 유치 성공 보고회에서 충청권 시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홍 대한체육회장,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연합뉴스)

디트뉴스24는 7월 21일 기사 <수해복구 한창인데···충청권 시도지사, U대회기 인수차 유럽행>에서 충청권 시·도지사 4명의 유럽 출장을 보도했다. 당시 집중호우로 충남지역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디트뉴스24는 "나흘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충청권 일대가 사실상 '재난지역' 수준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현장 책임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 시기적·도의적 정당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 이튿날 대통령실은 "공직자와 지방자치단체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그 이후 후속 과정 절차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은 각각 SNS를 통해 문제제기를 '정치 공세'로 치부하고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출장을 강행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비판이 제기되자 SNS를 통해 "폭우 피해 직후 직접 현장을 찾아 점검했고 복구 절차와 피해 보상 계획도 수립했다"며 "악의적인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은 "수재민의 아픔과 농민 피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적 공세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끈했다. 

이들은 4개 지자체가 공동 주최하는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대회기 인수 차 유럽행 비행기에 올라 독일 라인-루르 대회 폐회식에 참석한 뒤 귀국했다. 디트뉴스24는 며칠 뒤 대전시·충남도·세종시로부터 정부광고 집행 중단 통보를 받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전신노협)는 8월 13일 성명을 내고 "2022년 민선 8기 출범 직후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지 대전시는 해당 언론사에 집행하던 광고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이들의 비뚤어진 언론관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MBC 질문에는 답을 안 하겠다. 답하면 왜곡할 건데 답하면 뭐하느냐"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전신노협은 "광역지자체 세 곳이 특정 언론사를 겨냥해 일제히 광고를 끊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며 "디트뉴스24를 겨냥한 광고 탄압은 특정 지역 언론의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모든 비판 언론을 향한 공격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신노협은 "이는 언론의 기본 사명인 권력 견제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자체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태"라며 "정부광고를 수단으로 언론을 길들이려는 지자체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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